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동장서 대놓고 ‘불법 강습’…현대판 ‘봉이 김선달’?
입력 2022.10.26 (19:24)
수정 2022.10.2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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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공' 운동 시설은 누구나, 무료로, 자유롭게 이용하라고 만들어놓은 거죠?
그런데 이걸, 사적인 영리 사업에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돈을 받고 강습을 하면서 공공시설을 장소로 쓰는 건데요,
그 자체로 불법일 뿐 아니라, 점유된 자리만큼 일반 시민들이 쓸 공간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습니다.
김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땅!"]
신호에 맞춰 빠르게 출발하고, 실전처럼 단체 경주도 이뤄집니다.
서울 서초구가 운영하는 '공공' 체육시설.
그러나 이 인라인 수업은, 사설 업체에서 돈을 받고 진행하는 겁니다.
["준비, 출발. 바로, 둘, 기다리고."]
'선수반'과 '기초반', 수업도 세분화돼 있습니다.
이런 공공시설에선 영리 행위가 금지는데, 버젓이 '유료' 강습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1인당 10만 원이에요. 한 달에 네 번. 저 선생님께서는 1시간 가르치는데…."]
시민들이 퇴근하고 들를 저녁 시간대엔 강습이 더 몰립니다.
너 댓명 씩 조를 짜서 여러 팀 수업이 이뤄지고 있고, 그만큼 점유되는 공간이 많습니다.
[A씨/인근 인라인 동호회 코치/음성변조 : "좀 타려고 하다 보면 (아이들이) 너무 빨리 지나가거나 일반 이용객들이 좀 사용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어서 그냥 이렇게 나오게 되더라고요."]
당사자들은, 이런 문제의 소지를 잘 모르는 듯했습니다.
[강사/음성변조 : "수업 안 하면 (여기서) 타는 사람이 없어요.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기껏 주말에도 한 두 명이지."]
당연하다는 듯한 이런 강습, 최소 3년 전부터 이뤄져왔습니다.
[강사/음성변조 : "이걸 배우고는 싶고 배울 데가 없고, 선생님들 다 섭외해서 부모님들이 수업을 해달라고 해서 이쪽에 하는 거거든요."]
하지만 주변엔 엄연히 허가받은 실내 학원들이 있습니다.
규정을 지키는 사람만 억울하다며 피해를 호소합니다.
[B씨/인근 실내체육학원 원장/음성변조 : "코로나 때도 저희가 집합 금지라서 실내 체육은 이제 운영을 못했는데, 그 애들이 운동장에서 뭐 인라인 스케이트를 막 굉장히 타더라고요. 알고 봤더니 그 친구들이 거기서 배우고 있더라고요. 저희는 뭐 (인라인 수강생이) 절반 이상은 없어졌고."]
인라인장 곳곳에는 이렇게 강습을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구청에 단속 민원을 넣어봤습니다.
[B 씨-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단속을) 아무도 신경 안 쓰고, 레슨 하는 장면은 똑같고….) 좀 (단속을) 강화를, 더 좀 신경을 많이 써달라고 다시 전달을 해드리겠습니다."]
이 신고 이후 일주일 동안 두 차례 더 현장을 찾았지만, 강습은 여전히 진행 중이었습니다.
시설 운영·관리 주체인 구청을 찾아가 봤습니다.
사설 강습을 못하도록 상주 직원이 현장 계도를 하고 있는데, 마땅한 처벌 규정이 없어서 강력 단속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행정 지도'를 포함한 문제 해결 방법을 찾고는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최재혁·송혜성·조원준·하정현/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이경민
'공공' 운동 시설은 누구나, 무료로, 자유롭게 이용하라고 만들어놓은 거죠?
그런데 이걸, 사적인 영리 사업에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돈을 받고 강습을 하면서 공공시설을 장소로 쓰는 건데요,
그 자체로 불법일 뿐 아니라, 점유된 자리만큼 일반 시민들이 쓸 공간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습니다.
김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땅!"]
신호에 맞춰 빠르게 출발하고, 실전처럼 단체 경주도 이뤄집니다.
서울 서초구가 운영하는 '공공' 체육시설.
그러나 이 인라인 수업은, 사설 업체에서 돈을 받고 진행하는 겁니다.
["준비, 출발. 바로, 둘, 기다리고."]
'선수반'과 '기초반', 수업도 세분화돼 있습니다.
이런 공공시설에선 영리 행위가 금지는데, 버젓이 '유료' 강습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1인당 10만 원이에요. 한 달에 네 번. 저 선생님께서는 1시간 가르치는데…."]
시민들이 퇴근하고 들를 저녁 시간대엔 강습이 더 몰립니다.
