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 판 내 명의, 범죄 조직에 팔려가

입력 2022.09.14 (22:01) 수정 2022.09.14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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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인이나 지적 장애인에게 돈을 주고, 명의를 도용해 이른바 '대포 유심칩' 7천 개 남짓을 만든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렇게 개통한 번호는 전화금융사기 등 범죄 조직에 넘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아르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전 중구의 한 휴대전화 대리점.

유심칩 묶음 수십 개와 불법으로 개통한 휴대전화가 줄지어 놓여 있고, 컴퓨터 파일에서는 명의 도용에 쓴 개인 정보가 끝없이 나옵니다.

인터넷 등에 광고해 한 건에 6만 원 정도를 주고 명의를 사들였는데, 한 대리점에서 개인 명의를 도용해 발급한 휴대전화 유심칩만 7천7백여 개에 이릅니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이들에게 돈을 받고 명의를 넘긴 사람 절반 넘게는 고령층으로 지적 장애인도 있었습니다.

[명의 제공자/음성변조 : "이거 해서 나중에 문제 생기는 거 아니냐 하니까 아무런 문제도 없고, 아무 일도 없으니까 나보고 신경 쓸 거 없고, 아무 문제 없대요."]

일당은 한 사람 명의로 많게는 100개 남짓 유심칩을 만들어 해외의 전화금융사기 조직이나 인터넷 투자 홍보 단체에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팔려나간 유심칩 가운데 실제 범죄로 이어진 것만 850건, 경찰이 확인한 피해 금액만 420억 원에 이릅니다.

특히 미리 요금을 내고 쓰는 선불폰의 경우 비대면으로 쉽게 개통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한 사람 명의로 여러 개의 번호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복상/부산 사상경찰서 수사과장 : "선불폰이나 유심칩을 타인에게 양도하면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으로 처벌될 우려가 있습니다. 1인당 개통 횟수를 제한하면 어느 정도 범행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경찰은 명의를 빌려준 61명을 검찰에 불구속 입건하고, 휴대전화 대리점 업주 등 조직원 7명을 사기방조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경찰은 선불 휴대전화의 개통 절차를 강화하고, 다회선 개통을 제한해줄 것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요청했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영상편집: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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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받고 판 내 명의, 범죄 조직에 팔려가
    • 입력 2022-09-14 22:01:12
    • 수정2022-09-14 22:07:56
    뉴스9(부산)
[앵커]

노인이나 지적 장애인에게 돈을 주고, 명의를 도용해 이른바 '대포 유심칩' 7천 개 남짓을 만든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렇게 개통한 번호는 전화금융사기 등 범죄 조직에 넘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아르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전 중구의 한 휴대전화 대리점.

유심칩 묶음 수십 개와 불법으로 개통한 휴대전화가 줄지어 놓여 있고, 컴퓨터 파일에서는 명의 도용에 쓴 개인 정보가 끝없이 나옵니다.

인터넷 등에 광고해 한 건에 6만 원 정도를 주고 명의를 사들였는데, 한 대리점에서 개인 명의를 도용해 발급한 휴대전화 유심칩만 7천7백여 개에 이릅니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이들에게 돈을 받고 명의를 넘긴 사람 절반 넘게는 고령층으로 지적 장애인도 있었습니다.

[명의 제공자/음성변조 : "이거 해서 나중에 문제 생기는 거 아니냐 하니까 아무런 문제도 없고, 아무 일도 없으니까 나보고 신경 쓸 거 없고, 아무 문제 없대요."]

일당은 한 사람 명의로 많게는 100개 남짓 유심칩을 만들어 해외의 전화금융사기 조직이나 인터넷 투자 홍보 단체에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팔려나간 유심칩 가운데 실제 범죄로 이어진 것만 850건, 경찰이 확인한 피해 금액만 420억 원에 이릅니다.

특히 미리 요금을 내고 쓰는 선불폰의 경우 비대면으로 쉽게 개통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한 사람 명의로 여러 개의 번호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복상/부산 사상경찰서 수사과장 : "선불폰이나 유심칩을 타인에게 양도하면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으로 처벌될 우려가 있습니다. 1인당 개통 횟수를 제한하면 어느 정도 범행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경찰은 명의를 빌려준 61명을 검찰에 불구속 입건하고, 휴대전화 대리점 업주 등 조직원 7명을 사기방조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경찰은 선불 휴대전화의 개통 절차를 강화하고, 다회선 개통을 제한해줄 것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요청했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영상편집: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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