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참았는데 또?”…석산 개발 연장 두고 ‘갈등’
입력 2022.09.15 (19:27)
수정 2022.09.1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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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30년 동안 돌을 캔 석산이 있습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채굴이 끝나야 하는데, 개발업체가 기간을 늘리려고 해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오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마치 황사가 덮친 듯, 비닐하우스에 뿌연 먼지가 쌓였습니다.
산 속으로 들어가 나뭇잎을 손으로 문대니 까만 가루가 묻어납니다.
["이게 벗겨져."]
주민들은 마을 뒤편, 3백m가량 떨어진 석산에서 날아온 돌가루라고 말합니다.
1993년 처음 채취 허가가 난 뒤부터 주민들은 폭발음과 진동, 날림먼지에 시달렸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곧 끝날 줄 알았던 석산 개발을 앞으로 계속 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면서 긴 세월 쌓인 갈등이 다시 터져 나왔습니다.
몇 차례 개발업체가 바뀌고, 신규 또는 연장 허가가 반복되면서 무려 30년 동안 돌을 캐온 석산입니다.
승인된 사업 기간은 올해 말까지인데, 최근 석산 개발업체가 이 기간을 또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허가받은 채취량 가운데 절반밖에 캐지 못했다는 게 이유인데, 일단 5년 더 연장하겠다는 게 석산 업체 계획입니다.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오다선/석산 주변 마을 주민 : "내가 반평생을 석산을 옆에 끼고 살았는데…. 결사 반대해야죠. 죽기 살기로 반대해야죠. 마을이 없어지게 생겼다니까요."]
석산에서 5백m 떨어진 장애인 거주시설도 반대에 나섰습니다.
굉음과 진동 탓에 80명에 달하는 중증장애인이 고통받는다는 호소입니다.
[최준식/장애인 거주시설 원장 : "특히 진동 때문에 뇌전증(발작) 증상이 많이들 나오고 있어요. 옆에서 볼 때마다 참 안타깝고."]
허가권을 쥔 완주군은 관련 법령을 검토하고 민원을 종합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완주군 관계자/음성변조 : "(연장 허가) 검토 기준은 산지관리법에 나와 있어요. 그 내용만 보면 되게 되어있는데, 민원은 이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겠죠."]
석산 개발업체는 연장 허가가 나면 채취와 복구까지 최대한 빠르게 마치겠다며 주민 설득에 나섰지만, 주민들은 30년 동안 이어진 고통을 더는 참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지난 30년 동안 돌을 캔 석산이 있습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채굴이 끝나야 하는데, 개발업체가 기간을 늘리려고 해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오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마치 황사가 덮친 듯, 비닐하우스에 뿌연 먼지가 쌓였습니다.
산 속으로 들어가 나뭇잎을 손으로 문대니 까만 가루가 묻어납니다.
["이게 벗겨져."]
주민들은 마을 뒤편, 3백m가량 떨어진 석산에서 날아온 돌가루라고 말합니다.
1993년 처음 채취 허가가 난 뒤부터 주민들은 폭발음과 진동, 날림먼지에 시달렸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곧 끝날 줄 알았던 석산 개발을 앞으로 계속 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면서 긴 세월 쌓인 갈등이 다시 터져 나왔습니다.
몇 차례 개발업체가 바뀌고, 신규 또는 연장 허가가 반복되면서 무려 30년 동안 돌을 캐온 석산입니다.
승인된 사업 기간은 올해 말까지인데, 최근 석산 개발업체가 이 기간을 또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허가받은 채취량 가운데 절반밖에 캐지 못했다는 게 이유인데, 일단 5년 더 연장하겠다는 게 석산 업체 계획입니다.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오다선/석산 주변 마을 주민 : "내가 반평생을 석산을 옆에 끼고 살았는데…. 결사 반대해야죠. 죽기 살기로 반대해야죠. 마을이 없어지게 생겼다니까요."]
석산에서 5백m 떨어진 장애인 거주시설도 반대에 나섰습니다.
굉음과 진동 탓에 80명에 달하는 중증장애인이 고통받는다는 호소입니다.
[최준식/장애인 거주시설 원장 : "특히 진동 때문에 뇌전증(발작) 증상이 많이들 나오고 있어요. 옆에서 볼 때마다 참 안타깝고."]
허가권을 쥔 완주군은 관련 법령을 검토하고 민원을 종합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완주군 관계자/음성변조 : "(연장 허가) 검토 기준은 산지관리법에 나와 있어요. 그 내용만 보면 되게 되어있는데, 민원은 이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겠죠."]
