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물질’ 거품 소화약제 여전히 사용…실태 모르는 환경부

입력 2022.10.03 (07:13) 수정 2022.10.03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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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년 전 고양 저유소 화재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 불을 끄기 위해 3만 리터가 넘는 소화약제가 투입됐는데 인체에 치명적인 유해물질이 들어있다고 해서 논란이 됐습니다.

그런데 일선에선 여전히 사용 중이고, 환경부는 실태 파악도 못하고 있습니다.

한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7시간 동안 계속됐던 고양 저유소 화재.

불을 끄려고 거품 형태의 소화약제 3만여 리터가 투입됐습니다.

유해물질인 '과불화화합물'이 들어있는 소화약제가 쓰였다고 환경단체는 지적했습니다.

2년 전 김해에서 발생한 윤활유 창고 화재.

역시 다량의 거품 소화약제가 쓰였는데 인근 하천에서 물고기가 폐사해 유해성 논란이 일었습니다.

거품 소화약제를 제조할 때 들어가는 과불화화합물은 체내에 축적되면 생식 기능과 호르몬 등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어 국제 협약으로 사용이 금지돼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 협약 가입국이지만 2026년까지는 한시적으로 유류 화재 등에 한해 이 물질 사용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택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 회장 : "포(거품)가 날아다녀요, 가벼워서. 이게 퍼지다 보니까 그 주위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날아가고, 만약 그 위에 식수나 하천이 있으면 이건 오염이 되죠."]

하루 빨리 사용을 금지해야 한단 목소리가 잇따르자 소방당국은 단계적으로 친환경 제품 교체에 나섰지만 문제는 민간 시설입니다.

별다른 제재가 없어 정유회사의 저유소나 석유화학단지, 항공 시설 등에선 여전히 사용 중인 곳이 적지 않습니다.

[저유소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일부는 교체됐고 일부는 교체가 안 됐고. 몇 년 후부터는 완전히 신제품으로..."]

[소화약제 제조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일반 화재도 많이 사용하고요. 지하 주차장 시설에도 들어가고. 정유 회사들도 많이 쓰고..."]

하지만 감독 당국은 유해물질이 든 소화약제가 전국에서 얼마나 쓰이는지 실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대수/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 : "관계 기관과 협조하여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친환경 약제로 교체를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환경부는 KBS 취재가 시작되자 거품 소화약제 사용 실태를 전수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촬영기자:김상민/영상편집: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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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해물질’ 거품 소화약제 여전히 사용…실태 모르는 환경부
    • 입력 2022-10-03 07:13:50
    • 수정2022-10-03 07: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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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년 전 고양 저유소 화재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 불을 끄기 위해 3만 리터가 넘는 소화약제가 투입됐는데 인체에 치명적인 유해물질이 들어있다고 해서 논란이 됐습니다.

그런데 일선에선 여전히 사용 중이고, 환경부는 실태 파악도 못하고 있습니다.

한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7시간 동안 계속됐던 고양 저유소 화재.

불을 끄려고 거품 형태의 소화약제 3만여 리터가 투입됐습니다.

유해물질인 '과불화화합물'이 들어있는 소화약제가 쓰였다고 환경단체는 지적했습니다.

2년 전 김해에서 발생한 윤활유 창고 화재.

역시 다량의 거품 소화약제가 쓰였는데 인근 하천에서 물고기가 폐사해 유해성 논란이 일었습니다.

거품 소화약제를 제조할 때 들어가는 과불화화합물은 체내에 축적되면 생식 기능과 호르몬 등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어 국제 협약으로 사용이 금지돼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 협약 가입국이지만 2026년까지는 한시적으로 유류 화재 등에 한해 이 물질 사용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택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 회장 : "포(거품)가 날아다녀요, 가벼워서. 이게 퍼지다 보니까 그 주위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날아가고, 만약 그 위에 식수나 하천이 있으면 이건 오염이 되죠."]

하루 빨리 사용을 금지해야 한단 목소리가 잇따르자 소방당국은 단계적으로 친환경 제품 교체에 나섰지만 문제는 민간 시설입니다.

별다른 제재가 없어 정유회사의 저유소나 석유화학단지, 항공 시설 등에선 여전히 사용 중인 곳이 적지 않습니다.

[저유소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일부는 교체됐고 일부는 교체가 안 됐고. 몇 년 후부터는 완전히 신제품으로..."]

[소화약제 제조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일반 화재도 많이 사용하고요. 지하 주차장 시설에도 들어가고. 정유 회사들도 많이 쓰고..."]

하지만 감독 당국은 유해물질이 든 소화약제가 전국에서 얼마나 쓰이는지 실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대수/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 : "관계 기관과 협조하여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친환경 약제로 교체를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환경부는 KBS 취재가 시작되자 거품 소화약제 사용 실태를 전수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촬영기자:김상민/영상편집: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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