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전 세계 휩쓴 ‘틱톡’…선거 판세 흔든다
입력 2022.09.21 (10:52)
수정 2022.09.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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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이른바 'MZ세대'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애플리케이션, 바로 '틱톡'인데요.
짧은 영상을 찍어 공유하는 오락용 앱인데,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단순히 재미를 넘어 각국의 선거 판세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틱톡'의 인기와 그 이면을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선거를 앞둔 이탈리아에서 정치인들이 잇따라 '틱톡'에 등장해 화제라고요?
[기자]
네, 이탈리아는 오는 25일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요.
선거에 출마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가 이달 초 '틱톡' 계정을 열고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됐습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전 이탈리아 총리 : "안녕 여러분. 저의 공식 틱톡 채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틱톡에 있는 5백만 명 중에서 60%가 30세 미만입니다. 조금 부럽네요. 여러분의 젊음을 축하해요."]
베를루스코니는 이 영상들로 단 하루 만에 팔로워 35만 명을 확보했는데요.
1994년에서 2011년 사이 3번이나 총리를 역임한 베를루스코니는 올해 85살로,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기성세대 정치인 중 한 명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9년 만에 상원의원 복귀에 도전하고 있는데, 청년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틱톡'을 활용한 겁니다.
또 다른 이탈리아 전 총리이자 중도좌파 정당 '비바 이탈리아'의 대표 마테오 렌치도 최근 처음으로 '틱톡'에 등장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앵커]
'틱톡'이 SNS 선거전의 무대가 됐네요.
사용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겠죠?
[기자]
한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의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전 세계 '틱톡' 이용자 수는 15억 명에 육박합니다.
1억 명 정도였던 4년 전에 비하면 엄청나게 늘었죠.
사용층은 주로 10대와 20대로, 전체 이용자의 60% 넘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활자보다 영상을 선호하는 젊은 층의 성향과 유튜브처럼 편집도 필요 없는 편리함이 맞물리며 20대 이하에서 주요 SNS 플랫폼으로 성장했습니다.
젊은 층은 '틱톡'에서 놀고 소통할 뿐 아니라 뉴스와 기사도 접하고 있는데요.
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8살~24살의 15%가 틱톡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젊은 층 표심 잡기에 '틱톡'이 활용되는 이유가 있네요.
그런데 겨우 몇십 초짜리 영상에 제대로 된 정보를 담을 수 있을까요?
[기자]
네, 그래서 '틱톡'이 가짜뉴스의 온상이다, 이런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나 쉽게 찍어 올리는 영상이라서 사실 확인은 어려운데 퍼지는 속도는 빠르기 때문입니다.
BBC는 지난 4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틱톡'에 퍼져 있는 가짜 뉴스들을 분석해 보도했는데요.
과거에 일어났던 전쟁 영상에 가짜로 오디오를 더빙하거나, 비디오 게임에서 폭발물을 던지는 모습만 편집하는 등 영상을 조작해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처럼 속여 조회 수를 끌어모으는 식이었습니다.
선거에서 여론을 조작하려는 영상도 많이 게시됐는데요.
미국의 한 비영리단체는 지난 8월 케냐 총선 당시 '틱톡'에는 특정 부족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영상이 130개 넘게 올라왔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만큼 가짜뉴스도 많아지는 것 같네요.
하지만 가짜뉴스는 '틱톡'만의 문제는 아니잖아요?
[기자]
네, '틱톡'이 급부상하기 전에도 유튜브 등으로 가짜뉴스가 많이 퍼져 문제가 됐었죠.
하지만 이것들과 '틱톡'은 큰 차이점이 있는데, 바로 '틱톡'의 모회사가 중국 기업이라는 겁니다.
중국 정부의 영향력 아래 있는 앱인 만큼 불법적인 정보 수집이나 알고리즘 조작 등에 대한 우려가 미국 등 서방을 중심으로 사그라들지 않는 겁니다.
