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아도 알아요’…전화기만 두드려도 112 신고 접수

입력 2022.09.13 (21:47) 수정 2022.09.13 (22:3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범죄 위험에 처했을 때 112에 신고를 한다 해도 가해자가 옆에 있다면 제대로 말하기가 쉽지 않겠죠.

경찰이 이런 경우를 대비해 '말 없는 신고'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신고하면 되는지 이예린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112로 걸려온 전화, 대뜸 짜장면을 주문합니다.

[신고자 A/음성변조 : "여기 모텔인데요. 짜장면... (짜장면이요? 지금 어디로 전화하신 거예요. 경찰이에요.) 모텔이요. 여기 502호에요."]

직감적으로 위기 상황임을 감지한 경찰은 차분하게 통화를 이어갑니다.

[신고자 A/음성변조 : "(남자친구한테 맞았어요?) 네. (짜장면집이라고 말하면서 저한테 말하시면 돼요. 모텔 이름이 뭐라고요?)"]

위치를 파악하고, 곧바로 출동한 경찰...

그렇게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 112로 걸려온 또 다른 전화.

[신고자 B/음성변조 : "어디야? 119 안전센터 건너에서 아직 택시 잡고 있어. (옆에 남자가 해코지합니까 지금?) 응. 아직 흰색 구두 신고 있어서..."]

길에서 성폭력을 당한 여성이 친구와 통화하는 척, 경찰에 'S.O.S' 신호를 보낸 겁니다.

이처럼 피해자와 가해자가 함께 있는 경우, 피해자의 '기지'와 신고 접수자의 '눈치'가 발휘돼야 출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상황을 말로 설명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인데, 경찰이 그런 경우에 대비해, '말 없이도'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경찰입니다. 말하기 곤란한 상황인 경우 경찰관의 안내에 따라 숫자 버튼을 똑똑 눌러주세요."]

신고자가 전화기 숫자 버튼만 두 번 '똑똑' 누르면, 경찰이 위기 상황으로 인지하는 방식입니다.

비밀 채팅, 스마트폰 원격 제어도 가능합니다.

경찰이 보낸 문자 링크를 누르면, 신고자 휴대전화 카메라에 찍힌 현장 상황이 실시간 전송됩니다.

동시에 위치 정보도 전달돼 인근 경찰이 즉시 출동합니다.

[한승일/경찰청 112상황기획계장 : "가해자가 근거리에 있는 경우에 신고를 하기 어렵거든요. 그런 경우에도 용기를 내서 신고를 하게 되면 저희 경찰관이 어떻게든 위치를 파악해서 도움을 드리겠다."]

경찰은 '말 없이' 신고하는 이 시스템을 전국 112 상황실에 구축하기로 하고 신고 접수 요원들을 상대로 매뉴얼 교육에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촬영기자:김경민/자료제공:경찰청/그래픽:고석훈 이경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전화기만 두드려도 112 신고 접수
    • 입력 2022-09-13 21:47:28
    • 수정2022-09-13 22:36:08
    뉴스 9
[앵커]

범죄 위험에 처했을 때 112에 신고를 한다 해도 가해자가 옆에 있다면 제대로 말하기가 쉽지 않겠죠.

경찰이 이런 경우를 대비해 '말 없는 신고'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신고하면 되는지 이예린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112로 걸려온 전화, 대뜸 짜장면을 주문합니다.

[신고자 A/음성변조 : "여기 모텔인데요. 짜장면... (짜장면이요? 지금 어디로 전화하신 거예요. 경찰이에요.) 모텔이요. 여기 502호에요."]

직감적으로 위기 상황임을 감지한 경찰은 차분하게 통화를 이어갑니다.

[신고자 A/음성변조 : "(남자친구한테 맞았어요?) 네. (짜장면집이라고 말하면서 저한테 말하시면 돼요. 모텔 이름이 뭐라고요?)"]

위치를 파악하고, 곧바로 출동한 경찰...

그렇게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 112로 걸려온 또 다른 전화.

[신고자 B/음성변조 : "어디야? 119 안전센터 건너에서 아직 택시 잡고 있어. (옆에 남자가 해코지합니까 지금?) 응. 아직 흰색 구두 신고 있어서..."]

길에서 성폭력을 당한 여성이 친구와 통화하는 척, 경찰에 'S.O.S' 신호를 보낸 겁니다.

이처럼 피해자와 가해자가 함께 있는 경우, 피해자의 '기지'와 신고 접수자의 '눈치'가 발휘돼야 출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상황을 말로 설명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인데, 경찰이 그런 경우에 대비해, '말 없이도'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경찰입니다. 말하기 곤란한 상황인 경우 경찰관의 안내에 따라 숫자 버튼을 똑똑 눌러주세요."]

신고자가 전화기 숫자 버튼만 두 번 '똑똑' 누르면, 경찰이 위기 상황으로 인지하는 방식입니다.

비밀 채팅, 스마트폰 원격 제어도 가능합니다.

경찰이 보낸 문자 링크를 누르면, 신고자 휴대전화 카메라에 찍힌 현장 상황이 실시간 전송됩니다.

동시에 위치 정보도 전달돼 인근 경찰이 즉시 출동합니다.

[한승일/경찰청 112상황기획계장 : "가해자가 근거리에 있는 경우에 신고를 하기 어렵거든요. 그런 경우에도 용기를 내서 신고를 하게 되면 저희 경찰관이 어떻게든 위치를 파악해서 도움을 드리겠다."]

경찰은 '말 없이' 신고하는 이 시스템을 전국 112 상황실에 구축하기로 하고 신고 접수 요원들을 상대로 매뉴얼 교육에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촬영기자:김경민/자료제공:경찰청/그래픽:고석훈 이경민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