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공사는 ‘헐값 매각’, 구매자는 ‘억대 차익’

입력 2022.09.21 (19:13) 수정 2022.09.2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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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공기관의 자산 매각이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갖고 있던 땅과 건물을 헐값에 넘긴 농어촌공사 얘기인데요.

부동산을 사들인 개인, 몇 달 만에 되팔아 거액의 수익을 챙겼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의 한 대로변에 자리한 5층짜리 건물.

지난 1994년 한국농어촌공사 전북본부가 땅과 건물을 사들여 사옥으로 쓰다, 2017년 전주의 한 청소용역업체 대표 김 모 씨에게 통째로 매각했습니다.

공사가 매입할 당시 취득가는 땅과 건물을 합쳐 22억여 원, 23년이 지나 김 씨에게 매각한 금액은 취득가보다 오히려 4억 원이 줄어든 18억여 원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16억 원짜리 건물을 3분의 1 가격에 넘겼는데, 핵심 상권으로 꼽히는 입지나 부동산 상승분 등을 감안하면 크게 밑지는 장사를 한 셈입니다.

더욱 황당한 사실은 이후 건물 매매 내역에서 발견됩니다.

연면적 천9백제곱미터 건물을 공사로부터 4억 9천만 원에 사들인 김 씨, 땅은 그대로 둔 채 건물만 층별로 나눠 부동산 임대업체 2곳에 다시 팔았는데, 매매가는 19억 원에 달합니다.

농어촌공사의 손을 떠난 지 다섯 달 만에, 건물값이 14억 원이나 오른 셈입니다.

'헐값 매각'이라는 논란을 넘어 특정인에게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옵니다.

농어촌공사는 기관 통합에 따라 불용 처리된 부동산을 감정평가액에 기반해 매각했다며, 건물 노후화로 가치가 하락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 전북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여건이 정말 좋다 그러면 감정평가액이 17억이었지만, 훨씬 높아야 맞겠죠. 그런데 유찰이 계속 16번이나 됐어요."]

농어촌공사가 최근 5년 매각한 토지가 2천 필지를 넘는 가운데, '헐값' 논란에 휩싸인 부동산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충북 청주의 한 건물과 토지는 취득가보다 8천9백여만 원 적게, 충남 금산의 부동산은 1억 7천여만 원 손해를 떠안고 팔았습니다.

[김승남/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 "입찰 방식에서도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헐값 매각에서 부정적인 요소, 특혜성 시비가 있다면 감사원으로부터 감사가 필요하다."]

공공자산 매각이 소수의 배만 불리는데 악용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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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어촌공사는 ‘헐값 매각’, 구매자는 ‘억대 차익’
    • 입력 2022-09-21 19:13:57
    • 수정2022-09-21 20:18:38
    뉴스7(전주)
[앵커]

공공기관의 자산 매각이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갖고 있던 땅과 건물을 헐값에 넘긴 농어촌공사 얘기인데요.

부동산을 사들인 개인, 몇 달 만에 되팔아 거액의 수익을 챙겼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의 한 대로변에 자리한 5층짜리 건물.

지난 1994년 한국농어촌공사 전북본부가 땅과 건물을 사들여 사옥으로 쓰다, 2017년 전주의 한 청소용역업체 대표 김 모 씨에게 통째로 매각했습니다.

공사가 매입할 당시 취득가는 땅과 건물을 합쳐 22억여 원, 23년이 지나 김 씨에게 매각한 금액은 취득가보다 오히려 4억 원이 줄어든 18억여 원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16억 원짜리 건물을 3분의 1 가격에 넘겼는데, 핵심 상권으로 꼽히는 입지나 부동산 상승분 등을 감안하면 크게 밑지는 장사를 한 셈입니다.

더욱 황당한 사실은 이후 건물 매매 내역에서 발견됩니다.

연면적 천9백제곱미터 건물을 공사로부터 4억 9천만 원에 사들인 김 씨, 땅은 그대로 둔 채 건물만 층별로 나눠 부동산 임대업체 2곳에 다시 팔았는데, 매매가는 19억 원에 달합니다.

농어촌공사의 손을 떠난 지 다섯 달 만에, 건물값이 14억 원이나 오른 셈입니다.

'헐값 매각'이라는 논란을 넘어 특정인에게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옵니다.

농어촌공사는 기관 통합에 따라 불용 처리된 부동산을 감정평가액에 기반해 매각했다며, 건물 노후화로 가치가 하락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 전북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여건이 정말 좋다 그러면 감정평가액이 17억이었지만, 훨씬 높아야 맞겠죠. 그런데 유찰이 계속 16번이나 됐어요."]

농어촌공사가 최근 5년 매각한 토지가 2천 필지를 넘는 가운데, '헐값' 논란에 휩싸인 부동산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충북 청주의 한 건물과 토지는 취득가보다 8천9백여만 원 적게, 충남 금산의 부동산은 1억 7천여만 원 손해를 떠안고 팔았습니다.

[김승남/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 "입찰 방식에서도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헐값 매각에서 부정적인 요소, 특혜성 시비가 있다면 감사원으로부터 감사가 필요하다."]

공공자산 매각이 소수의 배만 불리는데 악용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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