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처 전 총리와 비교하지 말라(?)”
입력 2022.09.09 (09:00)
수정 2022.09.0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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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지난 6일 총리에 공식 취임한 리즈 트러스 신임 영국 총리는 마거릿 대처(1979~1990년 재임), 테리사 메이(2016~2019년 재임)에 이어 영국 역사상 세번째 여성 총리입니다.
'철의 여인'으로 불리던 대처 전 총리와 비교해 언론은 '제2의 철의 여인' 등의 수식어를 붙입니다.
트러스 총리는 대처 전 총리를 연상시키는 노선과 외향을 추구해왔습니다. 특히 지난해 11월 에스토니아에서 군용 헬멧과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탱크에 탑승하는 장면을 연출했는데(위 사진), 1986년 서독 방문 당시 탱크에 탔던 대처 전 총리를 오마주(homage·존경의 표시로 인용하는 것)한 것이란 의견도 있었지만, 외무장관이 왜 굳이 탱크에 올라야 하는가, '대처 따라하기'라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대처 전 총리가 트레이드 마크처럼 입던 긴 리본을 묶는 스타일의 블라우스를 입은 모습도 여러차례 포착됐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같은 트러스 장관의 패션이 “대처 코스프레(Thatcher cosplay)”로 불린다고도 전했습니다.
아래 사진 역시 '대처 코스프레'로 꼽힙니다. 왼쪽은 대처 전 총리가 1987년 소련 모스크바 북동쪽의 자고르스크를 방문했을 때이고, 오른쪽은 올해 2월 리즈 트러스 당시 외무장관이 우크라이나의 키이우를 방문한 모습인데, 의상이 흡사합니다.

그런데 영국 BBC에 따르면 정작 본인은 대처 전 총리와 비교되는 것에 대해서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고 합니다. (BBC 홈페이지: Liz Truss: A quick guide to the UK's new prime minister)
BBC는 리즈 트러스 총리가 마거릿 대처 전 총리와 비교되는 것에 "답답한"(frustrated) 심경을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BBC가 그녀에게 대처 전 총리를 모델로 삼느냐고 묻자 그녀는 "그렇지 않다. 나는 나일 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한가지 일화도 소개됐는데요. 트러스 총리는 "9살 당시 학교에서 모의 국회가 열려 내가 대처 의원 역할을 맡게 됐다" 그런데 "(투표에서) 대처 의원은 한표도 얻지 못했다.왜냐면 대처 역할을 한 나 조차도 대처에게 투표하지 않았으니까"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트러스 총리는 경선 기간 중 ‘대처리즘’으로 대표되는 정책을 표방하고 의상과 말투, 포즈까지 따라해 “철의 여인 스타일을 훔쳐 정치적 입지를 넓힌다"(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트러스 총리에게 비판적인 언론들은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대처 전 총리는 총리가 되기 전부터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어 입장을 쉽사리 바꾸지 않는 정치인이었던 반면 트러스 총리는 그렇지않다는 겁니다.
같은 옥스퍼드대 출신이지만, 대처 전 총리는 보수당 청년위원회의 옥스퍼드 대학 지부를 이끌었던 반면 트러스 총리는 대학 재학시절 중도좌파 성향인 자유민주당원으로서 영국의 군주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러스는 옥스퍼드를 졸업한 뒤 1996년 보수당에 입당했고, 지금은 물론 영국 왕실이 "필수적"이라고 말합니다.

이렇듯 트러스 총리는 좌파로 정치활동을 시작해 우파로 변신하는 등 계속 노선을 바꿔왔습니다. 그녀는 또 영국이 EU에 잔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브렉시트를 강력히 옹호하고 나선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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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처 전 총리와 비교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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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9-09 09:00:24
- 수정2022-09-09 10:06:36

현지시각 지난 6일 총리에 공식 취임한 리즈 트러스 신임 영국 총리는 마거릿 대처(1979~1990년 재임), 테리사 메이(2016~2019년 재임)에 이어 영국 역사상 세번째 여성 총리입니다.
'철의 여인'으로 불리던 대처 전 총리와 비교해 언론은 '제2의 철의 여인' 등의 수식어를 붙입니다.
트러스 총리는 대처 전 총리를 연상시키는 노선과 외향을 추구해왔습니다. 특히 지난해 11월 에스토니아에서 군용 헬멧과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탱크에 탑승하는 장면을 연출했는데(위 사진), 1986년 서독 방문 당시 탱크에 탔던 대처 전 총리를 오마주(homage·존경의 표시로 인용하는 것)한 것이란 의견도 있었지만, 외무장관이 왜 굳이 탱크에 올라야 하는가, '대처 따라하기'라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대처 전 총리가 트레이드 마크처럼 입던 긴 리본을 묶는 스타일의 블라우스를 입은 모습도 여러차례 포착됐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같은 트러스 장관의 패션이 “대처 코스프레(Thatcher cosplay)”로 불린다고도 전했습니다.
아래 사진 역시 '대처 코스프레'로 꼽힙니다. 왼쪽은 대처 전 총리가 1987년 소련 모스크바 북동쪽의 자고르스크를 방문했을 때이고, 오른쪽은 올해 2월 리즈 트러스 당시 외무장관이 우크라이나의 키이우를 방문한 모습인데, 의상이 흡사합니다.

그런데 영국 BBC에 따르면 정작 본인은 대처 전 총리와 비교되는 것에 대해서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고 합니다. (BBC 홈페이지: Liz Truss: A quick guide to the UK's new prime minister)
BBC는 리즈 트러스 총리가 마거릿 대처 전 총리와 비교되는 것에 "답답한"(frustrated) 심경을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BBC가 그녀에게 대처 전 총리를 모델로 삼느냐고 묻자 그녀는 "그렇지 않다. 나는 나일 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한가지 일화도 소개됐는데요. 트러스 총리는 "9살 당시 학교에서 모의 국회가 열려 내가 대처 의원 역할을 맡게 됐다" 그런데 "(투표에서) 대처 의원은 한표도 얻지 못했다.왜냐면 대처 역할을 한 나 조차도 대처에게 투표하지 않았으니까"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트러스 총리는 경선 기간 중 ‘대처리즘’으로 대표되는 정책을 표방하고 의상과 말투, 포즈까지 따라해 “철의 여인 스타일을 훔쳐 정치적 입지를 넓힌다"(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트러스 총리에게 비판적인 언론들은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대처 전 총리는 총리가 되기 전부터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어 입장을 쉽사리 바꾸지 않는 정치인이었던 반면 트러스 총리는 그렇지않다는 겁니다.
같은 옥스퍼드대 출신이지만, 대처 전 총리는 보수당 청년위원회의 옥스퍼드 대학 지부를 이끌었던 반면 트러스 총리는 대학 재학시절 중도좌파 성향인 자유민주당원으로서 영국의 군주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러스는 옥스퍼드를 졸업한 뒤 1996년 보수당에 입당했고, 지금은 물론 영국 왕실이 "필수적"이라고 말합니다.

이렇듯 트러스 총리는 좌파로 정치활동을 시작해 우파로 변신하는 등 계속 노선을 바꿔왔습니다. 그녀는 또 영국이 EU에 잔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브렉시트를 강력히 옹호하고 나선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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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진 기자 nodan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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