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직상담 했는데 ‘연락 두절’ 분류…3,128명이 사각지대에

입력 2022.10.13 (21:25) 수정 2022.10.13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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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위기 가구로 분류되고도 목숨을 잃은 11명 중에는 연락이 두절됐다는 이유로 복지 대상에서 빠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자체에서 연락을 시도한 건 한두차례 전화와 방문 뿐이었고 당사자가 구직신청을 한 사실도 복지 담당 부서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지원에서 누락된 사람이 '3천 명'이 넘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단독 보도, 이도윤 기자가 이어갑니다.

[리포트]

63살 김 모 씨는 지난 6월 집에서 홀로 숨졌습니다.

지난해 실직한 뒤 올 초부터 실업급여도 끊긴 상태였습니다.

3월 들어 정부가 김 씨를 '위기 가구'로 분류하긴 했는데, 두 달 만에 복지 대상에서 제외시켰습니다.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김 씨는 한 달 뒤 집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김 씨는 당국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실직 후 면사무소에 찾아가 일자리 상담까지 받았던 겁니다.

[면사무소 일자리 담당 직원/음성변조 : "제가 신청 받았는데 기억이 나거든요. 조건이 안 돼서 떨어지신 거로 알아요."]

이런 사정이, 같은 면사무소 안에서도 위기 가구 관리 담당자에겐 공유되지 않았습니다.

[면사무소 복지 담당 직원/음성변조 : "그 자료를 알 수가 없어요. 개인정보에 대한 거는 안 돼요 이게. 원칙이 정보 제공하면 안 돼요."]

결국 김 씨의 형편을 모르는 채로, 복지 담당 부서는 두 번의 전화·한 번의 방문 끝에 연락 두절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한 번 그렇게 분류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년 동안 지원 대상에서 배제됩니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 관계자/음성변조 : "'데이터'만 보고 있잖아요, 실질적으로 그 가구의 대상자들 삶을 제가 눈으로 직접 보진 못하잖아요."]

[강선우/국회 보건복지 위원 : "'정보'에 지나치게 의존을 하다 보니까 '현장' 상황을 그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아요."]

당사자가 SOS 신호를 보내도, '자기 부서 일' 아니면 담당 공무원들은 모르기 일쑤.

그렇게 '연락 두절자' 등의 신세가 돼 지원에서 누락돼 있는 사람 수가 3천 명이 넘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제 2의 '수원 세 모녀' '송파 세 모녀'가, 그 중에서 또 나오지 않는단 보장이 없습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기자:조승연 이제우/영상편집: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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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구직상담 했는데 ‘연락 두절’ 분류…3,128명이 사각지대에
    • 입력 2022-10-13 21:25:08
    • 수정2022-10-13 22:16:45
    뉴스 9
[앵커]

이렇게 위기 가구로 분류되고도 목숨을 잃은 11명 중에는 연락이 두절됐다는 이유로 복지 대상에서 빠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자체에서 연락을 시도한 건 한두차례 전화와 방문 뿐이었고 당사자가 구직신청을 한 사실도 복지 담당 부서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지원에서 누락된 사람이 '3천 명'이 넘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단독 보도, 이도윤 기자가 이어갑니다.

[리포트]

63살 김 모 씨는 지난 6월 집에서 홀로 숨졌습니다.

지난해 실직한 뒤 올 초부터 실업급여도 끊긴 상태였습니다.

3월 들어 정부가 김 씨를 '위기 가구'로 분류하긴 했는데, 두 달 만에 복지 대상에서 제외시켰습니다.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김 씨는 한 달 뒤 집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김 씨는 당국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실직 후 면사무소에 찾아가 일자리 상담까지 받았던 겁니다.

[면사무소 일자리 담당 직원/음성변조 : "제가 신청 받았는데 기억이 나거든요. 조건이 안 돼서 떨어지신 거로 알아요."]

이런 사정이, 같은 면사무소 안에서도 위기 가구 관리 담당자에겐 공유되지 않았습니다.

[면사무소 복지 담당 직원/음성변조 : "그 자료를 알 수가 없어요. 개인정보에 대한 거는 안 돼요 이게. 원칙이 정보 제공하면 안 돼요."]

결국 김 씨의 형편을 모르는 채로, 복지 담당 부서는 두 번의 전화·한 번의 방문 끝에 연락 두절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한 번 그렇게 분류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년 동안 지원 대상에서 배제됩니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 관계자/음성변조 : "'데이터'만 보고 있잖아요, 실질적으로 그 가구의 대상자들 삶을 제가 눈으로 직접 보진 못하잖아요."]

[강선우/국회 보건복지 위원 : "'정보'에 지나치게 의존을 하다 보니까 '현장' 상황을 그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아요."]

당사자가 SOS 신호를 보내도, '자기 부서 일' 아니면 담당 공무원들은 모르기 일쑤.

그렇게 '연락 두절자' 등의 신세가 돼 지원에서 누락돼 있는 사람 수가 3천 명이 넘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제 2의 '수원 세 모녀' '송파 세 모녀'가, 그 중에서 또 나오지 않는단 보장이 없습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기자:조승연 이제우/영상편집: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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