[제프리 케인/美 최신 과학 기술 분야 전문가 : "중국 공산당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한 조건으로 모든 민간 기업에 대한 포괄적인 관할권을 주장하겠다는 야심을 내비쳤습니다. 틱톡은 우리의 안전과 시민들의 사생활에 일어날 재앙입니다."]
지난 6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의 한 위원은 앱스토어에서 '틱톡'을 없애달라는 서한을 구글과 애플에 보냈습니다.
중국 정부에 사용자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겁니다.
지난달 영국 의회가 틱톡 계정을 만들었다가 "국가 정보가 중국에 흘러갈 수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6일 만에 폐쇄하기도 했습니다.
'틱톡'도 이런 불신의 눈초리를 잘 알기 때문에 없애려고 애쓰고 있는데요.
최근엔 미국 이용자의 모든 정보를 미국 내에 있는 기업 서버로 옮긴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이나 여론 조작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인데, 중국 기업이라는 점은 변한 게 아니라서 우려를 뿌리 뽑기는 쉽지 않을 거란 분석입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요즘 이른바 'MZ세대'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애플리케이션, 바로 '틱톡'인데요.
짧은 영상을 찍어 공유하는 오락용 앱인데,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단순히 재미를 넘어 각국의 선거 판세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틱톡'의 인기와 그 이면을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선거를 앞둔 이탈리아에서 정치인들이 잇따라 '틱톡'에 등장해 화제라고요?
[기자]
네, 이탈리아는 오는 25일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요.
선거에 출마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가 이달 초 '틱톡' 계정을 열고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됐습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전 이탈리아 총리 : "안녕 여러분. 저의 공식 틱톡 채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틱톡에 있는 5백만 명 중에서 60%가 30세 미만입니다. 조금 부럽네요. 여러분의 젊음을 축하해요."]
베를루스코니는 이 영상들로 단 하루 만에 팔로워 35만 명을 확보했는데요.
1994년에서 2011년 사이 3번이나 총리를 역임한 베를루스코니는 올해 85살로,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기성세대 정치인 중 한 명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9년 만에 상원의원 복귀에 도전하고 있는데, 청년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틱톡'을 활용한 겁니다.
또 다른 이탈리아 전 총리이자 중도좌파 정당 '비바 이탈리아'의 대표 마테오 렌치도 최근 처음으로 '틱톡'에 등장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앵커]
'틱톡'이 SNS 선거전의 무대가 됐네요.
사용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겠죠?
[기자]
한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의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전 세계 '틱톡' 이용자 수는 15억 명에 육박합니다.
1억 명 정도였던 4년 전에 비하면 엄청나게 늘었죠.
사용층은 주로 10대와 20대로, 전체 이용자의 60% 넘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활자보다 영상을 선호하는 젊은 층의 성향과 유튜브처럼 편집도 필요 없는 편리함이 맞물리며 20대 이하에서 주요 SNS 플랫폼으로 성장했습니다.
젊은 층은 '틱톡'에서 놀고 소통할 뿐 아니라 뉴스와 기사도 접하고 있는데요.
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8살~24살의 15%가 틱톡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젊은 층 표심 잡기에 '틱톡'이 활용되는 이유가 있네요.
그런데 겨우 몇십 초짜리 영상에 제대로 된 정보를 담을 수 있을까요?
[기자]
네, 그래서 '틱톡'이 가짜뉴스의 온상이다, 이런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나 쉽게 찍어 올리는 영상이라서 사실 확인은 어려운데 퍼지는 속도는 빠르기 때문입니다.
BBC는 지난 4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틱톡'에 퍼져 있는 가짜 뉴스들을 분석해 보도했는데요.
과거에 일어났던 전쟁 영상에 가짜로 오디오를 더빙하거나, 비디오 게임에서 폭발물을 던지는 모습만 편집하는 등 영상을 조작해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처럼 속여 조회 수를 끌어모으는 식이었습니다.
