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1호 대구 측백나무숲…넝쿨 감기고 ‘고사’

입력 2022.10.05 (07:40) 수정 2022.10.05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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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1호는 대구에 있는 도동 측백나무숲입니다.

우리나라 최남단의 절벽에서 수백 그루의 측백나무가 자라 이 숲은 학술적 가치가 높은데, 최근 넝쿨과 잡목의 기세에 눌려 훼손 위기에 놓였습니다.

김지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가파른 절벽에 측백나무 7백여 그루가 매달린 듯 군락을 이뤘습니다.

1962년 정부가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1호로 지정한 도동 측백나무 숲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잎은 병들어 갈색으로 변했고, 일부는 바짝 말라버린 상황, 이미 5그루는 고사했습니다.

넝쿨과 잡목이 측백나무를 휘감아 생장을 방해한 데다 최근 가뭄까지 겹쳤기 때문입니다.

[서관교/대구 도평동 : "관광객들이 왔을 때 참 주민으로서 부끄럽습니다. 이 천연기념물 1호라는 이 앞에 서서 천연기념물이 어디 있냐고 물었을 때…."]

중국에서만 자라는 나무로 알려진 측백나무가 우리나라 최남단에 3만 5천여㎡ 규모의 숲을 이뤄 식물 분포학상 학술적 가치가 큰 곳입니다.

이 도동 측백나무숲은 공개 제한 지역으로 지정돼있어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출입할 수 있는 만큼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2천 년 초반 천백여 그루에 달했던 측백나무는 이제 7백여 그루로 급감한 상황, 넝쿨과 활엽수 등 경쟁목은 수시로 제거해야 하지만 작업은 일 년에 한 차례 뿐입니다.

측백나무가 뿌리를 내린 절벽 바위에서 잡목 제거는 까다롭고 위험해 한 해 예산 2천5백만 원으로는 인건비와 안전 장비 비용을 충당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대구 동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예산이) 부족한 건 사실입니다. 연 2~3회 정도 늘려서 예산을 좀 더 받아서, 분기별로 할 수 있도록 그 부분도 문화재청과 지금 협의하고 있거든요."]

제모습을 잃어가는 자연 유산 보존을 위해 서식 환경을 개선할 제도적 보완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김지홍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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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연기념물 1호 대구 측백나무숲…넝쿨 감기고 ‘고사’
    • 입력 2022-10-05 07:40:26
    • 수정2022-10-05 07:4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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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1호는 대구에 있는 도동 측백나무숲입니다.

우리나라 최남단의 절벽에서 수백 그루의 측백나무가 자라 이 숲은 학술적 가치가 높은데, 최근 넝쿨과 잡목의 기세에 눌려 훼손 위기에 놓였습니다.

김지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가파른 절벽에 측백나무 7백여 그루가 매달린 듯 군락을 이뤘습니다.

1962년 정부가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1호로 지정한 도동 측백나무 숲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잎은 병들어 갈색으로 변했고, 일부는 바짝 말라버린 상황, 이미 5그루는 고사했습니다.

넝쿨과 잡목이 측백나무를 휘감아 생장을 방해한 데다 최근 가뭄까지 겹쳤기 때문입니다.

[서관교/대구 도평동 : "관광객들이 왔을 때 참 주민으로서 부끄럽습니다. 이 천연기념물 1호라는 이 앞에 서서 천연기념물이 어디 있냐고 물었을 때…."]

중국에서만 자라는 나무로 알려진 측백나무가 우리나라 최남단에 3만 5천여㎡ 규모의 숲을 이뤄 식물 분포학상 학술적 가치가 큰 곳입니다.

이 도동 측백나무숲은 공개 제한 지역으로 지정돼있어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출입할 수 있는 만큼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2천 년 초반 천백여 그루에 달했던 측백나무는 이제 7백여 그루로 급감한 상황, 넝쿨과 활엽수 등 경쟁목은 수시로 제거해야 하지만 작업은 일 년에 한 차례 뿐입니다.

측백나무가 뿌리를 내린 절벽 바위에서 잡목 제거는 까다롭고 위험해 한 해 예산 2천5백만 원으로는 인건비와 안전 장비 비용을 충당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대구 동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예산이) 부족한 건 사실입니다. 연 2~3회 정도 늘려서 예산을 좀 더 받아서, 분기별로 할 수 있도록 그 부분도 문화재청과 지금 협의하고 있거든요."]

제모습을 잃어가는 자연 유산 보존을 위해 서식 환경을 개선할 제도적 보완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김지홍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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