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진짜 동남아발 금융위기 올까? 자본 유출 상황은?

입력 2022.10.20 (18:04) 수정 2022.10.2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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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이 가파르게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또다시 세계 각국의 화폐가치가 급락하고 자본유출이 심화되고 있는데요,

아시아 특히 동남아 신흥국발 외환위기가 또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현지 상황은 어떨까요, 방콕 연결합니다.

김원장특파원! 우리가 겪은 과거 IMF외환위기도 당시 동남아 국가들의 외환위기가 번지면서 시작됐는데...그래서 더 관심이 가는 부분이예요?

[기자]

네, 지난 97년 태국 바트화가 폭락하고, 이어 인도네시아 루피화가 폭락하면서 그 여파가 바로 한국으로 이어졌죠.

한국에서 무서운 속도로 달러가 빠져나가면서 우리가 'IMF 외환위기'를 겪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동남아 주요 국가들 심각한 자본 유출 기미는 아직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이들 동남아 주요국가들의 외환시장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잘 버티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달러는 연초부터 달러화 대비 5% 정도 하락했고, 특히 베트남은 절반은 고정환율제 쓰는데, 그래도 동(VND)화 가치가 단 6% 정도 떨어졌을 뿐입니다.

인도네시아 루피화도 역시 8% 정도, 말레이시아 링깃화도 13% 정도 내렸습니다.

우리돈 원화가 올들어 17% 정도, 일본 엔화는 20% 가량 급락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잘 버티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는 물론 일본이나 영국도 화폐가치가 올들어 급락했는데, 이들 동남아 주요국가들의 외환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이유는 뭔가요?

[기자]

일단 수출이 좋습니다.

자국 화폐가치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 수출인데, 그럼 달러가 들어오니까요, 수출이 전년대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지금 위기를 겪고 있는 파키스탄이나 스리랑카같은 서남아국가들, 그리고 아르헨티나나 튀르키에 같은 나라들은 제조업이 약하고 마땅히 수출할 게 없습니다.

그런데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주요국가들은 제조업 수출이 지난해보다 더 좋습니다.

베트남은 지난 9월까지 전년대비 수출이 17%나 또 늘었습니다.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는 액화천연가스(LNG)나 원유 수출도 크게 늘었고, 태국도 자동차부품이나 특히 쌀 등 농산물 수출이 급증했습니다.

동남아 주요국들은 오히려, 우크라이나전쟁이나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혜택을 보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관광객들까지 다시 찾으면서 여기서 또 달러가 들어옵니다.

국제통화기구 IMF는 베트남과 태국 등 아세안 주요 다섯개 나라의 올해 성장률을 5.3%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전망치가 3.2%로 쪼그라들었으니까, 사실상 동남아 주요국가들만 선방하고 있는겁니다.

특히 IMF가 예측한 올해 베트남의 성장률은 7%입니다.

[앵커]

하지만 너무 시중 금리가 빨리 오르면서 내년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 아무래도 금융 인프라가 선진국만 못한 이들 나라들이 얼마나 더 선전할 수 있까요?

[기자]

네, 사실 불안불안한 성장입니다.

화폐가치 하락을 막기위해 외환보유고를 잔득 투입하고 있고, GDP 대비해 최근 외환보유고를 제일 많이 쏟아부은 나라가 태국 그리고 말레이시아 필리핀 순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의 원화와 필리핀 페소, 태국 바트화를 가장 취약한 3대 통화로 꼽기도 했습니다.

달러 빠져나가지 못하게, 또 물가방어를 위해서 기준금리도 계속 올리고 있는데요,

인도네시아 베트남 모두 기준금리가 4%를 넘어섰습니다.

그만큼 경기는 무거워 질겁니다.

이곳 태국은 우리나라처럼 GDP대비 가계 부채도 아주 높습니다.

금리 더 올리는게 쉽지 않습니다.

만약 미국의 기준금리가 예상보다 더 오르고, 여기에 어떤 사건-예컨데 영국의 파운드화 시장 붕괴나, 중국 부동산 시장이 무너진다면 돈은 안전자산으로 급격히 쏠릴 것이고, 이 경우 이들 동남아 국가들에서 본격적으로 달러가 빠져나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코로나 이후 돈이 많이 풀리면서, 그 달러 중 상당부분이 성장세가 높은 동남아 시장으로 쏠렸는데, 아직은 빠져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 인상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고, 특히 동남아국가들은 유독 중국 의존도가 높은데, 중국 경제가 갈수록 무거워집니다.

