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침도 지원도 없는 ‘코로나 방역택시’…“부르는게 값”

입력 2022.09.12 (07:18) 수정 2022.09.12 (07:2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자기 차량이 없는 코로나19 확진자들은 부득이하게 원거리 외출을 하려면 '방역택시'란 걸 이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비용이, 일반 택시에 비해 너무 비싸서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입니다.

방역당국에서는 분명 이 택시를 이용하라고 안내하는데 가격은 왜 통제가 안 되는 걸까요?

김민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코로나19에 걸린 김도윤 씨는 격리 중 증세가 나빠져 병원엘 가야 했습니다.

도보로 20여 분 거리.

평소 같으면 걸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아픈 몸으로는 엄두가 나질 않았습니다.

집에 차도 없고 일반 대중교통도 탈 수 없으니 방법은 하나뿐이었습니다.

[김도윤 : "자차를 보유하지 않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보건소에서) 일반택시는 안되고 '방역택시'라는 게 있다…."]

하지만 가격을 알아보고는 탑승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김도윤 : "(방역택시가) 편도로 7만 원, 왕복 10만 원을 부르더라고요. 힘들긴 하겠지만 도보로 이동하자라고…."]

다른 방역택시들도 이런 식으로 요금을 받는지, 보건소에서 안내해주는 번호로 차를 호출해 봤습니다.

["안녕하세요!"]

방역용 가림막이 설치돼 있고, 허가받은 정식 택시는 맞는데….

문제는, 미터기를 돌리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택시 승차장에 내렸습니다.

서울 광화문부터 청량리까지 타고 왔는데 이렇게 6만 원을 지불했습니다.

일반 택시로는 만 4천 원이면 가는 거리인데, 네 배 넘는 요금을 받은 겁니다.

기사는 일종의 '위험 수당'이라고 말합니다.

[방역택시 기사/음성변조 : "다른 영업을 못 하고 오니까 그것까지 감안하고 위험수당 감안하고 이것저것 감안해서…."]

서울시의 경우 이 방역택시 제도를 지난 5월에 이미 폐지했습니다.

확진자들의 수요는 있는데 공식적으로는 폐지해 버렸으니, 방역택시는 결국 '사설'의 영역에서, 아무런 제도적 관리를 받지 않고 있는 겁니다.

[○○구청 보건소/음성변조 : "사설이라서 전화해서 아마 예약하고, 좀 비쌀 수 있어요."]

"질병관리청에서는 방역택시를 타라고 안내하면서도 정책적으로는 아무 지침도, 예산도 내려보내지 않는다"는 게 지자체의 불만입니다.

결과적으로 중앙정부도, 지자체도, 누구도 관리를 안 하면서 무작정 이용만 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도윤 : "폐지된 지는 오래고 이걸 정확히 안내해 줄 사람은 없고, 이용할 거면 이용하고 말 거면 마라는 식으로 나온다는 게 굉장히 혼란스러웠고…."]

질병청은 지금도 보도자료를 통해 확진자 이동수단으로 '방역택시'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혁입니다.

촬영기자:조원준/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서수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침도 지원도 없는 ‘코로나 방역택시’…“부르는게 값”
    • 입력 2022-09-12 07:18:01
    • 수정2022-09-12 07:28:43
    뉴스광장
[앵커]

자기 차량이 없는 코로나19 확진자들은 부득이하게 원거리 외출을 하려면 '방역택시'란 걸 이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비용이, 일반 택시에 비해 너무 비싸서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입니다.

방역당국에서는 분명 이 택시를 이용하라고 안내하는데 가격은 왜 통제가 안 되는 걸까요?

김민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코로나19에 걸린 김도윤 씨는 격리 중 증세가 나빠져 병원엘 가야 했습니다.

도보로 20여 분 거리.

평소 같으면 걸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아픈 몸으로는 엄두가 나질 않았습니다.

집에 차도 없고 일반 대중교통도 탈 수 없으니 방법은 하나뿐이었습니다.

[김도윤 : "자차를 보유하지 않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보건소에서) 일반택시는 안되고 '방역택시'라는 게 있다…."]

하지만 가격을 알아보고는 탑승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김도윤 : "(방역택시가) 편도로 7만 원, 왕복 10만 원을 부르더라고요. 힘들긴 하겠지만 도보로 이동하자라고…."]

다른 방역택시들도 이런 식으로 요금을 받는지, 보건소에서 안내해주는 번호로 차를 호출해 봤습니다.

["안녕하세요!"]

방역용 가림막이 설치돼 있고, 허가받은 정식 택시는 맞는데….

문제는, 미터기를 돌리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택시 승차장에 내렸습니다.

서울 광화문부터 청량리까지 타고 왔는데 이렇게 6만 원을 지불했습니다.

일반 택시로는 만 4천 원이면 가는 거리인데, 네 배 넘는 요금을 받은 겁니다.

기사는 일종의 '위험 수당'이라고 말합니다.

[방역택시 기사/음성변조 : "다른 영업을 못 하고 오니까 그것까지 감안하고 위험수당 감안하고 이것저것 감안해서…."]

서울시의 경우 이 방역택시 제도를 지난 5월에 이미 폐지했습니다.

확진자들의 수요는 있는데 공식적으로는 폐지해 버렸으니, 방역택시는 결국 '사설'의 영역에서, 아무런 제도적 관리를 받지 않고 있는 겁니다.

[○○구청 보건소/음성변조 : "사설이라서 전화해서 아마 예약하고, 좀 비쌀 수 있어요."]

"질병관리청에서는 방역택시를 타라고 안내하면서도 정책적으로는 아무 지침도, 예산도 내려보내지 않는다"는 게 지자체의 불만입니다.

결과적으로 중앙정부도, 지자체도, 누구도 관리를 안 하면서 무작정 이용만 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도윤 : "폐지된 지는 오래고 이걸 정확히 안내해 줄 사람은 없고, 이용할 거면 이용하고 말 거면 마라는 식으로 나온다는 게 굉장히 혼란스러웠고…."]

질병청은 지금도 보도자료를 통해 확진자 이동수단으로 '방역택시'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혁입니다.

촬영기자:조원준/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서수민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