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톡톡] 조선의 그림 도시 ‘부산’

입력 2022.10.19 (19:32) 수정 2022.10.1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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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19세기 일본과의 교역 중심지였던 부산.

그곳에선 처음으로 수출용 그림들이 대량 거래되고 많은 화가가 활동하며 화단을 형성했습니다.

당시 부산 화가들의 작품과 행적으로 쫓은 오랜 연구 결과가 전시회로 탄생했습니다.

부산박물관 국제교류전 '조선 시대 부산의 화가들'입니다.

일본과 독일, 미국 등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던 부산 화가들의 작품 160여 점을 모았습니다.

[정은우/부산박물관장 : "이전까지 변방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았던 부산을 이런 화가들을 조명해서 당시 부산이 예술의 중심지였고 교육의 중심지였다는 그런 사실을 조명하기 위해서 준비한 전시입니다."]

부산 화단의 아버지 격인 변박의 작품 송하맹호도.

일본 오사카 박물관에서 가져 온 이 작품에 적혀있는 '조선국'이라는 글자는 대일 수출 작품이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매달 해야 하는 농사일을 12폭 그림으로 그린 농가월령도는 김홍도의 풍속화 화풍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낙관을 추적해 이 작품이 동래부 향리 박주연이 주문해 만든 것이라는 걸 알아냈습니다.

[이성훈/부산박물관 학예사 : "부산에서도 중앙에서 매우 유행했던 김홍도의 풍속화가 매우 유행했고 또한 이러한 풍속화를 주문할 수 있는 또 이해할 수 있는 엘리트층이 존재했다는 사실도 알려줍니다."]

독일 동아시아박물관이 소장해 이번 전시회 때문에 보험금만 35억 원을 매긴 이 작품은 대형 화폭에 하나의 주제로 그림을 구성할만큼 당시 부산 화가의 능력이 뛰어났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래부사가 일본 사신을 맞이하는 모습, 동래부 지형을 회화식으로 그린 지도 등은 모두 관에서 주문한 공적인 그림입니다.

조선 후기 군사, 외교,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어서 공적 그림이 가장 활발히 제작됐고 이것도 부산 화가들의 몫이었습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기도 한 이 작품은 도화서 화원 이의양이 조선통신사로 가서 일본 남화의 대가 다니분쵸의 작품을 모방해 그렸다고 적혀 있어 한일 회화 교류사의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습니다.

부산 왜관은 조선 시대 대일 그림 수출 전진기지였고 부산 화가뿐 아니라 김홍도, 신윤복 등 도화서 화원들도 수출에 동참했습니다.

김홍도가 그린 죽하맹호도도 수출품이었는데 특히 당시 일본에는 없던 호랑이와 매 그림은 인기가 높았습니다.

[홍선표/이화여대 교수: "특히 에도시대 때 일본 막부와 일본인들이 요구했던 그러한 수요에 부응하는 그러한 역할들을 한 것이 동래화사들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인데..."]

조선시대 '그림의 도시' 였던 부산.

당시 그림 수출 역군 역할을 했던 부산 화가들의 작품과 역사를 부산박물관에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문화톡톡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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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19 19:32:48
    • 수정2022-10-19 20:05:25
    뉴스7(부산)
18세기, 19세기 일본과의 교역 중심지였던 부산.

그곳에선 처음으로 수출용 그림들이 대량 거래되고 많은 화가가 활동하며 화단을 형성했습니다.

당시 부산 화가들의 작품과 행적으로 쫓은 오랜 연구 결과가 전시회로 탄생했습니다.

부산박물관 국제교류전 '조선 시대 부산의 화가들'입니다.

일본과 독일, 미국 등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던 부산 화가들의 작품 160여 점을 모았습니다.

[정은우/부산박물관장 : "이전까지 변방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았던 부산을 이런 화가들을 조명해서 당시 부산이 예술의 중심지였고 교육의 중심지였다는 그런 사실을 조명하기 위해서 준비한 전시입니다."]

부산 화단의 아버지 격인 변박의 작품 송하맹호도.

일본 오사카 박물관에서 가져 온 이 작품에 적혀있는 '조선국'이라는 글자는 대일 수출 작품이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매달 해야 하는 농사일을 12폭 그림으로 그린 농가월령도는 김홍도의 풍속화 화풍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낙관을 추적해 이 작품이 동래부 향리 박주연이 주문해 만든 것이라는 걸 알아냈습니다.

[이성훈/부산박물관 학예사 : "부산에서도 중앙에서 매우 유행했던 김홍도의 풍속화가 매우 유행했고 또한 이러한 풍속화를 주문할 수 있는 또 이해할 수 있는 엘리트층이 존재했다는 사실도 알려줍니다."]

독일 동아시아박물관이 소장해 이번 전시회 때문에 보험금만 35억 원을 매긴 이 작품은 대형 화폭에 하나의 주제로 그림을 구성할만큼 당시 부산 화가의 능력이 뛰어났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래부사가 일본 사신을 맞이하는 모습, 동래부 지형을 회화식으로 그린 지도 등은 모두 관에서 주문한 공적인 그림입니다.

조선 후기 군사, 외교,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어서 공적 그림이 가장 활발히 제작됐고 이것도 부산 화가들의 몫이었습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기도 한 이 작품은 도화서 화원 이의양이 조선통신사로 가서 일본 남화의 대가 다니분쵸의 작품을 모방해 그렸다고 적혀 있어 한일 회화 교류사의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습니다.

부산 왜관은 조선 시대 대일 그림 수출 전진기지였고 부산 화가뿐 아니라 김홍도, 신윤복 등 도화서 화원들도 수출에 동참했습니다.

김홍도가 그린 죽하맹호도도 수출품이었는데 특히 당시 일본에는 없던 호랑이와 매 그림은 인기가 높았습니다.

[홍선표/이화여대 교수: "특히 에도시대 때 일본 막부와 일본인들이 요구했던 그러한 수요에 부응하는 그러한 역할들을 한 것이 동래화사들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인데..."]

조선시대 '그림의 도시' 였던 부산.

당시 그림 수출 역군 역할을 했던 부산 화가들의 작품과 역사를 부산박물관에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문화톡톡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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