이런 변수를 다 이겨내야 할 겁니다.

방콕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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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2-10-20 18: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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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이 가파르게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또다시 세계 각국의 화폐가치가 급락하고 자본유출이 심화되고 있는데요,

아시아 특히 동남아 신흥국발 외환위기가 또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현지 상황은 어떨까요, 방콕 연결합니다.

김원장특파원! 우리가 겪은 과거 IMF외환위기도 당시 동남아 국가들의 외환위기가 번지면서 시작됐는데...그래서 더 관심이 가는 부분이예요?

[기자]

네, 지난 97년 태국 바트화가 폭락하고, 이어 인도네시아 루피화가 폭락하면서 그 여파가 바로 한국으로 이어졌죠.

한국에서 무서운 속도로 달러가 빠져나가면서 우리가 'IMF 외환위기'를 겪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동남아 주요 국가들 심각한 자본 유출 기미는 아직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이들 동남아 주요국가들의 외환시장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잘 버티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달러는 연초부터 달러화 대비 5% 정도 하락했고, 특히 베트남은 절반은 고정환율제 쓰는데, 그래도 동(VND)화 가치가 단 6% 정도 떨어졌을 뿐입니다.

인도네시아 루피화도 역시 8% 정도, 말레이시아 링깃화도 13% 정도 내렸습니다.

우리돈 원화가 올들어 17% 정도, 일본 엔화는 20% 가량 급락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잘 버티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는 물론 일본이나 영국도 화폐가치가 올들어 급락했는데, 이들 동남아 주요국가들의 외환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이유는 뭔가요?

[기자]

일단 수출이 좋습니다.

자국 화폐가치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 수출인데, 그럼 달러가 들어오니까요, 수출이 전년대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지금 위기를 겪고 있는 파키스탄이나 스리랑카같은 서남아국가들, 그리고 아르헨티나나 튀르키에 같은 나라들은 제조업이 약하고 마땅히 수출할 게 없습니다.

그런데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주요국가들은 제조업 수출이 지난해보다 더 좋습니다.

베트남은 지난 9월까지 전년대비 수출이 17%나 또 늘었습니다.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는 액화천연가스(LNG)나 원유 수출도 크게 늘었고, 태국도 자동차부품이나 특히 쌀 등 농산물 수출이 급증했습니다.

동남아 주요국들은 오히려, 우크라이나전쟁이나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혜택을 보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관광객들까지 다시 찾으면서 여기서 또 달러가 들어옵니다.

국제통화기구 IMF는 베트남과 태국 등 아세안 주요 다섯개 나라의 올해 성장률을 5.3%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전망치가 3.2%로 쪼그라들었으니까, 사실상 동남아 주요국가들만 선방하고 있는겁니다.

특히 IMF가 예측한 올해 베트남의 성장률은 7%입니다.

[앵커]

하지만 너무 시중 금리가 빨리 오르면서 내년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 아무래도 금융 인프라가 선진국만 못한 이들 나라들이 얼마나 더 선전할 수 있까요?

[기자]

네, 사실 불안불안한 성장입니다.

화폐가치 하락을 막기위해 외환보유고를 잔득 투입하고 있고, GDP 대비해 최근 외환보유고를 제일 많이 쏟아부은 나라가 태국 그리고 말레이시아 필리핀 순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의 원화와 필리핀 페소, 태국 바트화를 가장 취약한 3대 통화로 꼽기도 했습니다.

달러 빠져나가지 못하게, 또 물가방어를 위해서 기준금리도 계속 올리고 있는데요,

인도네시아 베트남 모두 기준금리가 4%를 넘어섰습니다.

그만큼 경기는 무거워 질겁니다.

이곳 태국은 우리나라처럼 GDP대비 가계 부채도 아주 높습니다.

금리 더 올리는게 쉽지 않습니다.

만약 미국의 기준금리가 예상보다 더 오르고, 여기에 어떤 사건-예컨데 영국의 파운드화 시장 붕괴나, 중국 부동산 시장이 무너진다면 돈은 안전자산으로 급격히 쏠릴 것이고, 이 경우 이들 동남아 국가들에서 본격적으로 달러가 빠져나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코로나 이후 돈이 많이 풀리면서, 그 달러 중 상당부분이 성장세가 높은 동남아 시장으로 쏠렸는데, 아직은 빠져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 인상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고, 특히 동남아국가들은 유독 중국 의존도가 높은데, 중국 경제가 갈수록 무거워집니다.

이런 변수를 다 이겨내야 할 겁니다.

방콕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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