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으나마나한 ‘절수 규칙’…법 어기는 학교들

입력 2022.10.18 (06:42) 수정 2022.10.18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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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는 지난 2014년, 물 절약을 위해 변기의 1회 물 사용량이 6L를 넘지 않도록 법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나 교육 현장인 초·중·고등학교에서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물을 담아 쓰는 담수형 대신 바로 배관과 연결된 직수형을 쓰고 있어서 그런 건데, 왜 그런지 이승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중학교 화장실, 물을 내려봤습니다.

밸브를 누르는 대로 물은 멈추지 않고 나옵니다.

2014년 이후 수도법에 따라 1회 양변기 물 사용량은 6L 이하로 제한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곳만 그럴까?

2016년 이후 개교된 수도권 초·중·고등학교 17곳의 물 사용량을 측정해봤습니다.

17곳 모두 '1회 6L 이하 물 사용량' 기준을 지키는 곳은 없었습니다.

모두 밸브를 누르는 대로 물이 나오는 방식인데, 밸브를 1~2초가량만 더 눌러도 15~20L가량의 물이 사용됐습니다.

모두 정부 인증을 받은 제품이지만 사용 방법에 따라 기준치를 훌쩍 넘는 겁니다.

[하승재/한국물순환협회 회장 : "절수형 변기라고 한다면 물 사용량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하고, 한 번 내려갈 때 유량을 제대로 (지킬 수) 있도록 그렇게 만들어야 되겠죠."]

담수형이 물 사용량을 관리하기엔 용이하지만 막힘 등 관리가 어렵고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대부분 직수형을 쓰고 있습니다.

'1회 6L 이하 물 사용량'을 지키지 않을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이 가능하지만 지난 8년간 한 건도 적발된 경우가 없었습니다.

교육청은 모두 정부 인증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며 사용 방법이나 수압 등에 따라 달라지는 물 사용량까지 단속하는 건 쉽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박광온/국회 교육위원회 위원 : "비용도 아낄 뿐만 아니라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교육적 가치도 있는 일인데,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된다고 봅니다."]

절수 기준만 잘 지켜도 한 해 4억 7천만 톤의 물과 1조 원 상당의 수도 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승재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서수민/화면제공:한국물순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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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있으나마나한 ‘절수 규칙’…법 어기는 학교들
    • 입력 2022-10-18 06:42:30
    • 수정2022-10-18 06:47:13
    뉴스광장 1부
[앵커]

정부는 지난 2014년, 물 절약을 위해 변기의 1회 물 사용량이 6L를 넘지 않도록 법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나 교육 현장인 초·중·고등학교에서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물을 담아 쓰는 담수형 대신 바로 배관과 연결된 직수형을 쓰고 있어서 그런 건데, 왜 그런지 이승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중학교 화장실, 물을 내려봤습니다.

밸브를 누르는 대로 물은 멈추지 않고 나옵니다.

2014년 이후 수도법에 따라 1회 양변기 물 사용량은 6L 이하로 제한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곳만 그럴까?

2016년 이후 개교된 수도권 초·중·고등학교 17곳의 물 사용량을 측정해봤습니다.

17곳 모두 '1회 6L 이하 물 사용량' 기준을 지키는 곳은 없었습니다.

모두 밸브를 누르는 대로 물이 나오는 방식인데, 밸브를 1~2초가량만 더 눌러도 15~20L가량의 물이 사용됐습니다.

모두 정부 인증을 받은 제품이지만 사용 방법에 따라 기준치를 훌쩍 넘는 겁니다.

[하승재/한국물순환협회 회장 : "절수형 변기라고 한다면 물 사용량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하고, 한 번 내려갈 때 유량을 제대로 (지킬 수) 있도록 그렇게 만들어야 되겠죠."]

담수형이 물 사용량을 관리하기엔 용이하지만 막힘 등 관리가 어렵고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대부분 직수형을 쓰고 있습니다.

'1회 6L 이하 물 사용량'을 지키지 않을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이 가능하지만 지난 8년간 한 건도 적발된 경우가 없었습니다.

교육청은 모두 정부 인증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며 사용 방법이나 수압 등에 따라 달라지는 물 사용량까지 단속하는 건 쉽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박광온/국회 교육위원회 위원 : "비용도 아낄 뿐만 아니라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교육적 가치도 있는 일인데,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된다고 봅니다."]

절수 기준만 잘 지켜도 한 해 4억 7천만 톤의 물과 1조 원 상당의 수도 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승재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서수민/화면제공:한국물순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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