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K] 사랑으로 이어가는 ‘천 원 백반’

입력 2022.09.15 (19:53) 수정 2022.09.1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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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부터 한차례의 가격 인상도 없이 '천원 백반'을 운영해온 식당이 있습니다.

그동안 정성 가득한 식사를 단돈 천 원에 팔면서 형편이 어려워 끼니를 잇지 못하는 이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왔는데요.

그런데 최근 식당 문을 열지 못할 위기에 처하면서 주변 사람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습니다.

무슨 사정이 있는지 만나보겠습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광주의 한 재래시장.

이곳에서 20년 넘게 일해온 백정자씨 부부는 얼마 전부터 바쁜 시간을 쪼개 이웃 가게를 돕고 있습니다.

[백정자/상인 : "(이웃 식당 사장인) 윤경이가 집에서 계단에서 내려오다가 다리를 다쳐서 수술했어요 (손님들이 경제력이) 없으니까 (식당에) 오시제. 왔다가 문을 안 열어서 그냥 가시면 보기가 좀 딱해요."]

몸이 불편한 이웃을 대신해 식당 일을 돕고 있다는데요.

부부가 이 식당에 마음을 쓰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여기가 '천원 백반’ 식당을 한 지 오래 됐어요. (식사를) 그냥 드리면 어르신들이 나는 거지라는 생각을 하니까 천 원을 받고 (식사를 드리죠.)"]

4인 탁자 4개가 전부인 '천원 백반’ 식당.

고(故) 김선자씨가 지난 2010년.

끼니 걱정을 하는 이웃을 위해 시작해 지금은 딸이 이어가고 있습니다.

각지에서 든든한 후원도 이어지고 있죠.

어머니의 뜻을 잇고 있는 딸 김윤경 사장이 부상을 당하자 이웃 상인들도 돕고 나섰는데요.

반찬 하나에도 정성을 들입니다.

[백정자/상인 : "어르신들이 나이 드셔서 한 끼 잡수러 오시는데 날마다 같은 반찬을 드리면 그렇잖아요. 부모 대하듯 하고 살죠."]

넉넉한 인심과 사랑으로 꾸려가는 천원 백반집에는 봉사자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서윤/대학생/자원봉사자 : "대학교 학과 동아리에서 여기 식당으로 연결해서 학생들이 오고 있어요. 노인분들이나 노동자분들이 최대한 굶지 않게 저희가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오고 있습니다."]

식당이 문을 여는 오전 11시.

손님들이 줄을 섭니다.

정성으로 마련한 한 끼 식사.

따뜻한 마음을 대접받는 자립니다.

[하융호/손님 : "지금 시내에서 7, 8천 원 줘야 먹는데 여기서 천 원에 먹으니까 엄청 경제적으로도 좋고 음식도 이 정도면 충분하고 먹을 만 하고 (든든한 한 끼가 되는 거네요?) 네."]

오늘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특별식까지 나왔네요.

[백정자/상인 : "내일 모레 명절이라 어제 저녁에 내가 신랑하고 같이 "어르신들 홍어 한 번 무쳐드립시다" 하고 해놓고 갔어요."]

["다 잡수고 또 드릴게 더 많이 잡숴요~"]

천원 밥상으로 든든히 배도 채우고 그 덕에 마음 부자가 되는 자리.

봉사자들은 밀려드는 일거리가 오히려 반갑다네요.

[김미선/대학생/자원봉사자 : "이렇게 (설거지할) 그릇이 가득 차면 많은 분들이 오셨다가 가는 거니까 되게 뿌듯한 건 맞는 것 같아요."]

식당이 문을 열지 않는 날에는 이곳에서 싸간 도시락으로 한끼를 대신하는 분들도 많다는데요.

김윤경 사장의 동문들도 일손을 거들고 후원 활동에도 나섰습니다.

[김래기/대광여고 총동문회장 : "저희 동문들뿐 아니라 또 지인들까지도 (후원금 모금에) 참여를 해주셔서 또 저희 스승님들도 다 참여를 해 주셔서 저희가 원래 100만 원이 목표였는데 지금 300만 원을 모아서 그제 (김윤경 사장에게) 전달했어요."]

많은 사람들의 든든한 지지와 응원으로 꾸려가는 천원 백반.

어려운 이웃을 걱정하는 애틋한 마음들이 모여서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래기/대광여고 총동문회장 : "따뜻한 정이 있는 그런 식사잖아요. 여기 오셔서 마음껏 맛있게 잘 드시고 건강하셨으면 좋겠고 한 달에 만 원씩이라도 후원을 하자라는 얘기를 저희가 계속해요. 정말 만 원이면 커피 한 잔 두 잔밖에 되지 않잖아요. 꾸준히 좀 같이 다 이렇게 후원하시면서 좋은 일에 동참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혼자보다는 함께 어우러질 때 세상은 더 살만하겠지요?