선거에서 여론을 조작하려는 영상도 많이 게시됐는데요.
미국의 한 비영리단체는 지난 8월 케냐 총선 당시 '틱톡'에는 특정 부족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영상이 130개 넘게 올라왔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만큼 가짜뉴스도 많아지는 것 같네요.
하지만 가짜뉴스는 '틱톡'만의 문제는 아니잖아요?
[기자]
네, '틱톡'이 급부상하기 전에도 유튜브 등으로 가짜뉴스가 많이 퍼져 문제가 됐었죠.
하지만 이것들과 '틱톡'은 큰 차이점이 있는데, 바로 '틱톡'의 모회사가 중국 기업이라는 겁니다.
중국 정부의 영향력 아래 있는 앱인 만큼 불법적인 정보 수집이나 알고리즘 조작 등에 대한 우려가 미국 등 서방을 중심으로 사그라들지 않는 겁니다.
[제프리 케인/美 최신 과학 기술 분야 전문가 : "중국 공산당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한 조건으로 모든 민간 기업에 대한 포괄적인 관할권을 주장하겠다는 야심을 내비쳤습니다. 틱톡은 우리의 안전과 시민들의 사생활에 일어날 재앙입니다."]
지난 6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의 한 위원은 앱스토어에서 '틱톡'을 없애달라는 서한을 구글과 애플에 보냈습니다.
중국 정부에 사용자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겁니다.
지난달 영국 의회가 틱톡 계정을 만들었다가 "국가 정보가 중국에 흘러갈 수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6일 만에 폐쇄하기도 했습니다.
'틱톡'도 이런 불신의 눈초리를 잘 알기 때문에 없애려고 애쓰고 있는데요.
최근엔 미국 이용자의 모든 정보를 미국 내에 있는 기업 서버로 옮긴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이나 여론 조작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인데, 중국 기업이라는 점은 변한 게 아니라서 우려를 뿌리 뽑기는 쉽지 않을 거란 분석입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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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촌 돋보기] 전 세계 휩쓴 ‘틱톡’…선거 판세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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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9-21 10:52:05
- 수정2022-09-21 11:00:51
[앵커]
요즘 이른바 'MZ세대'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애플리케이션, 바로 '틱톡'인데요.
짧은 영상을 찍어 공유하는 오락용 앱인데,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단순히 재미를 넘어 각국의 선거 판세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틱톡'의 인기와 그 이면을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선거를 앞둔 이탈리아에서 정치인들이 잇따라 '틱톡'에 등장해 화제라고요?
[기자]
네, 이탈리아는 오는 25일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요.
선거에 출마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가 이달 초 '틱톡' 계정을 열고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됐습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전 이탈리아 총리 : "안녕 여러분. 저의 공식 틱톡 채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틱톡에 있는 5백만 명 중에서 60%가 30세 미만입니다. 조금 부럽네요. 여러분의 젊음을 축하해요."]
베를루스코니는 이 영상들로 단 하루 만에 팔로워 35만 명을 확보했는데요.
1994년에서 2011년 사이 3번이나 총리를 역임한 베를루스코니는 올해 85살로,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기성세대 정치인 중 한 명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9년 만에 상원의원 복귀에 도전하고 있는데, 청년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틱톡'을 활용한 겁니다.
또 다른 이탈리아 전 총리이자 중도좌파 정당 '비바 이탈리아'의 대표 마테오 렌치도 최근 처음으로 '틱톡'에 등장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앵커]
'틱톡'이 SNS 선거전의 무대가 됐네요.
사용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겠죠?
[기자]
한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의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전 세계 '틱톡' 이용자 수는 15억 명에 육박합니다.
1억 명 정도였던 4년 전에 비하면 엄청나게 늘었죠.
사용층은 주로 10대와 20대로, 전체 이용자의 60% 넘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활자보다 영상을 선호하는 젊은 층의 성향과 유튜브처럼 편집도 필요 없는 편리함이 맞물리며 20대 이하에서 주요 SNS 플랫폼으로 성장했습니다.
