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냉장고 유리 갑자기 와장창”…세탁기 이어 또 논란

입력 2022.09.23 (15:07) 수정 2022.09.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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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전자 드럼 세탁기의 유리문이 폭발하듯 깨지는 사고가 연이어 일어났습니다. 최신형 모델인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에 외부 장식으로 붙여놓은 강화유리가 깨진 겁니다.

소비자 항의가 잇따르고 정부가 조사에 나서자 삼성전자는 지난달 해당 모델에 대한 리콜을 결정하고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의 유리 선반이 폭발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폭발하듯 깨졌다'는 게 제보자의 설명입니다.

■ "냉장실 유리 선반 폭발하듯 산산조각"

"냉장고를 열고 반찬 통을 꺼내려는 순간 '펑'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선반이 산산조각이 났어요."

이달 15일 아침. 대구에 서 있었던 일입니다. 김 모 씨는 아침 식사를 하려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냉장고 맨 위 칸으로 손을 뻗은 순간, 유리 선반이 깨지면서 파편이 냉장고 안팎에 쏟아졌습니다.

선반 위의 유리 밀폐용기도 떨어져 깨지면서 사방에 파편이 흩어졌고, 김 씨 발에선 피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문제의 냉장고는 김 씨가 2년 전인 2020년 7월 구매한 삼성전자 비스포크 일반형(RF85T92M1AP) 모델입니다. 냉장고 문짝의 색깔과 소재를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어 당시 가장 인기 있는 모델로 통합니다.

■삼성 수리기사 "들어본 적 없는 사고"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수리 기사에게 묻자 "강화유리 (선반) 폭발 사고는 들어본 적이 없다"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이어 김 씨에게 파손된 선반만 교체해주겠다면서 냉장고 앞의 유리 파편을 정리하고 떠났습니다.

그런데 크고 작은 유리 파편은 냉장고 채소칸, 문 손잡이 안쪽 등 구석구석에 흩어져 김 씨는 냉장고를 열 때마다 손을 베거나 파편을 발견하곤 한다고 했습니다. 재차 항의하자 서비스센터는 냉장고를 다시 청소하고, 냉장고 내부의 다른 선반도 교체해주기로 했습니다.

"강화유리 폭발 사고를 들어본 적 없다"는 서비스센터 측의 말과 달리 강화유리 파손 사고는 드물지 않습니다. 최근 삼성 비스포크 세탁기의 유리문 파손 사고는 물론 지금도 포털사이트에 '강화유리 폭발'을 검색하면 냉장고 선반 파손 사고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업계에서 드물게 벌어지는 일"

삼성전자에 공식 문의해봤습니다. 삼성전자는 "냉장고 강화유리 선반 파손 사고는 어느 제조사든 매년 극소수 일어나고 있다"며 "앞서 세탁기 특정모델의 접착 불량으로 발생한 강화유리 파손과는 결이 다르다"고 했습니다.

비스포크 세탁기 특정 모델의 연쇄 파손 사례와 달리 제품 자체 결함은 아니라는 겁니다. 실제로 포털사이트에서는 삼성뿐 아니라 다른 제조사 냉장고의 파손 사례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어 "저온의 냉장고 선반에 뜨거운 그릇을 올려놓거나 무게가 집중되는 등 피로가 쌓이면 깨질 수 있다"며 "해당 사고의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선반 교체와 못 먹게 된 음식값, 병원 치료비 등 피해를 보상했다"고 했습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탁기 강화유리 파손에 대해 사과하고 해당 모델 문짝을 모두 교체하기로 했다. (출처 : 삼성전자서비스 홈페이지)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탁기 강화유리 파손에 대해 사과하고 해당 모델 문짝을 모두 교체하기로 했다. (출처 : 삼성전자서비스 홈페이지)
■ 안전대책 없는 자파 현상

강화유리가 폭발하듯 스스로 깨지는 현상. '자파(自破) 현상'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강화유리는 일반 판유리의 공정 후반에 온도를 높였다가 빠르게 식히는 등의 과정을 통해 강도를 높인 유리인데, 불순물이 들어가거나 앞서 삼성 측 해명처럼 사용 시 피로가 쌓이면 이렇게 멀쩡했던 유리가 갑자기 폭발하듯 부서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최근 욕실 샤워부스나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 등으로 강화유리 쓰임이 늘어나면서입니다. 유리 품질 문제로 언제든 파손될 수 있고, 파편 등에 다칠 우려가 커진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유리 위에 필름을 붙이는 등 단순한 조치만으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면서 제조사가 소비자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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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3 15:07:38
    • 수정2022-09-23 16:30:14
    취재K

최근 삼성전자 드럼 세탁기의 유리문이 폭발하듯 깨지는 사고가 연이어 일어났습니다. 최신형 모델인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에 외부 장식으로 붙여놓은 강화유리가 깨진 겁니다.

