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애타는 기다림…행불자 가족 “이번에는 꼭”

입력 2022.09.26 (21:27) 수정 2022.09.26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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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계엄군이 시민들을 암매장한 건 사실 무근이다" 전두환 씨가 회고록에서 주장했던 내용입니다.

5.18 단체가 가처분신청을 내면서 이 문구는 까맣게 칠해져 출간됐는데요.

이번 발표로, 전 씨의 주장, 새빨간 거짓이었다는 게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42년 넘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시민의 유골은 진실을 품은 채 땅 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아직도, 뼛조각조차 찾지 못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공식적으로만 76명, 비공식 실종자까지 포함하면 최소 200명 넘게 그날 뒤, 돌아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암매장 발견을 계기로 행방불명자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이어서 김정대 기잡니다.

[리포트]

5·18 때 행방불명된 아들 이재몽 씨를 기다린 세월이 어느덧 42년.

여든을 훌쩍 넘긴 차초강 씨는 봉분 없이 세운 묘에 아들의 뼛조각이라도 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차초강/5·18 행방불명자 이재몽 어머니 : "죽었으니 소식이 없지. 살았으면 여지껏 (안 돌아왔겠어) 이렇게 돼버린 일이니 뼈만 찾아서 오면 다른 고마움이 없지..."]

1980년 5월 21일, 집을 나선 뒤 사라진 일곱 살 이창현 군.

아버지는 어디서 시신이라도 나왔다고 하면 전국 곳곳을 쫓아가 확인했지만, 모두 허사였습니다.

[이귀복/5·18 행방불명자 이창현 아버지/지난해 5월 : "부모가 자식이 죽었는데 어디서 죽었는지도 모르고, 시체도 못 찾고... 지금 그놈이 살아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아들을 그리던 아버지는 끝내 한을 풀지 못한 채 최근 고인이 됐습니다.

남은 5·18 행불자는 76명, 신고는 됐지만 목격자나 증언이 부족해 인정을 받지 못한 행불자 수도 157명에 달합니다.

5·18 기념재단은 행방불명자와 암매장의 연결 고리가 확인된 만큼, 불인정 행불자에 대한 전수 조사도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진태/5·18 기념재단 상임이사 : "당시 현장에 있었던, 그리고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른 계엄군들이 지금 고백을 해야 할 때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강기정 광주시장은 진실 규명을 위해 정부와 국회의 초당적인 지원을 요청했고, 이용빈 국회의원은 5·18 진상조사위 활동 기간 연장에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월 단체들은 또 정부가 행방불명자의 명예 회복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이성현 이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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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6 21:27:10
    • 수정2022-09-26 21: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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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계엄군이 시민들을 암매장한 건 사실 무근이다" 전두환 씨가 회고록에서 주장했던 내용입니다.

5.18 단체가 가처분신청을 내면서 이 문구는 까맣게 칠해져 출간됐는데요.

이번 발표로, 전 씨의 주장, 새빨간 거짓이었다는 게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42년 넘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시민의 유골은 진실을 품은 채 땅 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아직도, 뼛조각조차 찾지 못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공식적으로만 76명, 비공식 실종자까지 포함하면 최소 200명 넘게 그날 뒤, 돌아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암매장 발견을 계기로 행방불명자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이어서 김정대 기잡니다.

[리포트]

5·18 때 행방불명된 아들 이재몽 씨를 기다린 세월이 어느덧 42년.

여든을 훌쩍 넘긴 차초강 씨는 봉분 없이 세운 묘에 아들의 뼛조각이라도 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차초강/5·18 행방불명자 이재몽 어머니 : "죽었으니 소식이 없지. 살았으면 여지껏 (안 돌아왔겠어) 이렇게 돼버린 일이니 뼈만 찾아서 오면 다른 고마움이 없지..."]

1980년 5월 21일, 집을 나선 뒤 사라진 일곱 살 이창현 군.

아버지는 어디서 시신이라도 나왔다고 하면 전국 곳곳을 쫓아가 확인했지만, 모두 허사였습니다.

[이귀복/5·18 행방불명자 이창현 아버지/지난해 5월 : "부모가 자식이 죽었는데 어디서 죽었는지도 모르고, 시체도 못 찾고... 지금 그놈이 살아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아들을 그리던 아버지는 끝내 한을 풀지 못한 채 최근 고인이 됐습니다.

남은 5·18 행불자는 76명, 신고는 됐지만 목격자나 증언이 부족해 인정을 받지 못한 행불자 수도 157명에 달합니다.

5·18 기념재단은 행방불명자와 암매장의 연결 고리가 확인된 만큼, 불인정 행불자에 대한 전수 조사도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진태/5·18 기념재단 상임이사 : "당시 현장에 있었던, 그리고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른 계엄군들이 지금 고백을 해야 할 때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강기정 광주시장은 진실 규명을 위해 정부와 국회의 초당적인 지원을 요청했고, 이용빈 국회의원은 5·18 진상조사위 활동 기간 연장에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월 단체들은 또 정부가 행방불명자의 명예 회복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이성현 이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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