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 택한 러시아…불확실성 커진 전쟁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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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7개월이 지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하루키우에서 철수하는 등 전황이 불리해지자 확전을 택한 모습입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월 21일 부분동원을 선포하고 자국의 안전보장을 위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우크라이나와 서방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각 오늘(27일) 러시아가 점령한 4개주에 대한 병합 투표도 마무리됩니다. 한국국방연구원 두진호 연구위원은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과 이 투표가 전쟁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쟁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아래는 두 위원과의 질의응답을 정리한 것입니다.
■러시아 국내적 동요·불만 불구, 예비군 30만명 동원령 내린 배경?
러시아 전쟁지도부가 부분동원을 선포한 것은 현재 러시아군이 수세에 몰려있다는 점과 전쟁의 장기화, 즉 장차작전을 고려한 조치로 볼 수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러시아군이 약 1,000km에 육박하는 전선을 유지하고 있다는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는데요. 결과적으로 ‘광정면의 전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병력과 장비 동원이 필수적이지만, 특별군사작전이 갖는 법적 한계로 인해 그동안 가능한 수단과 역량을 동원하지 못한 현실적 한계가 있었습니다.
여기에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군의 전투 피로가 지속적으로 축적되었고, 전선 곳곳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돌파구를 형성하면서 러시아군이 현재의 군사력으로 전선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과 최악의 경우 러시아 본토가 공격받을 수 있다는 상황 판단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러, '작전상 철수' 아닌 우크라이나 '기만작전'에 당한 것인가?
지난 9월 10일 러시아군은 이지움, 발라클레야, 쿠퍈스크 등 하르키우의 주요 요충지에서 병력을 철수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지난 7월 루한스크를 점령하자 헤르손과 자포리자 등 주로 남부 지역에서 대규모 반격작전을 예고했는데 실제는 하르키우 등 동부 축선에 전투력을 집중하면서 러시아군을 상대로 기만작전을 추구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기만작전을 통해 러시아군의 관심을 남부 지역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고, 상대적으로 러시아의 군사력 배비가 취약한 하르키우에 대한 역공격을 감행하여 러시아군의 하르키우 철수를 강요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에서 달성한 군사적 성과는 미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수차례 시뮬레이션 워게임을 통해 러시아군의 취약지점을 집요하게 파고든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군은 서방의 정보우위와 우크라이나군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하르키우에서 철수할 수 밖에 없었고, 러시아 국방부 및 총참모부는 이러한 상황이 전체 전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상황판단을 하면서 푸틴 대통령에게 부분동원을 건의하게 된 것입니다.
■러시아, 동원령 선포로 전쟁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까?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크라이나의 하르키우 성과와 러시아군의 부분동원 선포는 이번 전쟁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는 하르키우 수복 성과를 바탕으로 빼앗긴 영토를 수복하기 위해 현재의 공격기세를 유지하고자 할 것이고, 서방은 서방대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등 결속력을 강화하면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약화하고자 할 것입니다.
한편, 러시아는 부분동원과 전선 조정을 통해 군사력을 재정비하면서 대규모 반격작전을 준비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은 서방을 상대로 국가의 안위를 지키기 위한 것이며, 따라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러시아군의 대응 수위가 이전과 다른 강도로 나타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평가됩니다.
빼앗긴 영토를 회복하고자 하는 우크라이나 의지, 러시아의 영향력을 약화하고자 하는 서방의 정치적 의도, 그리고 러시아의 대응 의지가 강대강으로 충돌하면서 향후 우크라이나 사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나토의 군사력이 발트 국가 및 폴란드 등 러시아와 인접한 동유럽 국가에 밀도 있게 배치되고 있으며, 러시아 또한 나토의 군사력 확장에 대응해 국경 지역의 대세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서방은 물론 우크라이나 당국도 러시아의 계획된 돌발행동, 즉 핵무기 사용을 우려하는 것입니다.
■러시아가 점령중인 4개 주(州)의 병합투표 결과가 전쟁에 미칠 영향은?
지난 23일부터 현지시각 27일(오늘)까지 루한스크, 도네츠크, 자포리자, 헤르손에서는 러시아로의 병합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2014년 크림 병합 당시 투표율이 80%가 넘었고, 97%가 찬성한 바 있습니다.
이번 투표 결과도 압도적 찬성으로 4개 주가 러시아로의 병합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크림 지역이 안정화된 이후 2014년 5월에 푸틴 대통령이 크림의 심장부인 세바스토폴을 방문했던 것처럼, 가까운 시일 내에 푸틴 대통령의 돈바스 방문도 예상됩니다.
서방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미국, 유럽연합 등 주요 서방은 이번 투표 자체를 무효라고 강조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불법적 행태를 비난하고 있기 때문에 분리 지역의 러시아 병합을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문제는 4개 주가 러시아로의 병합이 완료된 이후입니다.
전쟁 발발 당시 루한스크, 도네츠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4개 주가 러시아 입장에서 우크라이나 나치 세력으로부터 억압받는 자국민 보호와 해방을 위한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투표 이후부터는 러시아의 지배를 받는 러시아의 영토가 됩니다.
러시아로 새롭게 병합될 4개 주에 대해 서방의 무기를 지원받는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은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됩니다.
이런 배경에서 투표 이후 러시아군 전쟁지도부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볼 수 있으며, 확전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것입니다.
부분동원을 통해 약 30만 명의 병력이 최소 1~2개월 내에 전선에 투입될 수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자국의 안전을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점, 러시아군이 전격적으로 부분동원을 시행하면서 국가 기능이 사실상 전시 체제로 전환된 점 등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러시아는 투표 이후 해당 지역에 대한 군사적 통제를 강화하면서 하르키우 및 오데사 지역으로 작전 지역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주민 투표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의 불확실성이 보다 심화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투표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가 더 극단적인 상황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이해 당사자는 물론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정전을 위한 평화협상을 촉구하는 등 인도적 참사가 최소화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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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전’ 택한 러시아…불확실성 커진 전쟁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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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9-27 13:21:46
- 수정2022-09-27 13:22:37
■러시아 국내적 동요·불만 불구, 예비군 30만명 동원령 내린 배경?