소비자 항의가 잇따르고 정부가 조사에 나서자 삼성전자는 지난달 해당 모델에 대한 리콜을 결정하고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의 유리 선반이 폭발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폭발하듯 깨졌다'는 게 제보자의 설명입니다.

■ "냉장실 유리 선반 폭발하듯 산산조각"

"냉장고를 열고 반찬 통을 꺼내려는 순간 '펑'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선반이 산산조각이 났어요."

이달 15일 아침. 대구에 서 있었던 일입니다. 김 모 씨는 아침 식사를 하려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냉장고 맨 위 칸으로 손을 뻗은 순간, 유리 선반이 깨지면서 파편이 냉장고 안팎에 쏟아졌습니다.

선반 위의 유리 밀폐용기도 떨어져 깨지면서 사방에 파편이 흩어졌고, 김 씨 발에선 피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문제의 냉장고는 김 씨가 2년 전인 2020년 7월 구매한 삼성전자 비스포크 일반형(RF85T92M1AP) 모델입니다. 냉장고 문짝의 색깔과 소재를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어 당시 가장 인기 있는 모델로 통합니다.

■삼성 수리기사 "들어본 적 없는 사고"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수리 기사에게 묻자 "강화유리 (선반) 폭발 사고는 들어본 적이 없다"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이어 김 씨에게 파손된 선반만 교체해주겠다면서 냉장고 앞의 유리 파편을 정리하고 떠났습니다.

그런데 크고 작은 유리 파편은 냉장고 채소칸, 문 손잡이 안쪽 등 구석구석에 흩어져 김 씨는 냉장고를 열 때마다 손을 베거나 파편을 발견하곤 한다고 했습니다. 재차 항의하자 서비스센터는 냉장고를 다시 청소하고, 냉장고 내부의 다른 선반도 교체해주기로 했습니다.

"강화유리 폭발 사고를 들어본 적 없다"는 서비스센터 측의 말과 달리 강화유리 파손 사고는 드물지 않습니다. 최근 삼성 비스포크 세탁기의 유리문 파손 사고는 물론 지금도 포털사이트에 '강화유리 폭발'을 검색하면 냉장고 선반 파손 사고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업계에서 드물게 벌어지는 일"

삼성전자에 공식 문의해봤습니다. 삼성전자는 "냉장고 강화유리 선반 파손 사고는 어느 제조사든 매년 극소수 일어나고 있다"며 "앞서 세탁기 특정모델의 접착 불량으로 발생한 강화유리 파손과는 결이 다르다"고 했습니다.

비스포크 세탁기 특정 모델의 연쇄 파손 사례와 달리 제품 자체 결함은 아니라는 겁니다. 실제로 포털사이트에서는 삼성뿐 아니라 다른 제조사 냉장고의 파손 사례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어 "저온의 냉장고 선반에 뜨거운 그릇을 올려놓거나 무게가 집중되는 등 피로가 쌓이면 깨질 수 있다"며 "해당 사고의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선반 교체와 못 먹게 된 음식값, 병원 치료비 등 피해를 보상했다"고 했습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탁기 강화유리 파손에 대해 사과하고 해당 모델 문짝을 모두 교체하기로 했다. (출처 : 삼성전자서비스 홈페이지) ■ 안전대책 없는 자파 현상

강화유리가 폭발하듯 스스로 깨지는 현상. '자파(自破) 현상'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강화유리는 일반 판유리의 공정 후반에 온도를 높였다가 빠르게 식히는 등의 과정을 통해 강도를 높인 유리인데, 불순물이 들어가거나 앞서 삼성 측 해명처럼 사용 시 피로가 쌓이면 이렇게 멀쩡했던 유리가 갑자기 폭발하듯 부서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최근 욕실 샤워부스나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 등으로 강화유리 쓰임이 늘어나면서입니다. 유리 품질 문제로 언제든 파손될 수 있고, 파편 등에 다칠 우려가 커진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유리 위에 필름을 붙이는 등 단순한 조치만으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면서 제조사가 소비자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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