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회고록’ 대법 상고하며 손해 배상금은 지급은 왜?

[앵커]

지난달, 광주고등법원은 전두환 회고록이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했다며 전두환 씨 측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전 씨 측은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즉각 상고했는데 손해배상금 7천여만 원은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김애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7년 펴낸 전두환 회고록.

"5.18 당시 헬기 사격은 없었다", "북한군이 개입했다".

광주고등법원은 회고록에 담긴 이 내용이 5·18을 왜곡했다며, 전 씨 측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전 씨 측은 지난달 말 대법원에 상고장을 냈습니다.

[정주교/전두환 씨 측 변호인/지난달 14일 : "5·18민주화운동을 더럽히는 표현의 자유를 후퇴시킨 판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손해 배상금은 그제 날짜로 원고 측에 입금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손해 배상액은 조영대 신부에게 천만 원, 5·18단체 네 곳에 천오백만 원씩입니다.

원고 측은 소송 서류가 전달된 2018년부터 2심 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부터는 연 12%로 계산된 지연손해금까지 전 씨 측이 입금했다고 밝혔습니다.

지연 이자로만 월 70만 원씩 더 내야하는 상황에서 확정 판결 전에 미리 지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5·18 왜곡 주장을 해 재판을 받은 지만원 씨는, 2019년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돈을 지급하지 않다가 억대 손해배상금을 냈습니다.

오월 단체는 대법원에서 승소할 수 없다는 걸 전 씨 측이 사실상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합니다.

[조진태/5·18기념재단 상임이사 : "(손해배상금을 입금했다는 것은) 본인들이 이미 현실적으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에 대해서 예측을 했을 것이다' 이렇게 판단합니다."]

전 씨 측은 확정판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법원 절차에 따라 지급한 것이고, 항소 판결을 받아들인다는 뜻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오월 단체는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 손해배상금 기부 등을 논의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그래픽:배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