석산 개발업체는 연장 허가가 나면 채취와 복구까지 최대한 빠르게 마치겠다며 주민 설득에 나섰지만, 주민들은 30년 동안 이어진 고통을 더는 참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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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년 동안 돌을 캔 석산이 있습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채굴이 끝나야 하는데, 개발업체가 기간을 늘리려고 해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오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마치 황사가 덮친 듯, 비닐하우스에 뿌연 먼지가 쌓였습니다.
산 속으로 들어가 나뭇잎을 손으로 문대니 까만 가루가 묻어납니다.
["이게 벗겨져."]
주민들은 마을 뒤편, 3백m가량 떨어진 석산에서 날아온 돌가루라고 말합니다.
1993년 처음 채취 허가가 난 뒤부터 주민들은 폭발음과 진동, 날림먼지에 시달렸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곧 끝날 줄 알았던 석산 개발을 앞으로 계속 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면서 긴 세월 쌓인 갈등이 다시 터져 나왔습니다.
몇 차례 개발업체가 바뀌고, 신규 또는 연장 허가가 반복되면서 무려 30년 동안 돌을 캐온 석산입니다.
승인된 사업 기간은 올해 말까지인데, 최근 석산 개발업체가 이 기간을 또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허가받은 채취량 가운데 절반밖에 캐지 못했다는 게 이유인데, 일단 5년 더 연장하겠다는 게 석산 업체 계획입니다.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오다선/석산 주변 마을 주민 : "내가 반평생을 석산을 옆에 끼고 살았는데…. 결사 반대해야죠. 죽기 살기로 반대해야죠. 마을이 없어지게 생겼다니까요."]
석산에서 5백m 떨어진 장애인 거주시설도 반대에 나섰습니다.
굉음과 진동 탓에 80명에 달하는 중증장애인이 고통받는다는 호소입니다.
[최준식/장애인 거주시설 원장 : "특히 진동 때문에 뇌전증(발작) 증상이 많이들 나오고 있어요. 옆에서 볼 때마다 참 안타깝고."]
허가권을 쥔 완주군은 관련 법령을 검토하고 민원을 종합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완주군 관계자/음성변조 : "(연장 허가) 검토 기준은 산지관리법에 나와 있어요. 그 내용만 보면 되게 되어있는데, 민원은 이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겠죠."]
석산 개발업체는 연장 허가가 나면 채취와 복구까지 최대한 빠르게 마치겠다며 주민 설득에 나섰지만, 주민들은 30년 동안 이어진 고통을 더는 참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지난 30년 동안 돌을 캔 석산이 있습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채굴이 끝나야 하는데, 개발업체가 기간을 늘리려고 해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오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마치 황사가 덮친 듯, 비닐하우스에 뿌연 먼지가 쌓였습니다.
산 속으로 들어가 나뭇잎을 손으로 문대니 까만 가루가 묻어납니다.
["이게 벗겨져."]
주민들은 마을 뒤편, 3백m가량 떨어진 석산에서 날아온 돌가루라고 말합니다.
1993년 처음 채취 허가가 난 뒤부터 주민들은 폭발음과 진동, 날림먼지에 시달렸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곧 끝날 줄 알았던 석산 개발을 앞으로 계속 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면서 긴 세월 쌓인 갈등이 다시 터져 나왔습니다.
몇 차례 개발업체가 바뀌고, 신규 또는 연장 허가가 반복되면서 무려 30년 동안 돌을 캐온 석산입니다.
승인된 사업 기간은 올해 말까지인데, 최근 석산 개발업체가 이 기간을 또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허가받은 채취량 가운데 절반밖에 캐지 못했다는 게 이유인데, 일단 5년 더 연장하겠다는 게 석산 업체 계획입니다.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오다선/석산 주변 마을 주민 : "내가 반평생을 석산을 옆에 끼고 살았는데…. 결사 반대해야죠. 죽기 살기로 반대해야죠. 마을이 없어지게 생겼다니까요."]
석산에서 5백m 떨어진 장애인 거주시설도 반대에 나섰습니다.
굉음과 진동 탓에 80명에 달하는 중증장애인이 고통받는다는 호소입니다.
[최준식/장애인 거주시설 원장 : "특히 진동 때문에 뇌전증(발작) 증상이 많이들 나오고 있어요. 옆에서 볼 때마다 참 안타깝고."]
허가권을 쥔 완주군은 관련 법령을 검토하고 민원을 종합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완주군 관계자/음성변조 : "(연장 허가) 검토 기준은 산지관리법에 나와 있어요. 그 내용만 보면 되게 되어있는데, 민원은 이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겠죠."]
석산 개발업체는 연장 허가가 나면 채취와 복구까지 최대한 빠르게 마치겠다며 주민 설득에 나섰지만, 주민들은 30년 동안 이어진 고통을 더는 참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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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기자 ohh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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