대목 맞은 시골장…푸근한 인심 가득

입력 2022.09.08 (19:34) 수정 2022.09.0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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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골장이 오랜만에 추석 대목을 맞았습니다.

거리두기가 사라진 뒤 처음 맞는 명절, 푸근한 인심 가득한 대목장 풍경을 오정현 기자가 담았습니다.

[리포트]

씨알 굵은 생선에 무침 거리까지, 이미 장바구니 가득 채운 며느리가 또 지갑을 엽니다.

시댁과 친정을 한 동네 두다 보니 음식하는 손이 자연히 커졌습니다.

[안정순/장수군 장수읍 : "아직 더 사야 해요. 조기랑 오징어 사고. 친정 제사도 지내야 하고 시댁 차례도 지내야 하고 장을 좀 많이 봐야 해요. 명절 쇠면서 고생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 없는 거 같아요. 그냥 즐거운 마음으로 하니까."]

모처럼 맞은 대목, 상인은 반갑기만 합니다.

거리두기가 사라져 이번 명절 장사는 꽤 바쁘겠다는 통화에, 두 딸은 한달음에 달려와 소매를 걷어붙였습니다.

[조봉숙/전통시장 상인 : "얘는 수원에서 오고, 얘는 서울에서 엄마 아빠 도우려고 새벽에 차 타고 왔어요. (도와주려고요?) 엄마 도와주려고. 명절이라고."]

["(힘들지 않아요?) 괜찮아요."]

잔뜩 올라버린 물가 탓에 흥정은 예전 같지 않지만, 그래도 명절에 인색하게 굴 수는 없습니다.

["한 덩어리 더 드려."]

에누리 대신 내어준 덤이 한 주먹이나 됩니다.

[김정자/전통시장 상인 : "물가가 비싸서 손님들도 덜 와요. 반이나 줄었어. 하나라도 더 주려고 그래요. 또 오라고. 그놈의 정 때문에, 정이 뭐라고. 뭐 드릴까요?"]

여섯 살배기 도시 아이에겐 시골장이 놀이터입니다.

["잘 잡네! 왜 그리 잘 잡아?"]

지난 명절, 코로나19 탓에 허전히 보낸 게 못내 서운했는데, 이번 추석은 11명 온 가족이 할머니 집에 모입니다.

[김온유·김원자/장수군 장수읍 : "눈치 안 보고 편하게 올 수 있는 명절이 된 거 같아요."]

대목을 맞은 시골장.

사람 사는 푸근한 냄새가 가득 메웠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그래픽:최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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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목 맞은 시골장…푸근한 인심 가득
    • 입력 2022-09-08 19:34:07
    • 수정2022-09-08 20:29:13
    뉴스7(전주)
[앵커]

시골장이 오랜만에 추석 대목을 맞았습니다.

거리두기가 사라진 뒤 처음 맞는 명절, 푸근한 인심 가득한 대목장 풍경을 오정현 기자가 담았습니다.

[리포트]

씨알 굵은 생선에 무침 거리까지, 이미 장바구니 가득 채운 며느리가 또 지갑을 엽니다.

시댁과 친정을 한 동네 두다 보니 음식하는 손이 자연히 커졌습니다.

[안정순/장수군 장수읍 : "아직 더 사야 해요. 조기랑 오징어 사고. 친정 제사도 지내야 하고 시댁 차례도 지내야 하고 장을 좀 많이 봐야 해요. 명절 쇠면서 고생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 없는 거 같아요. 그냥 즐거운 마음으로 하니까."]

모처럼 맞은 대목, 상인은 반갑기만 합니다.

거리두기가 사라져 이번 명절 장사는 꽤 바쁘겠다는 통화에, 두 딸은 한달음에 달려와 소매를 걷어붙였습니다.

[조봉숙/전통시장 상인 : "얘는 수원에서 오고, 얘는 서울에서 엄마 아빠 도우려고 새벽에 차 타고 왔어요. (도와주려고요?) 엄마 도와주려고. 명절이라고."]

["(힘들지 않아요?) 괜찮아요."]

잔뜩 올라버린 물가 탓에 흥정은 예전 같지 않지만, 그래도 명절에 인색하게 굴 수는 없습니다.

["한 덩어리 더 드려."]

에누리 대신 내어준 덤이 한 주먹이나 됩니다.

[김정자/전통시장 상인 : "물가가 비싸서 손님들도 덜 와요. 반이나 줄었어. 하나라도 더 주려고 그래요. 또 오라고. 그놈의 정 때문에, 정이 뭐라고. 뭐 드릴까요?"]

여섯 살배기 도시 아이에겐 시골장이 놀이터입니다.

["잘 잡네! 왜 그리 잘 잡아?"]

지난 명절, 코로나19 탓에 허전히 보낸 게 못내 서운했는데, 이번 추석은 11명 온 가족이 할머니 집에 모입니다.

[김온유·김원자/장수군 장수읍 : "눈치 안 보고 편하게 올 수 있는 명절이 된 거 같아요."]

대목을 맞은 시골장.

사람 사는 푸근한 냄새가 가득 메웠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그래픽:최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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