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보다 느린데, 단속은 오토바이처럼”…킥보드 무면허 단속 2만 건 넘어

[앵커]

얼마 전 강원도에서 전동킥보드 사망 사고가 발생한 뒤, 경찰이 집중단속을 벌이고 있습니다.

단속 현장에선 과잉단속이라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특히, 킥보드는 자전거보다도 속도가 느린데, 단속은 오토바이처럼 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현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공유 킥보드를 타고 가던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힙니다.

운전 면허가 없다는 이유로 범칙금 10만 원이 부과되고, 1년간 면허 취득이 금지됩니다.

처벌이 지나치다고 하소연합니다.

[킥보드 이용자/무면허 : "거의 자전거랑 비슷한 속도란 말이에요. 그런데 이걸 오토바이랑 똑같이 취급해서 이렇게 잡는 게 옳은지 좀 동의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전동킥보드와 자전거의 속도를 비교해 봤습니다.

주행 거리는 300m 정도.

출발은 킥보드가 빠르지만, 금세 자전거가 앞서 나갑니다.

킥보드는 시속 25km를 넘지 못합니다.

속도 제한이 걸려 있어섭니다.

하지만, 자전거는 34km까지 나옵니다.

그런데도, 킥보드는 운전면허가 있어야만 탈 수 있습니다.

처벌이 도입된 지난해 5월부터 500여 일 동안, 무면허로 적발된 건수만 22,740건에 달합니다.

과태료 부과액은 20억 원이 넘습니다.

게다가, 이런 사람들은 적발된 날로부터 1년 동안 자동차 운전 면허도 딸 수 없습니다.

[안부현/한국퍼스널모빌리티(PM)산업협회장 : "자전거도로로 달리라고 했는데 어떤 법적 규제는 음주운전을 하면 면허가 정지. 이거는 또 오토바이 이상이잖아요? 이런 법들이 주먹구구식으로..."]

경찰은 법이 그래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조재형/경찰청 교통안전계장 : "강한 규제로 불만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도로교통법으로만 지금 운행상의 규제만 가하고 있는 형편이거든요."]

경찰은 앞으로 관련 기본법 제정이나 개정이 이뤄질 경우,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현기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영상편집:김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