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으로 고객 정보 유출…복구비는 고객 몫?

입력 2022.09.15 (06:37) 수정 2022.09.15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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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이버 공격, 이른바 해킹사건이 인터넷이나 모바일 플랫폼 업체를 대상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보안이나 대응이 허술해 해킹 피해를 키우고 있는 것도 문제인데, 여기에 더해 해킹을 당한 업체 상당수가 복구하는데 드는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세한 내용, 김민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차량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온라인 사이트.

지난 3월 해커의 공격을 받아 회원들의 이름과 이메일, 연락처 등 개인 정보가 유출됐습니다.

하지만 해당 업체는 일주일이 지나서야 회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 사이, 일부 회원은 해킹된 곳과 같은 계정을 쓰는 다른 사이트에서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접속했다는 알림을 받기도 했습니다.

[차○○/개인정보 유출 피해 회원 : "○○나라에서 제가 연락을 받기 하루 전에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에서 '타인이 로그인 했을 수 있다'라는 메일을 받았어요.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고가 제품을 판매하는 이 온라인 쇼핑몰도 올해 두 차례 해킹됐습니다.

업체가 관리자 계정을 방치했고 결국 해커가 이 계정을 도용해 개인정보 시스템에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게다가 회원 정보도 암호화되지 않으면서 160만 건이 넘는 실명과 주소, 휴대전화 번호가 유출됐습니다.

[해당 쇼핑몰 운영 관계자 : "짧은 시간에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보안에 대한 대응이 다소 늦었습니다. 현재는 재발 방지와 업계 표준에 맞는 보안 체계 구축을 위해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해킹 신고는 지난해 640건, 올해는 상반기에만 벌써 473곳이 해킹돼 개인정보 등이 유출됐습니다.

이용자 피해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한 IT기업의 보안연구소가 지난 1년 동안 해킹된 경험이 있는 국내 30곳의 기업을 포함해 전 세계 550개 사업체를 조사한 결과, 응답 업체의 60%가 데이터 복구 등에 들어간 비용으로 인해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허술한 관리 속에 이뤄진 해킹 공격에 대한 복구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강정/IBM 보안기술사업부 상무 : "단기적인 임팩트(해킹 충격)들이 해결되고 나서도 (업체는) 결국 장기적인 해결 비용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거죠. 수요자 같은 경우 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었던 거고."]

현재 고객 정보 관리에 소홀해 해킹 피해를 키웠다고 판단될 경우 관련 매출액의 3%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업체 측에 정보 관리의 책임을 더 높여야 한다는 여론 속에 상한액을 높인 개정안이 제출됐지만 1년 넘게 국회에 묶여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아입니다.

촬영기자:이경구 김상민/영상편집:최찬종 강정희/그래픽:김석훈 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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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킹으로 고객 정보 유출…복구비는 고객 몫?
    • 입력 2022-09-15 06:37:45
    • 수정2022-09-15 06:49:47
    뉴스광장 1부
[앵커]

사이버 공격, 이른바 해킹사건이 인터넷이나 모바일 플랫폼 업체를 대상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보안이나 대응이 허술해 해킹 피해를 키우고 있는 것도 문제인데, 여기에 더해 해킹을 당한 업체 상당수가 복구하는데 드는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세한 내용, 김민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차량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온라인 사이트.

지난 3월 해커의 공격을 받아 회원들의 이름과 이메일, 연락처 등 개인 정보가 유출됐습니다.

하지만 해당 업체는 일주일이 지나서야 회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 사이, 일부 회원은 해킹된 곳과 같은 계정을 쓰는 다른 사이트에서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접속했다는 알림을 받기도 했습니다.

[차○○/개인정보 유출 피해 회원 : "○○나라에서 제가 연락을 받기 하루 전에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에서 '타인이 로그인 했을 수 있다'라는 메일을 받았어요.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고가 제품을 판매하는 이 온라인 쇼핑몰도 올해 두 차례 해킹됐습니다.

업체가 관리자 계정을 방치했고 결국 해커가 이 계정을 도용해 개인정보 시스템에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게다가 회원 정보도 암호화되지 않으면서 160만 건이 넘는 실명과 주소, 휴대전화 번호가 유출됐습니다.

[해당 쇼핑몰 운영 관계자 : "짧은 시간에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보안에 대한 대응이 다소 늦었습니다. 현재는 재발 방지와 업계 표준에 맞는 보안 체계 구축을 위해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해킹 신고는 지난해 640건, 올해는 상반기에만 벌써 473곳이 해킹돼 개인정보 등이 유출됐습니다.

이용자 피해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한 IT기업의 보안연구소가 지난 1년 동안 해킹된 경험이 있는 국내 30곳의 기업을 포함해 전 세계 550개 사업체를 조사한 결과, 응답 업체의 60%가 데이터 복구 등에 들어간 비용으로 인해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허술한 관리 속에 이뤄진 해킹 공격에 대한 복구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강정/IBM 보안기술사업부 상무 : "단기적인 임팩트(해킹 충격)들이 해결되고 나서도 (업체는) 결국 장기적인 해결 비용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거죠. 수요자 같은 경우 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었던 거고."]

현재 고객 정보 관리에 소홀해 해킹 피해를 키웠다고 판단될 경우 관련 매출액의 3%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업체 측에 정보 관리의 책임을 더 높여야 한다는 여론 속에 상한액을 높인 개정안이 제출됐지만 1년 넘게 국회에 묶여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아입니다.

촬영기자:이경구 김상민/영상편집:최찬종 강정희/그래픽:김석훈 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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