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낙랑 박물관 준공…“평양이 고조선 중심” 외

입력 2022.10.08 (08:21) 수정 2022.10.0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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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설화,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 설화를 담은 북한의 만화입니다.

낙랑은 역사서 <삼국사기>에도 나오는데요.

그런데 북한은 이 낙랑국이 중국 한나라가 세운 게 아니라, 멸망한 고조선의 유민들이 세웠다고 주장합니다.

최근 평양에 박물관까지 만들어 문을 열었는데요.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같은 무력 증강에 열을 올리는 북한이 한편으론 역사 문제에 공을 들이는데 그 이유와 의도가 있습니다.

<요즘 북한은>, 첫 소식 입니다.

[리포트]

붉은 기와지붕을 얹은 전통 양식의 박물관이 평양에 들어섰습니다.

최근 준공식을 마친 ‘락랑(낙랑)박물관’입니다.

이 지역 고분들에서 발굴했다는 낙랑문화의 생활용품과 무기 등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김명식/‘락랑(낙랑)박물관’ 관장 : "기원전 3세기 이전부터 기원후 4세기 전반기까지 고조선 말기의 주민들과 그 유민들이 남긴 역사 유물들이 약 2,000여 점 진열 전시되어 있습니다."]

북한은 낙랑문화가 고조선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고조선이 무너지자 평양 일대의 유민들이 낙랑국을 세웠다는 주장인데요.

이에 대한 우리 역사학계의 의견은 다소 엇갈립니다.

중국 한무제가 고조선을 무너뜨리고 세운 이른바 한사군의 하나가 낙랑군으로, 지금의 평양에 있었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박선미/동북아역사재단 한국고중세사연구소장 : "북한은 낙랑국과 낙랑군을 별개의 국가로 보기 때문에 전시된 유물이 고조선 유민들이 교역을 통해서 들여온 물품이라고 주장하는데요. 국내에선 평양에 낙랑군과 낙랑국이 함께 있었다고 보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지만 대체로는 이 둘을 같은 곳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북한은 1993년 단군과 부인의 인골을 평양 대박산에서 발견했다고 발표했고, 단군릉을 복원한 뒤 이듬해 공개했습니다.

여기에 ‘낙랑’을 고조선을 계승한 국가로 보고 평양에 박물관까지 준공한 건 민족사의 정통성이 평양에, 더 나아가 북한에 있다는 주장이란 분석입니다.

[박선미/동북아역사재단 한국고중세사연구소장 : "고조선은 우리 민족의 뿌리라는 상징성이 있습니다. 북한은 고조선과 낙랑문화를 연결시켜서 평양에는 한군현(한사군)이 설치된 적이 없음을 강조하고 동시에 고조선 이후 줄곧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현재의 북한에 계승됐다고 하는 관점을 이번 박물관 건설로 공식화하고자 한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안팎의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 역사적인 자부심을 고취해 주민들을 하나로 묶고, 정권을 합리화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앵커]

최근 우리나라에선 미술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매시장이 활황인데요.

북한에선 어떤 그림들을 그릴까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지난달 북한에선 전국미술전람회가 열렸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나 열병식, 코로나19 방역 활동을 다룬 그림들이 대다수인데, 일상을 소재로 한 작품들도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벽면을 가득 채운 미술 작품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합니다.

최고지도자와 당의 업적을 기리거나, 방역 활동이나 청년건설자 등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최철림/문화성 책임부원 : "최대비상방역 기간에 인민군 군인들의 투쟁 모습을 반영한 작품들, 그리고 우리 공화국의 위력을 보여주는 열병식 지휘 작품들이 전시되었으며 애국주의 주제의 작품들도 여러 편 전시되었습니다."]

특히 이 판화는 사람들의 발길을 모았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이 내놓은 1호 약품을 받고 기뻐하는 주민과 군의 부문 전투원들의 활동을 보여줍니다.

[김서철/중앙미술창작사 미술가 : "우리 인민군 보건 전사들의 투쟁 모습을 깊은 감명 속에 받아 안고 이 작품을 창작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4월의 열병식을 화폭에 담아 무력을 과시하는 장면도 담았는데요.

[심원석/중앙미술창작사 미술가 : "훌륭히 거행된 열병식을 형상함으로써 우리 공화국의 무지 막강한 국력을 그대로 형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창작하였습니다."]

한편으로 명소와 일상의 소소한 풍경도 화폭에 담았습니다.

송신 송화 거리와 새로 조성된 평양의 고급 주택지구 경루동을 배경으로 그린 작품들인데요.

이 미술가는 경루동 주택에 입주했을 당시의 감격을 작품으로 남겼습니다.

[고수진/만수대창작사 미술가 : "경루동 주민이 되는 남다른 영광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이 크나큰 감격과 기쁨을 미술작품으로 형상한 것은 미술가의 응당한 의무일 뿐 아니라 국민의 의당한 도리라고 생각해서 이 작품을 창작했습니다."]

우리에게 향유와 함께 투자의 대상인 미술.

북한은 이를 내부 결속은 물론 때론 외화벌이에 활용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창작 활동의 중요한 지침으로 사회주의 정책의 사상성을 반영한 ‘주체 미술’을 강조하는 등 예술에 대한 생각도 우리와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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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북한은] 낙랑 박물관 준공…“평양이 고조선 중심” 외
    • 입력 2022-10-08 08:21:04
    • 수정2022-10-08 09:3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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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설화,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 설화를 담은 북한의 만화입니다.

