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조선소도 10년째 같은 임금…파업 예고

입력 2022.09.21 (21:42) 수정 2022.09.22 (10:4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중형 조선소들이 지난해보다 30%가량 많은 물량을 수주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규직 노동자들조차 10년째 같은 임금을 받으며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중형 조선소 11년 차 정규직 용접 노동자의 월급 명세서입니다.

한 달 240시간을 꼬박 일해 각종 수당을 더한 금액은 200만 원, 여기에 상여금을 더해 노동자가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250만 원 남짓입니다.

10년째 같은 월급입니다.

26년 경력 노동자의 월급도 이보다 30만 원 많은 수준입니다.

[이성민/케이조선 노동자 : "용접하고 절단하는 그런 작업을 하면서도 최저시급 비슷한 그런 돈을 받아가면서 일을 하고 있고요. 하여튼 좀 비참한 그런 심정입니다."]

옛 STX조선이 8년 동안의 채권단 관리를 졸업할 때까지 노동자들의 기본급은 한 차례도 오르지 않았습니다.

2년의 무급휴직으로 견디며 지난해 겨우 새 주인을 만났는데, 올해도 임금 인상 소식은 없습니다.

올해 협상에서 노동자들은 10년 전 임금 회복분으로 기본급 14만 원 인상을, 사 측은 임금 동결로 맞서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처우 개선은 뒤로 한 채, 케이조선 대주주가 2천억 원을 들여 또 다른 조선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케이조선 관계자/음성변조 : "상황은 나아졌는데 그게 이제 올해 반영이 되는 게 아니고 내년 이후에 반영되거든요. 회사도 지금 당장에 건조 자금을 걱정해야 될 상황이라서."]

경남지방노동위원회가 케이조선 노사에 대한 협상을 중재했지만, 첫 회의에서 조정이 중지됐습니다.

이로써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440여 명 조합원 가운데 95%가 파업에 찬성했는데, 이번 주까지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다음 주 총 파업에 돌입할 계획입니다.

[윤종우/금속노조 STX 조선지회 조사통계1부장 : "들어오기 전에 했던 약속들은 온데간데없고 계속해서 현장에 고통 분담을 강요하고 희생을 요구하는 이런 사측을 보면서 분노할 수밖에 없었고."]

HSG성동조선도 노사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23차례 협상에도 접점을 찾지 못해 부분 파업에 나섰습니다.

올해 중형 조선소의 수주 소식이 잇따르고 있는데도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노동자들은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그래픽:백진영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중형 조선소도 10년째 같은 임금…파업 예고
    • 입력 2022-09-21 21:42:44
    • 수정2022-09-22 10:47:12
    뉴스9(창원)
[앵커]

중형 조선소들이 지난해보다 30%가량 많은 물량을 수주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규직 노동자들조차 10년째 같은 임금을 받으며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중형 조선소 11년 차 정규직 용접 노동자의 월급 명세서입니다.

한 달 240시간을 꼬박 일해 각종 수당을 더한 금액은 200만 원, 여기에 상여금을 더해 노동자가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250만 원 남짓입니다.

10년째 같은 월급입니다.

26년 경력 노동자의 월급도 이보다 30만 원 많은 수준입니다.

[이성민/케이조선 노동자 : "용접하고 절단하는 그런 작업을 하면서도 최저시급 비슷한 그런 돈을 받아가면서 일을 하고 있고요. 하여튼 좀 비참한 그런 심정입니다."]

옛 STX조선이 8년 동안의 채권단 관리를 졸업할 때까지 노동자들의 기본급은 한 차례도 오르지 않았습니다.

2년의 무급휴직으로 견디며 지난해 겨우 새 주인을 만났는데, 올해도 임금 인상 소식은 없습니다.

올해 협상에서 노동자들은 10년 전 임금 회복분으로 기본급 14만 원 인상을, 사 측은 임금 동결로 맞서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처우 개선은 뒤로 한 채, 케이조선 대주주가 2천억 원을 들여 또 다른 조선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케이조선 관계자/음성변조 : "상황은 나아졌는데 그게 이제 올해 반영이 되는 게 아니고 내년 이후에 반영되거든요. 회사도 지금 당장에 건조 자금을 걱정해야 될 상황이라서."]

경남지방노동위원회가 케이조선 노사에 대한 협상을 중재했지만, 첫 회의에서 조정이 중지됐습니다.

이로써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440여 명 조합원 가운데 95%가 파업에 찬성했는데, 이번 주까지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다음 주 총 파업에 돌입할 계획입니다.

[윤종우/금속노조 STX 조선지회 조사통계1부장 : "들어오기 전에 했던 약속들은 온데간데없고 계속해서 현장에 고통 분담을 강요하고 희생을 요구하는 이런 사측을 보면서 분노할 수밖에 없었고."]

HSG성동조선도 노사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23차례 협상에도 접점을 찾지 못해 부분 파업에 나섰습니다.

올해 중형 조선소의 수주 소식이 잇따르고 있는데도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노동자들은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그래픽:백진영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창원-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