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포고 피해자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입력 2022.09.30 (08:02) 수정 2022.09.3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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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법원이 군부 정권 시절 계엄 포고로 피해를 본 시민들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당시 실형을 살았던 부산대 학생 등 8명이 정신적 피해 보상금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장성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1979년 10월, 부산대학교 앞을 무장한 군인들이 삼엄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집회·시위 금지, 언론 출판 사전검열, 대학교 임시 휴교 등의 조치를 담은 계엄 포고 1호가 발령된 때입니다.

그때 부산대 학생이었던 조태원 씨 등 8명은 "허가 없이 옥외 시위를 했다"거나, "유언비어를 유포했다"는 등 계엄 포고를 위반한 혐의로 79년 10월부터 80년 사이 체포 구금돼 최대 징역 3년의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1990년대 재심을 신청해 모두 무죄를 받았고, 지난해에는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과 관련해 "정신적 손해에 대해 별도로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결정하자 소송을 냈습니다.

사건을 맡은 부산지법 민사 9부는 "계엄 포고가 집회 결사의 자유 등 국민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과 무효가 명백하다"며 이들에게 국가가 3천500만 원에서 3억 8천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판결 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 대법원 전원 합의체가 기존 판례를 바꿔 1975년 발령된 긴급조치 9호가 위법해 피해자들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한 법리를 적용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정재성/변호사/법률 대리인 : "워낙 오래된 사건들이고, 또 그 당시 관련된 사람들이 입을 열지 않기 때문에 그런 행위를 입증하기 상당히 어려워서 청구를 못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구체적인 입증 없이 이 사건과 같이 (청구할 수 있게 됐습니다.)"]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부마항쟁과 5.18민주화운동으로 생긴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 배상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장성길입니다.

영상편집:이동훈/그래픽: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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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엄 포고 피해자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 입력 2022-09-30 08:02:26
    • 수정2022-09-30 08:47:04
    뉴스광장(부산)
[앵커]

법원이 군부 정권 시절 계엄 포고로 피해를 본 시민들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당시 실형을 살았던 부산대 학생 등 8명이 정신적 피해 보상금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장성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1979년 10월, 부산대학교 앞을 무장한 군인들이 삼엄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집회·시위 금지, 언론 출판 사전검열, 대학교 임시 휴교 등의 조치를 담은 계엄 포고 1호가 발령된 때입니다.

그때 부산대 학생이었던 조태원 씨 등 8명은 "허가 없이 옥외 시위를 했다"거나, "유언비어를 유포했다"는 등 계엄 포고를 위반한 혐의로 79년 10월부터 80년 사이 체포 구금돼 최대 징역 3년의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1990년대 재심을 신청해 모두 무죄를 받았고, 지난해에는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과 관련해 "정신적 손해에 대해 별도로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결정하자 소송을 냈습니다.

사건을 맡은 부산지법 민사 9부는 "계엄 포고가 집회 결사의 자유 등 국민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과 무효가 명백하다"며 이들에게 국가가 3천500만 원에서 3억 8천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판결 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 대법원 전원 합의체가 기존 판례를 바꿔 1975년 발령된 긴급조치 9호가 위법해 피해자들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한 법리를 적용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정재성/변호사/법률 대리인 : "워낙 오래된 사건들이고, 또 그 당시 관련된 사람들이 입을 열지 않기 때문에 그런 행위를 입증하기 상당히 어려워서 청구를 못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구체적인 입증 없이 이 사건과 같이 (청구할 수 있게 됐습니다.)"]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부마항쟁과 5.18민주화운동으로 생긴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 배상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장성길입니다.

영상편집:이동훈/그래픽: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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