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요금은 오르는데…버려지는 ‘에너지 바우처’

입력 2022.10.10 (21:51) 수정 2022.10.10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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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생활고에 시달리던 세 모녀가 마지막 월세와 공과금을 남긴 채 세상을 등진 '송파 세 모녀 사건'.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취약계층에 전기와 가스 요금을 지원해주는 에너지 바우처 사업이 8년째 시행 중인데요.

전기 요금이 계속 오르는데도 전남에서 이 제도를 이용하지 못하는 취약계층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습니다.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0년 넘게 홀로 살고 있는 86살 A씨.

기초생활수급자라서 매달 생계 급여 45만 원과 10kg 쌀 한 포대를 지원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형편이 어렵다 보니 겨울에 전기장판도 맘 놓고 틀지 못합니다.

전기요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에너지 바우처 대상자인데도 한글을 몰라 신청하지 못한 겁니다.

[A 씨/기초생활수급자 : "어디서 뭐 오면 얼른 읽어봐야 되는데 (한글을) 못 읽으니까 애가 타 죽겠어. 가지고 가서 누구한테 읽어달라고 하기도 부끄럽고..."]

이렇게 에너지 바우처 지급 신청서를 작성하면 지원 받을 수 있지만, A씨와 같은 어르신이 스스로 알고 신청하기 쉽지 않습니다.

한국에너지공단과 지역 복지센터도 우편이나 문자로 알리지만 제대로 전달되지 않거나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같은 이유로 전남 지역 에너지 바우처 3만6천 여 가구 가운데 25%인 9천 여 가구가 바우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령인구가 많아 에너지 바우처 미사용률이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이렇게 사용하지 못한 바우처 지원금이 전남에서만 연간 10억 원이 넘습니다.

또, 이번 달부터 전기와 가스 요금이 크게 올라 취약계층은 더욱 버티기 어려운 상황.

제2의 세 모녀 사건 방지를 위해 에너지 바우처 제도를 도입한 만큼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 확대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촬영기자:이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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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 요금은 오르는데…버려지는 ‘에너지 바우처’
    • 입력 2022-10-10 21:51:09
    • 수정2022-10-10 22:17:54
    뉴스9(광주)
[앵커]

생활고에 시달리던 세 모녀가 마지막 월세와 공과금을 남긴 채 세상을 등진 '송파 세 모녀 사건'.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취약계층에 전기와 가스 요금을 지원해주는 에너지 바우처 사업이 8년째 시행 중인데요.

전기 요금이 계속 오르는데도 전남에서 이 제도를 이용하지 못하는 취약계층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습니다.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0년 넘게 홀로 살고 있는 86살 A씨.

기초생활수급자라서 매달 생계 급여 45만 원과 10kg 쌀 한 포대를 지원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형편이 어렵다 보니 겨울에 전기장판도 맘 놓고 틀지 못합니다.

전기요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에너지 바우처 대상자인데도 한글을 몰라 신청하지 못한 겁니다.

[A 씨/기초생활수급자 : "어디서 뭐 오면 얼른 읽어봐야 되는데 (한글을) 못 읽으니까 애가 타 죽겠어. 가지고 가서 누구한테 읽어달라고 하기도 부끄럽고..."]

이렇게 에너지 바우처 지급 신청서를 작성하면 지원 받을 수 있지만, A씨와 같은 어르신이 스스로 알고 신청하기 쉽지 않습니다.

한국에너지공단과 지역 복지센터도 우편이나 문자로 알리지만 제대로 전달되지 않거나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같은 이유로 전남 지역 에너지 바우처 3만6천 여 가구 가운데 25%인 9천 여 가구가 바우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령인구가 많아 에너지 바우처 미사용률이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이렇게 사용하지 못한 바우처 지원금이 전남에서만 연간 10억 원이 넘습니다.

또, 이번 달부터 전기와 가스 요금이 크게 올라 취약계층은 더욱 버티기 어려운 상황.

제2의 세 모녀 사건 방지를 위해 에너지 바우처 제도를 도입한 만큼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 확대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촬영기자:이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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