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곪은 재건축 부정선거 의혹, ‘DNA 수사’까지 동원

입력 2022.09.11 (21:27) 수정 2022.09.1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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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업 규모가 수조 원이 넘는 서울 송파구의 한 재건축 단지에서 조합 선거를 놓고 6년째 잡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의원 선거 당시 '투표 용지 바꿔치기' 의혹이 불거졌는데, 최근 추가 폭로가 나오면서 검찰이 DNA 수사까지 동원했습니다.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천 세대 가까운 규모의 한강 변 아파트.

서울의 대표적 재건축 추진 단지로 꼽히지만, 조합 설립 3년 만인 2016년, 부정 선거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재건축 조합 이사 11명과, 대의원 30명을 뽑기 위해 현장 투표와 우편 투표가 함께 치러졌는데, 우편 투표용지 일부를 누군가 '바꿔치기' 해서, 당시 조합장과 가까운 간부들이 당선되게 했다는 의혹입니다.

[이○○/재건축 조합 선거 관계자/음성변조 : "(조합장이) 그 조합을 갖다가 이끌어가려면, 일명 대의원들은 우리가 말하는 거수기 역할을 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아요."]

고소와 무혐의 처분 등 어지러운 상황이 이어지다, 최근 들어 선거 진행 업체 관계자로부터 추가 폭로가 나오면서, 경찰이, 당선된 조합장 등을 피의자로 송치했습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선거 조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투표 용지에서 채취한 유전자 정보와 일부 피의자 DNA까지 대조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당시 선거관리위원이 아니었던 사람이 투표용지를 건드렸던 흔적을 확인했습니다.

당사자 측에선 "용지를 우연히 건드렸을 순 있어도, 부정 선거를 위해 바꿔치기 한 일은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재건축 조합 관계자/음성변조 : "몇 개 안 돼요. 그런 거는 이제 우리가 만졌다고 치지만, 투표용지를 바꿔치기했다? 그건 저희가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이 재건축 단지의 사업비는 최소 5조 원대로 예상됩니다.

[김예림/변호사 : "재건축 사업의 경우에 사업비만 몇 조에 육박하고, 조합장의 권한도 작지 않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갈등이나 잡음들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2016년 당시 선출됐던 조합장은 최근까지 4연임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그사이에도 논란과 수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김경민/영상편집:이상철/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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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년 곪은 재건축 부정선거 의혹, ‘DNA 수사’까지 동원
    • 입력 2022-09-11 21:27:27
    • 수정2022-09-11 2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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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업 규모가 수조 원이 넘는 서울 송파구의 한 재건축 단지에서 조합 선거를 놓고 6년째 잡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의원 선거 당시 '투표 용지 바꿔치기' 의혹이 불거졌는데, 최근 추가 폭로가 나오면서 검찰이 DNA 수사까지 동원했습니다.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천 세대 가까운 규모의 한강 변 아파트.

서울의 대표적 재건축 추진 단지로 꼽히지만, 조합 설립 3년 만인 2016년, 부정 선거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재건축 조합 이사 11명과, 대의원 30명을 뽑기 위해 현장 투표와 우편 투표가 함께 치러졌는데, 우편 투표용지 일부를 누군가 '바꿔치기' 해서, 당시 조합장과 가까운 간부들이 당선되게 했다는 의혹입니다.

[이○○/재건축 조합 선거 관계자/음성변조 : "(조합장이) 그 조합을 갖다가 이끌어가려면, 일명 대의원들은 우리가 말하는 거수기 역할을 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아요."]

고소와 무혐의 처분 등 어지러운 상황이 이어지다, 최근 들어 선거 진행 업체 관계자로부터 추가 폭로가 나오면서, 경찰이, 당선된 조합장 등을 피의자로 송치했습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선거 조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투표 용지에서 채취한 유전자 정보와 일부 피의자 DNA까지 대조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당시 선거관리위원이 아니었던 사람이 투표용지를 건드렸던 흔적을 확인했습니다.

당사자 측에선 "용지를 우연히 건드렸을 순 있어도, 부정 선거를 위해 바꿔치기 한 일은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재건축 조합 관계자/음성변조 : "몇 개 안 돼요. 그런 거는 이제 우리가 만졌다고 치지만, 투표용지를 바꿔치기했다? 그건 저희가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이 재건축 단지의 사업비는 최소 5조 원대로 예상됩니다.

[김예림/변호사 : "재건축 사업의 경우에 사업비만 몇 조에 육박하고, 조합장의 권한도 작지 않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갈등이나 잡음들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2016년 당시 선출됐던 조합장은 최근까지 4연임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그사이에도 논란과 수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김경민/영상편집:이상철/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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