낙랑은 역사서 <삼국사기>에도 나오는데요.

그런데 북한은 이 낙랑국이 중국 한나라가 세운 게 아니라, 멸망한 고조선의 유민들이 세웠다고 주장합니다.

최근 평양에 박물관까지 만들어 문을 열었는데요.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같은 무력 증강에 열을 올리는 북한이 한편으론 역사 문제에 공을 들이는데 그 이유와 의도가 있습니다.

<요즘 북한은>, 첫 소식 입니다.

[리포트]

붉은 기와지붕을 얹은 전통 양식의 박물관이 평양에 들어섰습니다.

최근 준공식을 마친 ‘락랑(낙랑)박물관’입니다.

이 지역 고분들에서 발굴했다는 낙랑문화의 생활용품과 무기 등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김명식/‘락랑(낙랑)박물관’ 관장 : "기원전 3세기 이전부터 기원후 4세기 전반기까지 고조선 말기의 주민들과 그 유민들이 남긴 역사 유물들이 약 2,000여 점 진열 전시되어 있습니다."]

북한은 낙랑문화가 고조선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고조선이 무너지자 평양 일대의 유민들이 낙랑국을 세웠다는 주장인데요.

이에 대한 우리 역사학계의 의견은 다소 엇갈립니다.

중국 한무제가 고조선을 무너뜨리고 세운 이른바 한사군의 하나가 낙랑군으로, 지금의 평양에 있었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박선미/동북아역사재단 한국고중세사연구소장 : "북한은 낙랑국과 낙랑군을 별개의 국가로 보기 때문에 전시된 유물이 고조선 유민들이 교역을 통해서 들여온 물품이라고 주장하는데요. 국내에선 평양에 낙랑군과 낙랑국이 함께 있었다고 보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지만 대체로는 이 둘을 같은 곳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북한은 1993년 단군과 부인의 인골을 평양 대박산에서 발견했다고 발표했고, 단군릉을 복원한 뒤 이듬해 공개했습니다.

여기에 ‘낙랑’을 고조선을 계승한 국가로 보고 평양에 박물관까지 준공한 건 민족사의 정통성이 평양에, 더 나아가 북한에 있다는 주장이란 분석입니다.

[박선미/동북아역사재단 한국고중세사연구소장 : "고조선은 우리 민족의 뿌리라는 상징성이 있습니다. 북한은 고조선과 낙랑문화를 연결시켜서 평양에는 한군현(한사군)이 설치된 적이 없음을 강조하고 동시에 고조선 이후 줄곧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현재의 북한에 계승됐다고 하는 관점을 이번 박물관 건설로 공식화하고자 한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안팎의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 역사적인 자부심을 고취해 주민들을 하나로 묶고, 정권을 합리화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앵커]

최근 우리나라에선 미술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매시장이 활황인데요.

북한에선 어떤 그림들을 그릴까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지난달 북한에선 전국미술전람회가 열렸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나 열병식, 코로나19 방역 활동을 다룬 그림들이 대다수인데, 일상을 소재로 한 작품들도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벽면을 가득 채운 미술 작품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합니다.

최고지도자와 당의 업적을 기리거나, 방역 활동이나 청년건설자 등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최철림/문화성 책임부원 : "최대비상방역 기간에 인민군 군인들의 투쟁 모습을 반영한 작품들, 그리고 우리 공화국의 위력을 보여주는 열병식 지휘 작품들이 전시되었으며 애국주의 주제의 작품들도 여러 편 전시되었습니다."]

특히 이 판화는 사람들의 발길을 모았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이 내놓은 1호 약품을 받고 기뻐하는 주민과 군의 부문 전투원들의 활동을 보여줍니다.

[김서철/중앙미술창작사 미술가 : "우리 인민군 보건 전사들의 투쟁 모습을 깊은 감명 속에 받아 안고 이 작품을 창작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4월의 열병식을 화폭에 담아 무력을 과시하는 장면도 담았는데요.

[심원석/중앙미술창작사 미술가 : "훌륭히 거행된 열병식을 형상함으로써 우리 공화국의 무지 막강한 국력을 그대로 형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창작하였습니다."]

한편으로 명소와 일상의 소소한 풍경도 화폭에 담았습니다.

송신 송화 거리와 새로 조성된 평양의 고급 주택지구 경루동을 배경으로 그린 작품들인데요.

이 미술가는 경루동 주택에 입주했을 당시의 감격을 작품으로 남겼습니다.

[고수진/만수대창작사 미술가 : "경루동 주민이 되는 남다른 영광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이 크나큰 감격과 기쁨을 미술작품으로 형상한 것은 미술가의 응당한 의무일 뿐 아니라 국민의 의당한 도리라고 생각해서 이 작품을 창작했습니다."]

우리에게 향유와 함께 투자의 대상인 미술.

북한은 이를 내부 결속은 물론 때론 외화벌이에 활용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창작 활동의 중요한 지침으로 사회주의 정책의 사상성을 반영한 ‘주체 미술’을 강조하는 등 예술에 대한 생각도 우리와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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