러시아 전쟁지도부가 부분동원을 선포한 것은 현재 러시아군이 수세에 몰려있다는 점과 전쟁의 장기화, 즉 장차작전을 고려한 조치로 볼 수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러시아군이 약 1,000km에 육박하는 전선을 유지하고 있다는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는데요. 결과적으로 ‘광정면의 전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병력과 장비 동원이 필수적이지만, 특별군사작전이 갖는 법적 한계로 인해 그동안 가능한 수단과 역량을 동원하지 못한 현실적 한계가 있었습니다.
여기에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군의 전투 피로가 지속적으로 축적되었고, 전선 곳곳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돌파구를 형성하면서 러시아군이 현재의 군사력으로 전선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과 최악의 경우 러시아 본토가 공격받을 수 있다는 상황 판단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러, '작전상 철수' 아닌 우크라이나 '기만작전'에 당한 것인가?
지난 9월 10일 러시아군은 이지움, 발라클레야, 쿠퍈스크 등 하르키우의 주요 요충지에서 병력을 철수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지난 7월 루한스크를 점령하자 헤르손과 자포리자 등 주로 남부 지역에서 대규모 반격작전을 예고했는데 실제는 하르키우 등 동부 축선에 전투력을 집중하면서 러시아군을 상대로 기만작전을 추구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기만작전을 통해 러시아군의 관심을 남부 지역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고, 상대적으로 러시아의 군사력 배비가 취약한 하르키우에 대한 역공격을 감행하여 러시아군의 하르키우 철수를 강요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에서 달성한 군사적 성과는 미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수차례 시뮬레이션 워게임을 통해 러시아군의 취약지점을 집요하게 파고든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군은 서방의 정보우위와 우크라이나군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하르키우에서 철수할 수 밖에 없었고, 러시아 국방부 및 총참모부는 이러한 상황이 전체 전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상황판단을 하면서 푸틴 대통령에게 부분동원을 건의하게 된 것입니다.
■러시아, 동원령 선포로 전쟁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까?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크라이나의 하르키우 성과와 러시아군의 부분동원 선포는 이번 전쟁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는 하르키우 수복 성과를 바탕으로 빼앗긴 영토를 수복하기 위해 현재의 공격기세를 유지하고자 할 것이고, 서방은 서방대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등 결속력을 강화하면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약화하고자 할 것입니다.
한편, 러시아는 부분동원과 전선 조정을 통해 군사력을 재정비하면서 대규모 반격작전을 준비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은 서방을 상대로 국가의 안위를 지키기 위한 것이며, 따라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러시아군의 대응 수위가 이전과 다른 강도로 나타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평가됩니다.
빼앗긴 영토를 회복하고자 하는 우크라이나 의지, 러시아의 영향력을 약화하고자 하는 서방의 정치적 의도, 그리고 러시아의 대응 의지가 강대강으로 충돌하면서 향후 우크라이나 사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나토의 군사력이 발트 국가 및 폴란드 등 러시아와 인접한 동유럽 국가에 밀도 있게 배치되고 있으며, 러시아 또한 나토의 군사력 확장에 대응해 국경 지역의 대세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서방은 물론 우크라이나 당국도 러시아의 계획된 돌발행동, 즉 핵무기 사용을 우려하는 것입니다.
■러시아가 점령중인 4개 주(州)의 병합투표 결과가 전쟁에 미칠 영향은?
지난 23일부터 현지시각 27일(오늘)까지 루한스크, 도네츠크, 자포리자, 헤르손에서는 러시아로의 병합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2014년 크림 병합 당시 투표율이 80%가 넘었고, 97%가 찬성한 바 있습니다.
이번 투표 결과도 압도적 찬성으로 4개 주가 러시아로의 병합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크림 지역이 안정화된 이후 2014년 5월에 푸틴 대통령이 크림의 심장부인 세바스토폴을 방문했던 것처럼, 가까운 시일 내에 푸틴 대통령의 돈바스 방문도 예상됩니다.
서방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미국, 유럽연합 등 주요 서방은 이번 투표 자체를 무효라고 강조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불법적 행태를 비난하고 있기 때문에 분리 지역의 러시아 병합을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문제는 4개 주가 러시아로의 병합이 완료된 이후입니다.
전쟁 발발 당시 루한스크, 도네츠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4개 주가 러시아 입장에서 우크라이나 나치 세력으로부터 억압받는 자국민 보호와 해방을 위한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투표 이후부터는 러시아의 지배를 받는 러시아의 영토가 됩니다.
러시아로 새롭게 병합될 4개 주에 대해 서방의 무기를 지원받는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은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됩니다.
이런 배경에서 투표 이후 러시아군 전쟁지도부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볼 수 있으며, 확전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것입니다.
부분동원을 통해 약 30만 명의 병력이 최소 1~2개월 내에 전선에 투입될 수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자국의 안전을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점, 러시아군이 전격적으로 부분동원을 시행하면서 국가 기능이 사실상 전시 체제로 전환된 점 등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러시아는 투표 이후 해당 지역에 대한 군사적 통제를 강화하면서 하르키우 및 오데사 지역으로 작전 지역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주민 투표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의 불확실성이 보다 심화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투표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가 더 극단적인 상황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이해 당사자는 물론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정전을 위한 평화협상을 촉구하는 등 인도적 참사가 최소화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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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진 기자 nodan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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