누군가의 따뜻한 한 끼를 지켜 주려는 그 선량한 마음이 오래도록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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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찾아가는K] 사랑으로 이어가는 ‘천 원 백반’
    • 입력 2022-09-15 19:53:08
    • 수정2022-09-15 20:05:33
    뉴스7(광주)
지난 2010년부터 한차례의 가격 인상도 없이 '천원 백반'을 운영해온 식당이 있습니다.

그동안 정성 가득한 식사를 단돈 천 원에 팔면서 형편이 어려워 끼니를 잇지 못하는 이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왔는데요.

그런데 최근 식당 문을 열지 못할 위기에 처하면서 주변 사람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습니다.

무슨 사정이 있는지 만나보겠습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광주의 한 재래시장.

이곳에서 20년 넘게 일해온 백정자씨 부부는 얼마 전부터 바쁜 시간을 쪼개 이웃 가게를 돕고 있습니다.

[백정자/상인 : "(이웃 식당 사장인) 윤경이가 집에서 계단에서 내려오다가 다리를 다쳐서 수술했어요 (손님들이 경제력이) 없으니까 (식당에) 오시제. 왔다가 문을 안 열어서 그냥 가시면 보기가 좀 딱해요."]

몸이 불편한 이웃을 대신해 식당 일을 돕고 있다는데요.

부부가 이 식당에 마음을 쓰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여기가 '천원 백반’ 식당을 한 지 오래 됐어요. (식사를) 그냥 드리면 어르신들이 나는 거지라는 생각을 하니까 천 원을 받고 (식사를 드리죠.)"]

4인 탁자 4개가 전부인 '천원 백반’ 식당.

고(故) 김선자씨가 지난 2010년.

끼니 걱정을 하는 이웃을 위해 시작해 지금은 딸이 이어가고 있습니다.

각지에서 든든한 후원도 이어지고 있죠.

어머니의 뜻을 잇고 있는 딸 김윤경 사장이 부상을 당하자 이웃 상인들도 돕고 나섰는데요.

반찬 하나에도 정성을 들입니다.

[백정자/상인 : "어르신들이 나이 드셔서 한 끼 잡수러 오시는데 날마다 같은 반찬을 드리면 그렇잖아요. 부모 대하듯 하고 살죠."]

넉넉한 인심과 사랑으로 꾸려가는 천원 백반집에는 봉사자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서윤/대학생/자원봉사자 : "대학교 학과 동아리에서 여기 식당으로 연결해서 학생들이 오고 있어요. 노인분들이나 노동자분들이 최대한 굶지 않게 저희가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오고 있습니다."]

식당이 문을 여는 오전 11시.

손님들이 줄을 섭니다.

정성으로 마련한 한 끼 식사.

따뜻한 마음을 대접받는 자립니다.

[하융호/손님 : "지금 시내에서 7, 8천 원 줘야 먹는데 여기서 천 원에 먹으니까 엄청 경제적으로도 좋고 음식도 이 정도면 충분하고 먹을 만 하고 (든든한 한 끼가 되는 거네요?) 네."]

오늘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특별식까지 나왔네요.

[백정자/상인 : "내일 모레 명절이라 어제 저녁에 내가 신랑하고 같이 "어르신들 홍어 한 번 무쳐드립시다" 하고 해놓고 갔어요."]

["다 잡수고 또 드릴게 더 많이 잡숴요~"]

천원 밥상으로 든든히 배도 채우고 그 덕에 마음 부자가 되는 자리.

봉사자들은 밀려드는 일거리가 오히려 반갑다네요.

[김미선/대학생/자원봉사자 : "이렇게 (설거지할) 그릇이 가득 차면 많은 분들이 오셨다가 가는 거니까 되게 뿌듯한 건 맞는 것 같아요."]

식당이 문을 열지 않는 날에는 이곳에서 싸간 도시락으로 한끼를 대신하는 분들도 많다는데요.

김윤경 사장의 동문들도 일손을 거들고 후원 활동에도 나섰습니다.

[김래기/대광여고 총동문회장 : "저희 동문들뿐 아니라 또 지인들까지도 (후원금 모금에) 참여를 해주셔서 또 저희 스승님들도 다 참여를 해 주셔서 저희가 원래 100만 원이 목표였는데 지금 300만 원을 모아서 그제 (김윤경 사장에게) 전달했어요."]

많은 사람들의 든든한 지지와 응원으로 꾸려가는 천원 백반.

어려운 이웃을 걱정하는 애틋한 마음들이 모여서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래기/대광여고 총동문회장 : "따뜻한 정이 있는 그런 식사잖아요. 여기 오셔서 마음껏 맛있게 잘 드시고 건강하셨으면 좋겠고 한 달에 만 원씩이라도 후원을 하자라는 얘기를 저희가 계속해요. 정말 만 원이면 커피 한 잔 두 잔밖에 되지 않잖아요. 꾸준히 좀 같이 다 이렇게 후원하시면서 좋은 일에 동참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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