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시간이라 할증?…요금은 플랫폼 마음대로

입력 2022.09.11 (21:11) 수정 2022.09.1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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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런가 하면 배달이나 택시 호출 앱과 관련해서도 소비자 불만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요금이 오르는데다,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는 할증 요금까지 붙는데, 문제는 소비자들이 그 기준이 뭔지 알 길이 없다는 겁니다.

조정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조정민 씨는 최근 음식 배달을 크게 줄였습니다.

오를대로 오른 배달비 부담 때문입니다.

[조정민/서울시 미아동 : "(배달비가) 3~4천 원, 비쌀 때는 5천 원 이렇게 나가고, 그리고 최소 주문까지 맞추면 혼자 시켜먹는데도 2만 원…."]

더 이해가 안 가는 건 오락가락하는 가격입니다.

두 개의 휴대전화로 같은 앱에서 같은 음식점의 닭강정을 동시에 검색해봤는데, 배달비는 5백 원, 음식값은 3천 원 차이가 납니다.

배달 거리가 같아도 행정구역이 다르면 할증이 붙고, 주문이 몰려 할증을 붙인다던 시간대가 은근 슬쩍 바뀌기도 합니다.

[조정민/서울시 미아동 : "이 음식의 원래 가격에 내가 잘 주고 산 게 맞나? 이렇게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안 사 먹고 싶어져요. 뭔가 장난치는 것 같아서…."]

금요일 자정 무렵의 서울 강남.

택시는 기다려도 잡히지 않습니다.

[박민영/경기 광명시 : "길거리에서 택시 잡기 이제 힘든 것 같고, 어플 위주로 쓰고 있는데 어플로도 가끔 안 잡힐 때는 좀 많이 당황스러운…."]

일반 택시는 앱으로 호출해도 묵묵부답.

고급 택시를 이용하라는 알림만 뜹니다.

택시가 부족해 그렇다고 이해하기에는 이 택시비,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문소영/서울 서초구 : "이게 비싼 걸 잡으면 빨리 잡히긴 하는데 거의 세 배 가까이 차이가 나버리니까…"]

자정이 넘은 시각 서울 강남역에서 용산의 한 아파트까지 택시를 불러 봤습니다.

일반 택시는 천 원 정도 할증이 붙었는데, 고급택시는 만 사천 원 정도 요금이 더 올랐습니다.

할증 기준이 뭐냐는 질문에 택시, 배달 앱 플랫폼 업체들의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영업 비밀이라 공개를 못 한다는 겁니다.

[서용구/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 :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실 가장 수요가 많을 때 비싼 요금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는, 그런 당위론적으로도 볼 수 있지만, 사실은 전체적으로 보면 그 서비스에 대한 인플레이션 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어요."]

정부도 이 문제를 모르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지난해 공정위와 방통위가 나섰지만, 서로 규제안 만들겠다며 다투다 무산됐습니다.

이후 '규제 완화' 방침 속에 자율 규제로 방향을 바꿨는데 얼마나 실효성 있는 안이 마련될지는 미지수입니다.

KBS 뉴스 조정인입니다.

촬영기자:최경원 조원준/영상편집:박은주/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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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크시간이라 할증?…요금은 플랫폼 마음대로
    • 입력 2022-09-11 21:11:23
    • 수정2022-09-11 22: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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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런가 하면 배달이나 택시 호출 앱과 관련해서도 소비자 불만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요금이 오르는데다,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는 할증 요금까지 붙는데, 문제는 소비자들이 그 기준이 뭔지 알 길이 없다는 겁니다.

조정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조정민 씨는 최근 음식 배달을 크게 줄였습니다.

오를대로 오른 배달비 부담 때문입니다.

[조정민/서울시 미아동 : "(배달비가) 3~4천 원, 비쌀 때는 5천 원 이렇게 나가고, 그리고 최소 주문까지 맞추면 혼자 시켜먹는데도 2만 원…."]

더 이해가 안 가는 건 오락가락하는 가격입니다.

두 개의 휴대전화로 같은 앱에서 같은 음식점의 닭강정을 동시에 검색해봤는데, 배달비는 5백 원, 음식값은 3천 원 차이가 납니다.

배달 거리가 같아도 행정구역이 다르면 할증이 붙고, 주문이 몰려 할증을 붙인다던 시간대가 은근 슬쩍 바뀌기도 합니다.

[조정민/서울시 미아동 : "이 음식의 원래 가격에 내가 잘 주고 산 게 맞나? 이렇게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안 사 먹고 싶어져요. 뭔가 장난치는 것 같아서…."]

금요일 자정 무렵의 서울 강남.

택시는 기다려도 잡히지 않습니다.

[박민영/경기 광명시 : "길거리에서 택시 잡기 이제 힘든 것 같고, 어플 위주로 쓰고 있는데 어플로도 가끔 안 잡힐 때는 좀 많이 당황스러운…."]

일반 택시는 앱으로 호출해도 묵묵부답.

고급 택시를 이용하라는 알림만 뜹니다.

택시가 부족해 그렇다고 이해하기에는 이 택시비,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문소영/서울 서초구 : "이게 비싼 걸 잡으면 빨리 잡히긴 하는데 거의 세 배 가까이 차이가 나버리니까…"]

자정이 넘은 시각 서울 강남역에서 용산의 한 아파트까지 택시를 불러 봤습니다.

일반 택시는 천 원 정도 할증이 붙었는데, 고급택시는 만 사천 원 정도 요금이 더 올랐습니다.

할증 기준이 뭐냐는 질문에 택시, 배달 앱 플랫폼 업체들의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영업 비밀이라 공개를 못 한다는 겁니다.

[서용구/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 :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실 가장 수요가 많을 때 비싼 요금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는, 그런 당위론적으로도 볼 수 있지만, 사실은 전체적으로 보면 그 서비스에 대한 인플레이션 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어요."]

정부도 이 문제를 모르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지난해 공정위와 방통위가 나섰지만, 서로 규제안 만들겠다며 다투다 무산됐습니다.

이후 '규제 완화' 방침 속에 자율 규제로 방향을 바꿨는데 얼마나 실효성 있는 안이 마련될지는 미지수입니다.

KBS 뉴스 조정인입니다.

촬영기자:최경원 조원준/영상편집:박은주/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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