너 댓명 씩 조를 짜서 여러 팀 수업이 이뤄지고 있고, 그만큼 점유되는 공간이 많습니다.
[A씨/인근 인라인 동호회 코치/음성변조 : "좀 타려고 하다 보면 (아이들이) 너무 빨리 지나가거나 일반 이용객들이 좀 사용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어서 그냥 이렇게 나오게 되더라고요."]
당사자들은, 이런 문제의 소지를 잘 모르는 듯했습니다.
[강사/음성변조 : "수업 안 하면 (여기서) 타는 사람이 없어요.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기껏 주말에도 한 두 명이지."]
당연하다는 듯한 이런 강습, 최소 3년 전부터 이뤄져왔습니다.
[강사/음성변조 : "이걸 배우고는 싶고 배울 데가 없고, 선생님들 다 섭외해서 부모님들이 수업을 해달라고 해서 이쪽에 하는 거거든요."]
하지만 주변엔 엄연히 허가받은 실내 학원들이 있습니다.
규정을 지키는 사람만 억울하다며 피해를 호소합니다.
[B씨/인근 실내체육학원 원장/음성변조 : "코로나 때도 저희가 집합 금지라서 실내 체육은 이제 운영을 못했는데, 그 애들이 운동장에서 뭐 인라인 스케이트를 막 굉장히 타더라고요. 알고 봤더니 그 친구들이 거기서 배우고 있더라고요. 저희는 뭐 (인라인 수강생이) 절반 이상은 없어졌고."]
인라인장 곳곳에는 이렇게 강습을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구청에 단속 민원을 넣어봤습니다.
[B 씨-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단속을) 아무도 신경 안 쓰고, 레슨 하는 장면은 똑같고….) 좀 (단속을) 강화를, 더 좀 신경을 많이 써달라고 다시 전달을 해드리겠습니다."]
이 신고 이후 일주일 동안 두 차례 더 현장을 찾았지만, 강습은 여전히 진행 중이었습니다.
시설 운영·관리 주체인 구청을 찾아가 봤습니다.
사설 강습을 못하도록 상주 직원이 현장 계도를 하고 있는데, 마땅한 처벌 규정이 없어서 강력 단속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행정 지도'를 포함한 문제 해결 방법을 찾고는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최재혁·송혜성·조원준·하정현/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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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운동장서 대놓고 ‘불법 강습’…현대판 ‘봉이 김선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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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10-26 19:24:37
- 수정2022-10-28 20:23:06
[앵커]
'공공' 운동 시설은 누구나, 무료로, 자유롭게 이용하라고 만들어놓은 거죠?
그런데 이걸, 사적인 영리 사업에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돈을 받고 강습을 하면서 공공시설을 장소로 쓰는 건데요,
그 자체로 불법일 뿐 아니라, 점유된 자리만큼 일반 시민들이 쓸 공간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습니다.
김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땅!"]
신호에 맞춰 빠르게 출발하고, 실전처럼 단체 경주도 이뤄집니다.
서울 서초구가 운영하는 '공공' 체육시설.
그러나 이 인라인 수업은, 사설 업체에서 돈을 받고 진행하는 겁니다.
["준비, 출발. 바로, 둘, 기다리고."]
'선수반'과 '기초반', 수업도 세분화돼 있습니다.
이런 공공시설에선 영리 행위가 금지는데, 버젓이 '유료' 강습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1인당 10만 원이에요. 한 달에 네 번. 저 선생님께서는 1시간 가르치는데…."]
시민들이 퇴근하고 들를 저녁 시간대엔 강습이 더 몰립니다.
너 댓명 씩 조를 짜서 여러 팀 수업이 이뤄지고 있고, 그만큼 점유되는 공간이 많습니다.
[A씨/인근 인라인 동호회 코치/음성변조 : "좀 타려고 하다 보면 (아이들이) 너무 빨리 지나가거나 일반 이용객들이 좀 사용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어서 그냥 이렇게 나오게 되더라고요."]
당사자들은, 이런 문제의 소지를 잘 모르는 듯했습니다.
[강사/음성변조 : "수업 안 하면 (여기서) 타는 사람이 없어요.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기껏 주말에도 한 두 명이지."]
당연하다는 듯한 이런 강습, 최소 3년 전부터 이뤄져왔습니다.
[강사/음성변조 : "이걸 배우고는 싶고 배울 데가 없고, 선생님들 다 섭외해서 부모님들이 수업을 해달라고 해서 이쪽에 하는 거거든요."]
하지만 주변엔 엄연히 허가받은 실내 학원들이 있습니다.
규정을 지키는 사람만 억울하다며 피해를 호소합니다.
