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경제] 춘천 레고랜드발 자금 경색, 지역 기업·부동산도 우려

입력 2022.10.26 (19:18) 수정 2022.10.2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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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나 기업 등이 외부에서 자금을 차입할 때 채권을 발행합니다.

이 때문에 채권에는 차입할 금액과 상환 기간, 지급할 이율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채권 시장에 투자자가 사라지면서 자금 융통을 원하는 경제 주체들이 애를 먹고 있습니다.

채권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 붙은 원인과 그 영향을 같이 경제에서 알아봤습니다.

국내 채권 시장의 냉각은 춘천 레고랜드에서 촉발됐습니다.

강원도가 레고랜드를 만들면서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스스로 보증을 서고 채권을 발행해 2천억 원이 넘는 돈을 끌어썼는데 법인이 이를 갚지 못하면서 부도가 난 겁니다.

이 때문에 채권 시장에는 지방자치단체의 보증도 믿을 수 없다는 불안감이 퍼지면서 채권에 대한 신용도가 급락했습니다.

강원도는 내년 1월 말까지 도 예산으로 빚을 모두 갚겠다고 밝혔지만 채권 시장의 신용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한 이후 우리나라가 보증하는 10년 만기 채권의 경우 금리가 최대 0.65% 포인트, 16% 정도 올랐는데 투자자는 많지 않습니다.

당장 기업들이 문제입니다.

기업들은 단기 자금을 채권과 비슷한 개념의 어음을 통해 조달하는 경우가 많은데 할인율이 높아져도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겁니다.

트리플A 등급인 한국가스공사도 그제 채권을 발행해 자금 조달을 시도했지만 투자자를 찾지 못했습니다.

[서석민/대구상공회의소 경제조사부장 :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자금 경색에 대한 부담이 훨씬 큽니다. 지역 기업도 마찬가지로 자금 경색이 심각해지지 않도록 정부의 빠른 조치가 필요합니다."]

기업보다 신용도가 더 낮은 부동산 사업자금 관련 채권은 더 힘든 상황입니다.

위험도가 높다보니 올해 초 3.5% 수준이던 금리가 10% 이상으로 올랐지만 투자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제 대구 북구 천백여 가구 규모의 아파트 건설 사업은 부동산 경기 불황에 시공사를 찾지 못해 사업이 늦춰지고 있는데 자금줄까지 막히면서 시행사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송원배/대구경북 부동산분석학회 이사 : "(미분양을) 총 매출액으로 환산해보면 4, 5조 원이 물려있는 겁니다. 거기다가 새로 사업하려고 하는 것도 못하게, 금융에서 돈을 빌려주고 있지 않죠. 이러니까 기업에서도 지금 2중, 3중의 고통을 안고 있는 겁니다."]

이처럼 채권 시장의 위기감이 커지자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50조가 넘는 예산으로 채권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그제부터 1조 6천억 원을 투입해 회사채 매입에 나섰습니다.

[김주현/금융위원장 : "시장 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시장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 시장과 대화하면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라는 게 저희 기본적인 입장이고..."]

강원도의 채무불이행에서 시작된 채권 시장의 냉각이 지역 경제까지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개입이 급한 불을 끌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같이 경제 김재노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이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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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26 19:18:35
    • 수정2022-10-26 20:04:47
    뉴스7(대구)
국가나 기업 등이 외부에서 자금을 차입할 때 채권을 발행합니다.

이 때문에 채권에는 차입할 금액과 상환 기간, 지급할 이율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채권 시장에 투자자가 사라지면서 자금 융통을 원하는 경제 주체들이 애를 먹고 있습니다.

채권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 붙은 원인과 그 영향을 같이 경제에서 알아봤습니다.

국내 채권 시장의 냉각은 춘천 레고랜드에서 촉발됐습니다.

강원도가 레고랜드를 만들면서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스스로 보증을 서고 채권을 발행해 2천억 원이 넘는 돈을 끌어썼는데 법인이 이를 갚지 못하면서 부도가 난 겁니다.

이 때문에 채권 시장에는 지방자치단체의 보증도 믿을 수 없다는 불안감이 퍼지면서 채권에 대한 신용도가 급락했습니다.

강원도는 내년 1월 말까지 도 예산으로 빚을 모두 갚겠다고 밝혔지만 채권 시장의 신용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한 이후 우리나라가 보증하는 10년 만기 채권의 경우 금리가 최대 0.65% 포인트, 16% 정도 올랐는데 투자자는 많지 않습니다.

당장 기업들이 문제입니다.

기업들은 단기 자금을 채권과 비슷한 개념의 어음을 통해 조달하는 경우가 많은데 할인율이 높아져도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겁니다.

트리플A 등급인 한국가스공사도 그제 채권을 발행해 자금 조달을 시도했지만 투자자를 찾지 못했습니다.

[서석민/대구상공회의소 경제조사부장 :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자금 경색에 대한 부담이 훨씬 큽니다. 지역 기업도 마찬가지로 자금 경색이 심각해지지 않도록 정부의 빠른 조치가 필요합니다."]

기업보다 신용도가 더 낮은 부동산 사업자금 관련 채권은 더 힘든 상황입니다.

위험도가 높다보니 올해 초 3.5% 수준이던 금리가 10% 이상으로 올랐지만 투자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제 대구 북구 천백여 가구 규모의 아파트 건설 사업은 부동산 경기 불황에 시공사를 찾지 못해 사업이 늦춰지고 있는데 자금줄까지 막히면서 시행사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송원배/대구경북 부동산분석학회 이사 : "(미분양을) 총 매출액으로 환산해보면 4, 5조 원이 물려있는 겁니다. 거기다가 새로 사업하려고 하는 것도 못하게, 금융에서 돈을 빌려주고 있지 않죠. 이러니까 기업에서도 지금 2중, 3중의 고통을 안고 있는 겁니다."]

이처럼 채권 시장의 위기감이 커지자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50조가 넘는 예산으로 채권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그제부터 1조 6천억 원을 투입해 회사채 매입에 나섰습니다.

[김주현/금융위원장 : "시장 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시장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 시장과 대화하면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라는 게 저희 기본적인 입장이고..."]

강원도의 채무불이행에서 시작된 채권 시장의 냉각이 지역 경제까지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개입이 급한 불을 끌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같이 경제 김재노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이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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