젊은 층은 '틱톡'에서 놀고 소통할 뿐 아니라 뉴스와 기사도 접하고 있는데요.
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8살~24살의 15%가 틱톡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젊은 층 표심 잡기에 '틱톡'이 활용되는 이유가 있네요.
그런데 겨우 몇십 초짜리 영상에 제대로 된 정보를 담을 수 있을까요?
[기자]
네, 그래서 '틱톡'이 가짜뉴스의 온상이다, 이런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나 쉽게 찍어 올리는 영상이라서 사실 확인은 어려운데 퍼지는 속도는 빠르기 때문입니다.
BBC는 지난 4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틱톡'에 퍼져 있는 가짜 뉴스들을 분석해 보도했는데요.
과거에 일어났던 전쟁 영상에 가짜로 오디오를 더빙하거나, 비디오 게임에서 폭발물을 던지는 모습만 편집하는 등 영상을 조작해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처럼 속여 조회 수를 끌어모으는 식이었습니다.
선거에서 여론을 조작하려는 영상도 많이 게시됐는데요.
미국의 한 비영리단체는 지난 8월 케냐 총선 당시 '틱톡'에는 특정 부족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영상이 130개 넘게 올라왔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만큼 가짜뉴스도 많아지는 것 같네요.
하지만 가짜뉴스는 '틱톡'만의 문제는 아니잖아요?
[기자]
네, '틱톡'이 급부상하기 전에도 유튜브 등으로 가짜뉴스가 많이 퍼져 문제가 됐었죠.
하지만 이것들과 '틱톡'은 큰 차이점이 있는데, 바로 '틱톡'의 모회사가 중국 기업이라는 겁니다.
중국 정부의 영향력 아래 있는 앱인 만큼 불법적인 정보 수집이나 알고리즘 조작 등에 대한 우려가 미국 등 서방을 중심으로 사그라들지 않는 겁니다.
[제프리 케인/美 최신 과학 기술 분야 전문가 : "중국 공산당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한 조건으로 모든 민간 기업에 대한 포괄적인 관할권을 주장하겠다는 야심을 내비쳤습니다. 틱톡은 우리의 안전과 시민들의 사생활에 일어날 재앙입니다."]
지난 6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의 한 위원은 앱스토어에서 '틱톡'을 없애달라는 서한을 구글과 애플에 보냈습니다.
중국 정부에 사용자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겁니다.
지난달 영국 의회가 틱톡 계정을 만들었다가 "국가 정보가 중국에 흘러갈 수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6일 만에 폐쇄하기도 했습니다.
'틱톡'도 이런 불신의 눈초리를 잘 알기 때문에 없애려고 애쓰고 있는데요.
최근엔 미국 이용자의 모든 정보를 미국 내에 있는 기업 서버로 옮긴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이나 여론 조작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인데, 중국 기업이라는 점은 변한 게 아니라서 우려를 뿌리 뽑기는 쉽지 않을 거란 분석입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요즘 이른바 'MZ세대'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애플리케이션, 바로 '틱톡'인데요.
짧은 영상을 찍어 공유하는 오락용 앱인데,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단순히 재미를 넘어 각국의 선거 판세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틱톡'의 인기와 그 이면을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선거를 앞둔 이탈리아에서 정치인들이 잇따라 '틱톡'에 등장해 화제라고요?
[기자]
네, 이탈리아는 오는 25일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요.
선거에 출마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가 이달 초 '틱톡' 계정을 열고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됐습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전 이탈리아 총리 : "안녕 여러분. 저의 공식 틱톡 채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틱톡에 있는 5백만 명 중에서 60%가 30세 미만입니다. 조금 부럽네요. 여러분의 젊음을 축하해요."]
베를루스코니는 이 영상들로 단 하루 만에 팔로워 35만 명을 확보했는데요.
