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 목선 인지했는데 “관측도, 보고도 하지 마라”

입력 2022.10.18 (19:15) 수정 2022.10.18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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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병대 전방 경계 부대의 중대장이 북한 선박 가능성이 있는 빈 목선을 별다른 조사 없이 부수라고 지시한 혐의로 입건됐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목선을 부수기 하루 전, 목선이 내려오는 걸 소초 근무자가 발견했는데도 해당 중대장이 상급 부대에 보고하지 말라고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세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7월 북한 선박으로 추정되는 목선을 발견하고도 별도의 대공 혐의 조사 없이 부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 해병대 2사단 소속 중대장.

지난주 직무 유기 혐의로 군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그런데 중대장 지시로 이 목선을 부수기 29시간 전인 7월 17일 새벽 1시 반쯤 해당 목선이 이미 군에 관측됐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소초 근무자가 열상감시장비를 통해 해상과 뭍의 경계에 떠있던 목선을 인지한 겁니다.

관측 직후 보고를 받은 중대장은 현장을 확인한 뒤 대공 혐의점이 없다고 임의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목선이 관측됐을 당시 열점이 없고 수초 등이 올려져있으며 부숴진 부분이 많아 대공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중대장은 그러면서 소초 근무자들에게 "해당 지역을 관측하지 말라", "상급 부대에 보고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해당 목선이 포구에서 발견됐고, 중대장은 목선을 부수라고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목선에 한국 선박 식별번호가 아닌 다른 식별번호가 적힌 점도 확인했습니다.

최초 발견 당시 목선이 있는 방향을 관측조차 하지 말라고 해 경계 허점을 자초한데다, 상급 부대에 보고하지 말라며 은폐까지 시도한 겁니다.

지난달 국방 헬프콜을 통해 신고가 들어오고 나서야 해병대 사단은 이 사실을 인지했고, 사건이 일어난 지 석달 가까이 돼서야 중대장을 보직 해임했습니다.

KBS 뉴스 이세연입니다.

영상편집:권형욱/그래픽:노경일/자료 제공:국회 국방위원회 송옥주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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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전 목선 인지했는데 “관측도, 보고도 하지 마라”
    • 입력 2022-10-18 19:15:35
    • 수정2022-10-18 22: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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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병대 전방 경계 부대의 중대장이 북한 선박 가능성이 있는 빈 목선을 별다른 조사 없이 부수라고 지시한 혐의로 입건됐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목선을 부수기 하루 전, 목선이 내려오는 걸 소초 근무자가 발견했는데도 해당 중대장이 상급 부대에 보고하지 말라고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세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7월 북한 선박으로 추정되는 목선을 발견하고도 별도의 대공 혐의 조사 없이 부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 해병대 2사단 소속 중대장.

지난주 직무 유기 혐의로 군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그런데 중대장 지시로 이 목선을 부수기 29시간 전인 7월 17일 새벽 1시 반쯤 해당 목선이 이미 군에 관측됐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소초 근무자가 열상감시장비를 통해 해상과 뭍의 경계에 떠있던 목선을 인지한 겁니다.

관측 직후 보고를 받은 중대장은 현장을 확인한 뒤 대공 혐의점이 없다고 임의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목선이 관측됐을 당시 열점이 없고 수초 등이 올려져있으며 부숴진 부분이 많아 대공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중대장은 그러면서 소초 근무자들에게 "해당 지역을 관측하지 말라", "상급 부대에 보고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해당 목선이 포구에서 발견됐고, 중대장은 목선을 부수라고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목선에 한국 선박 식별번호가 아닌 다른 식별번호가 적힌 점도 확인했습니다.

최초 발견 당시 목선이 있는 방향을 관측조차 하지 말라고 해 경계 허점을 자초한데다, 상급 부대에 보고하지 말라며 은폐까지 시도한 겁니다.

지난달 국방 헬프콜을 통해 신고가 들어오고 나서야 해병대 사단은 이 사실을 인지했고, 사건이 일어난 지 석달 가까이 돼서야 중대장을 보직 해임했습니다.

KBS 뉴스 이세연입니다.

영상편집:권형욱/그래픽:노경일/자료 제공:국회 국방위원회 송옥주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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