[B씨/인근 실내체육학원 원장/음성변조 : "코로나 때도 저희가 집합 금지라서 실내 체육은 이제 운영을 못했는데, 그 애들이 운동장에서 뭐 인라인 스케이트를 막 굉장히 타더라고요. 알고 봤더니 그 친구들이 거기서 배우고 있더라고요. 저희는 뭐 (인라인 수강생이) 절반 이상은 없어졌고."]
인라인장 곳곳에는 이렇게 강습을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구청에 단속 민원을 넣어봤습니다.
[B 씨-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단속을) 아무도 신경 안 쓰고, 레슨 하는 장면은 똑같고….) 좀 (단속을) 강화를, 더 좀 신경을 많이 써달라고 다시 전달을 해드리겠습니다."]
이 신고 이후 일주일 동안 두 차례 더 현장을 찾았지만, 강습은 여전히 진행 중이었습니다.
시설 운영·관리 주체인 구청을 찾아가 봤습니다.
사설 강습을 못하도록 상주 직원이 현장 계도를 하고 있는데, 마땅한 처벌 규정이 없어서 강력 단속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행정 지도'를 포함한 문제 해결 방법을 찾고는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최재혁·송혜성·조원준·하정현/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이경민
'공공' 운동 시설은 누구나, 무료로, 자유롭게 이용하라고 만들어놓은 거죠?
그런데 이걸, 사적인 영리 사업에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돈을 받고 강습을 하면서 공공시설을 장소로 쓰는 건데요,
그 자체로 불법일 뿐 아니라, 점유된 자리만큼 일반 시민들이 쓸 공간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습니다.
김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땅!"]
신호에 맞춰 빠르게 출발하고, 실전처럼 단체 경주도 이뤄집니다.
서울 서초구가 운영하는 '공공' 체육시설.
그러나 이 인라인 수업은, 사설 업체에서 돈을 받고 진행하는 겁니다.
["준비, 출발. 바로, 둘, 기다리고."]
'선수반'과 '기초반', 수업도 세분화돼 있습니다.
이런 공공시설에선 영리 행위가 금지는데, 버젓이 '유료' 강습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1인당 10만 원이에요. 한 달에 네 번. 저 선생님께서는 1시간 가르치는데…."]
시민들이 퇴근하고 들를 저녁 시간대엔 강습이 더 몰립니다.
너 댓명 씩 조를 짜서 여러 팀 수업이 이뤄지고 있고, 그만큼 점유되는 공간이 많습니다.
[A씨/인근 인라인 동호회 코치/음성변조 : "좀 타려고 하다 보면 (아이들이) 너무 빨리 지나가거나 일반 이용객들이 좀 사용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어서 그냥 이렇게 나오게 되더라고요."]
당사자들은, 이런 문제의 소지를 잘 모르는 듯했습니다.
[강사/음성변조 : "수업 안 하면 (여기서) 타는 사람이 없어요.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기껏 주말에도 한 두 명이지."]
당연하다는 듯한 이런 강습, 최소 3년 전부터 이뤄져왔습니다.
[강사/음성변조 : "이걸 배우고는 싶고 배울 데가 없고, 선생님들 다 섭외해서 부모님들이 수업을 해달라고 해서 이쪽에 하는 거거든요."]
하지만 주변엔 엄연히 허가받은 실내 학원들이 있습니다.
규정을 지키는 사람만 억울하다며 피해를 호소합니다.
[B씨/인근 실내체육학원 원장/음성변조 : "코로나 때도 저희가 집합 금지라서 실내 체육은 이제 운영을 못했는데, 그 애들이 운동장에서 뭐 인라인 스케이트를 막 굉장히 타더라고요. 알고 봤더니 그 친구들이 거기서 배우고 있더라고요. 저희는 뭐 (인라인 수강생이) 절반 이상은 없어졌고."]
인라인장 곳곳에는 이렇게 강습을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구청에 단속 민원을 넣어봤습니다.
[B 씨-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단속을) 아무도 신경 안 쓰고, 레슨 하는 장면은 똑같고….) 좀 (단속을) 강화를, 더 좀 신경을 많이 써달라고 다시 전달을 해드리겠습니다."]
이 신고 이후 일주일 동안 두 차례 더 현장을 찾았지만, 강습은 여전히 진행 중이었습니다.
시설 운영·관리 주체인 구청을 찾아가 봤습니다.
사설 강습을 못하도록 상주 직원이 현장 계도를 하고 있는데, 마땅한 처벌 규정이 없어서 강력 단속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행정 지도'를 포함한 문제 해결 방법을 찾고는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최재혁·송혜성·조원준·하정현/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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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주 기자 k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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