1994년에서 2011년 사이 3번이나 총리를 역임한 베를루스코니는 올해 85살로,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기성세대 정치인 중 한 명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9년 만에 상원의원 복귀에 도전하고 있는데, 청년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틱톡'을 활용한 겁니다.
또 다른 이탈리아 전 총리이자 중도좌파 정당 '비바 이탈리아'의 대표 마테오 렌치도 최근 처음으로 '틱톡'에 등장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앵커]
'틱톡'이 SNS 선거전의 무대가 됐네요.
사용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겠죠?
[기자]
한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의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전 세계 '틱톡' 이용자 수는 15억 명에 육박합니다.
1억 명 정도였던 4년 전에 비하면 엄청나게 늘었죠.
사용층은 주로 10대와 20대로, 전체 이용자의 60% 넘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활자보다 영상을 선호하는 젊은 층의 성향과 유튜브처럼 편집도 필요 없는 편리함이 맞물리며 20대 이하에서 주요 SNS 플랫폼으로 성장했습니다.
젊은 층은 '틱톡'에서 놀고 소통할 뿐 아니라 뉴스와 기사도 접하고 있는데요.
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8살~24살의 15%가 틱톡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젊은 층 표심 잡기에 '틱톡'이 활용되는 이유가 있네요.
그런데 겨우 몇십 초짜리 영상에 제대로 된 정보를 담을 수 있을까요?
[기자]
네, 그래서 '틱톡'이 가짜뉴스의 온상이다, 이런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나 쉽게 찍어 올리는 영상이라서 사실 확인은 어려운데 퍼지는 속도는 빠르기 때문입니다.
BBC는 지난 4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틱톡'에 퍼져 있는 가짜 뉴스들을 분석해 보도했는데요.
과거에 일어났던 전쟁 영상에 가짜로 오디오를 더빙하거나, 비디오 게임에서 폭발물을 던지는 모습만 편집하는 등 영상을 조작해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처럼 속여 조회 수를 끌어모으는 식이었습니다.
선거에서 여론을 조작하려는 영상도 많이 게시됐는데요.
미국의 한 비영리단체는 지난 8월 케냐 총선 당시 '틱톡'에는 특정 부족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영상이 130개 넘게 올라왔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만큼 가짜뉴스도 많아지는 것 같네요.
하지만 가짜뉴스는 '틱톡'만의 문제는 아니잖아요?
[기자]
네, '틱톡'이 급부상하기 전에도 유튜브 등으로 가짜뉴스가 많이 퍼져 문제가 됐었죠.
하지만 이것들과 '틱톡'은 큰 차이점이 있는데, 바로 '틱톡'의 모회사가 중국 기업이라는 겁니다.
중국 정부의 영향력 아래 있는 앱인 만큼 불법적인 정보 수집이나 알고리즘 조작 등에 대한 우려가 미국 등 서방을 중심으로 사그라들지 않는 겁니다.
[제프리 케인/美 최신 과학 기술 분야 전문가 : "중국 공산당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한 조건으로 모든 민간 기업에 대한 포괄적인 관할권을 주장하겠다는 야심을 내비쳤습니다. 틱톡은 우리의 안전과 시민들의 사생활에 일어날 재앙입니다."]
지난 6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의 한 위원은 앱스토어에서 '틱톡'을 없애달라는 서한을 구글과 애플에 보냈습니다.
중국 정부에 사용자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겁니다.
지난달 영국 의회가 틱톡 계정을 만들었다가 "국가 정보가 중국에 흘러갈 수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6일 만에 폐쇄하기도 했습니다.
'틱톡'도 이런 불신의 눈초리를 잘 알기 때문에 없애려고 애쓰고 있는데요.
최근엔 미국 이용자의 모든 정보를 미국 내에 있는 기업 서버로 옮긴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이나 여론 조작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인데, 중국 기업이라는 점은 변한 게 아니라서 우려를 뿌리 뽑기는 쉽지 않을 거란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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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주 기자 ra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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