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40% “영어 상용 반대”…시의회 ‘졸속 추진’

입력 2022.10.06 (19:26) 수정 2022.10.06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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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시가 추진하는 '영어상용도시' 사업이 시작도 하기 전부터 삐걱대는 모양새입니다.

부산 시민 40%가 이 사업에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데다, 시의회도 정당성이 떨어진다며 제동을 걸었습니다.

보도에 이이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상에서 영어 사용을 늘려 도시 수준을 높이자는 취지로 추진되는 '영어상용도시' 조성 사업.

부산 시민들은 이 사업을 어떻게 생각할까.

한글 관련 단체들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시민 5백 명에게 물었습니다.

실크 사업 추진을 놓고 찬반을 묻는 질문에 41%가 '반대', 28%가 '찬성'한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공공 부문의 문서와 정책 이름에 영어가 쓰이면 불편하다는 응답 65%, 공공시설이나 표지판에 있는 영어가 불편하다는 답 58%로, 시민 상당 수가 알 권리 침해를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건범/한글문화연대 대표 : "부산시에서 그동안 내세웠던 '영어상용도시'라는 구호도 그렇지만, 각각의 정책이 사실 부산 시민의 생각과 너무나 거리가 먼 정책이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 것 같습니다."]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도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부산시의회는 부산시의 영어상용도시 사업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동의안 심사를 보류했습니다.

4백억 원이 넘게 드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제대로 된 배경 설명조차 없었고, 목적을 달성할지도 알 수 없는 데다 이미 실패한 다른 지역의 사례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김광명/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장 : "시장 공약이라고 이렇게 그냥 밀어붙이는 느낌, 준비가 안 된 상태인데 일단 업무협약부터 해 놓고 추진단에서 해 나가겠다(는 식인 거죠.)"]

부산시는 '영어상용'이라는 단어가 주는 거부감을 의식해 아예 사업 명칭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반대 여론에다 의회의 제동까지 더해져 정책의 명분을 살리기는 어려워졌습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그래픽:최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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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 40% “영어 상용 반대”…시의회 ‘졸속 추진’
    • 입력 2022-10-06 19:26:06
    • 수정2022-10-06 19:54:09
    뉴스7(부산)
[앵커]

부산시가 추진하는 '영어상용도시' 사업이 시작도 하기 전부터 삐걱대는 모양새입니다.

부산 시민 40%가 이 사업에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데다, 시의회도 정당성이 떨어진다며 제동을 걸었습니다.

보도에 이이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상에서 영어 사용을 늘려 도시 수준을 높이자는 취지로 추진되는 '영어상용도시' 조성 사업.

부산 시민들은 이 사업을 어떻게 생각할까.

한글 관련 단체들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시민 5백 명에게 물었습니다.

실크 사업 추진을 놓고 찬반을 묻는 질문에 41%가 '반대', 28%가 '찬성'한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공공 부문의 문서와 정책 이름에 영어가 쓰이면 불편하다는 응답 65%, 공공시설이나 표지판에 있는 영어가 불편하다는 답 58%로, 시민 상당 수가 알 권리 침해를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건범/한글문화연대 대표 : "부산시에서 그동안 내세웠던 '영어상용도시'라는 구호도 그렇지만, 각각의 정책이 사실 부산 시민의 생각과 너무나 거리가 먼 정책이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 것 같습니다."]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도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부산시의회는 부산시의 영어상용도시 사업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동의안 심사를 보류했습니다.

4백억 원이 넘게 드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제대로 된 배경 설명조차 없었고, 목적을 달성할지도 알 수 없는 데다 이미 실패한 다른 지역의 사례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김광명/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장 : "시장 공약이라고 이렇게 그냥 밀어붙이는 느낌, 준비가 안 된 상태인데 일단 업무협약부터 해 놓고 추진단에서 해 나가겠다(는 식인 거죠.)"]

부산시는 '영어상용'이라는 단어가 주는 거부감을 의식해 아예 사업 명칭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반대 여론에다 의회의 제동까지 더해져 정책의 명분을 살리기는 어려워졌습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그래픽:최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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