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못 들어가는 길…비상 소화장치도 절반뿐

입력 2022.10.13 (19:20) 수정 2022.10.1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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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이 났을 때 소방차가 들어가기 힘든 좁은 길이 부산에서만 100곳이 넘습니다.

그래서 초기에 불을 끌 수 있게 비상 소화장치를 두고 있지만 설치된 곳이 절반에 불과합니다.

보도에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주택가에서 난 이 불로 40대 장애인이 숨졌습니다.

소방차가 6분 만에 집 주변에 도착했지만, 좁은 골목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고 150m 떨어진 곳에서부터 소방호스를 끌어오느라 불길을 잡는 게 더뎠습니다.

소방차가 원활하게 드나들기 위해서는 적어도 도로의 폭이 3미터는 돼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곳은 얼마나 되는지 제가 직접 자로 재보겠습니다.

1m 40cm에 그칩니다.

이렇게 소방차가 오가기 힘든 지역이 부산에서만 119곳에 이릅니다.

스프링클러 같은 소방장치도 없고, 오래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작은 불씨가 큰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주민 : "아무래도 불안하죠. 여기 (불법으로) 차를 대어놓으면 소방차 못 올라와요. 만약에 불이 나면 우리는 홀랑 태우지 어떻게 하겠어요."]

이런 지역에서 불이 날 경우 초기 진화를 돕는 것이 바로 비상 소화장치입니다.

길 가운데 소화전과 소방호스 같은 장비가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부산에서 소방차가 들어가기 힘든 지역 중 비상 소화장치가 설치된 곳은 52%로,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전국 7개 특·광역시 중 가장 낮을 뿐 아니라 전국 평균인 72%에도 못 미칩니다.

[최준호/부경대학교 소방공학과 교수 : "과거 방재공원 조성 사업처럼 상수도와 연결된 옥외 소화전을 설치하고, 자위소방대를 편성해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도 있습니다."]

또 상습 불법 주·정차 등 소방차 진입을 가로막는 요인도 함께 없애나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그래픽:최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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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방차 못 들어가는 길…비상 소화장치도 절반뿐
    • 입력 2022-10-13 19:20:25
    • 수정2022-10-14 09:53:12
    뉴스7(부산)
[앵커]

불이 났을 때 소방차가 들어가기 힘든 좁은 길이 부산에서만 100곳이 넘습니다.

그래서 초기에 불을 끌 수 있게 비상 소화장치를 두고 있지만 설치된 곳이 절반에 불과합니다.

보도에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주택가에서 난 이 불로 40대 장애인이 숨졌습니다.

소방차가 6분 만에 집 주변에 도착했지만, 좁은 골목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고 150m 떨어진 곳에서부터 소방호스를 끌어오느라 불길을 잡는 게 더뎠습니다.

소방차가 원활하게 드나들기 위해서는 적어도 도로의 폭이 3미터는 돼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곳은 얼마나 되는지 제가 직접 자로 재보겠습니다.

1m 40cm에 그칩니다.

이렇게 소방차가 오가기 힘든 지역이 부산에서만 119곳에 이릅니다.

스프링클러 같은 소방장치도 없고, 오래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작은 불씨가 큰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주민 : "아무래도 불안하죠. 여기 (불법으로) 차를 대어놓으면 소방차 못 올라와요. 만약에 불이 나면 우리는 홀랑 태우지 어떻게 하겠어요."]

이런 지역에서 불이 날 경우 초기 진화를 돕는 것이 바로 비상 소화장치입니다.

길 가운데 소화전과 소방호스 같은 장비가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부산에서 소방차가 들어가기 힘든 지역 중 비상 소화장치가 설치된 곳은 52%로,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전국 7개 특·광역시 중 가장 낮을 뿐 아니라 전국 평균인 72%에도 못 미칩니다.

[최준호/부경대학교 소방공학과 교수 : "과거 방재공원 조성 사업처럼 상수도와 연결된 옥외 소화전을 설치하고, 자위소방대를 편성해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도 있습니다."]

또 상습 불법 주·정차 등 소방차 진입을 가로막는 요인도 함께 없애나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그래픽:최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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