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 허위자백’ 故 박기래 씨, 47년 만에 재심서 무죄

입력 2022.09.27 (16:32) 수정 2022.09.2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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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정권 시절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17년간 옥살이를 한 고(故) 박기래 씨가 재심에서 무죄 판단을 받았습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2-1부(부장판사 김길량 진현민 김형진)는 오늘(27일)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던 박기래 씨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박 씨가 “적법한 영장 없이 보안사로 연행돼 외부와 연락이 차단된 채로 보안사 수사관에게 불법 체포돼 수사받은 사실을 알 수 있다”며 “수사 과정에서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볼만한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씨의 진술은 “불법 구금과 가혹 행위로 보안사에서 임의성 없는 진술을 한 뒤 그 심리 상태가 검찰 조사에서도 계속된 상태에서 동일하게 자백한 거라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진술의 임의성이란 본인의 의사와 판단에 따라 진술했는지를 말하는 것으로 형사소송법은 피고인 등의 진술이 임의로 된 것이 아니면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앞서 검찰은 박 씨가 수사기관에서는 허위 자백을 했더라도 법정에서 한 진술은 인정해야 한다며 박 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이 역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의 임의성 없는 심리상태가 법정 진술 당시에는 정상적으로 회복됐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는 한 불리한 법정 진술은 임의성을 부정하는 게 옳고, 함부로 유죄의 증거로 써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재판이 끝난 뒤 유족들은 재판부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박기래 씨의 아들 박창선 씨는 기자들을 만나 “간첩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어린 시절 구타를 당하고,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며 “이제라도 (아버지의) 명예가 회복돼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무죄가 확정되면 국가배상을 청구할 뜻도 밝혔습니다.

박기래 씨는 박정희 정권 시절 통일혁명당 재건위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1975년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통일혁명당 사건은 1968년 박정희 정권 당시 중앙정보부가 발표한 대규모 간첩단 사건으로 북한 지령을 받은 인사들이 통혁당을 결성해 반정부 활동을 했다는 내용입니다.

박 씨는 17년 동안 복역한 뒤 출소해 통일운동을 하다가 2012년 숨졌습니다

박 씨의 유족들은 2018년 박 씨의 재심을 청구했는데 법원은 박 씨가 불법 구금돼 수사 과정에서 고문을 받았고, 수사관으로부터 자백을 강요당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재심 개시를 결정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인천시 중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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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문 허위자백’ 故 박기래 씨, 47년 만에 재심서 무죄
    • 입력 2022-09-27 16:32:56
    • 수정2022-09-27 16:42:37
    사회
박정희 정권 시절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17년간 옥살이를 한 고(故) 박기래 씨가 재심에서 무죄 판단을 받았습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2-1부(부장판사 김길량 진현민 김형진)는 오늘(27일)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던 박기래 씨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박 씨가 “적법한 영장 없이 보안사로 연행돼 외부와 연락이 차단된 채로 보안사 수사관에게 불법 체포돼 수사받은 사실을 알 수 있다”며 “수사 과정에서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볼만한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씨의 진술은 “불법 구금과 가혹 행위로 보안사에서 임의성 없는 진술을 한 뒤 그 심리 상태가 검찰 조사에서도 계속된 상태에서 동일하게 자백한 거라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진술의 임의성이란 본인의 의사와 판단에 따라 진술했는지를 말하는 것으로 형사소송법은 피고인 등의 진술이 임의로 된 것이 아니면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앞서 검찰은 박 씨가 수사기관에서는 허위 자백을 했더라도 법정에서 한 진술은 인정해야 한다며 박 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이 역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의 임의성 없는 심리상태가 법정 진술 당시에는 정상적으로 회복됐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는 한 불리한 법정 진술은 임의성을 부정하는 게 옳고, 함부로 유죄의 증거로 써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재판이 끝난 뒤 유족들은 재판부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박기래 씨의 아들 박창선 씨는 기자들을 만나 “간첩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어린 시절 구타를 당하고,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며 “이제라도 (아버지의) 명예가 회복돼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무죄가 확정되면 국가배상을 청구할 뜻도 밝혔습니다.

박기래 씨는 박정희 정권 시절 통일혁명당 재건위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1975년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통일혁명당 사건은 1968년 박정희 정권 당시 중앙정보부가 발표한 대규모 간첩단 사건으로 북한 지령을 받은 인사들이 통혁당을 결성해 반정부 활동을 했다는 내용입니다.

박 씨는 17년 동안 복역한 뒤 출소해 통일운동을 하다가 2012년 숨졌습니다

박 씨의 유족들은 2018년 박 씨의 재심을 청구했는데 법원은 박 씨가 불법 구금돼 수사 과정에서 고문을 받았고, 수사관으로부터 자백을 강요당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재심 개시를 결정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인천시 중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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