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위기의 연평 해역, 주민 불안 고조

입력 2022.10.27 (12:39) 수정 2022.10.27 (13:4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며칠 전 북 선박 한척이 서해 북방한계선을 넘어왔다 돌아가고 북한군이 해상완충구역에 방사포를 쏘는 일이 벌어졌죠.

북한이 이달 들어서만 동.서해 완충구역에 수백 발의 포탄을 쏘자 과거 포격 피해를 입었던 연평도 주민들의 불안은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습니다.

김명섭 해설위원과 함께 연평도와 그곳에 사는 주민들의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김 위원, 연평도를 최근 다녀왔다면서요.

분위기 좀 전해주시죠.

[기자]

어제와 그제 이틀간 연평도에 머물렀는데 다행히 지난 이틀간 북한의 포 사격은 없었습니다.

연평도항을 오가는 주민들과 군인들의 모습도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했는데요.

북한쪽 모습은 달랐습니다.

북한 땅이 아주 가까이 보이는 연평도 평화전망대에 올라갔는데, 시정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북한 포 진지가 있는 섬들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포6문이 있는 북한의 갈도가 직선거리로 불과 6킬로미터, 포 10여 문 정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장재도가 8킬로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13킬로미터 떨어진 북한 내륙의 개머리해안 해안포 기지도 시정만 좋으면 잘 보인다고 하는데 북한의 해안포 포문이 최근 열려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들 해안포에서 서해완충구역으로 주기적으로 포격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전망대 관계자로부터 들었습니다.

[앵커]

김 위원, 서해에서 오늘까지 육.해.공군과 미국의 합동 훈련이 이뤄지고, 꽃게잡이철이라 우리 어선들, 중국 어선의 왕래도 많고 과거에도 이런 상황에서 서해북방한계선 주변에서 남북의 충돌이 이뤄지기도 했는데 군이나 행정당국은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던가요?

[기자]

현재 경계가 삼엄한 상태인데 한국 군부대와 해경 등에서는 북한 대응 사항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피했습니다.

현재 서해 NLL 북방한계선을 중심으로 북한으로부터 어업권을 산 중국 어선들이 몰려서 꽃게잡이에 나서고 있고 우리 어선들은 주로 연평도 남쪽에서 꽃게잡이를 하고 있기때문에 원칙적으로 남,북한이나 중국이 크게 맞닥뜨릴 이유가 없습니다.

연평면사무소를 찾아 연평도 최근 상황에 대한 얘기와 조치 사항 등을 들어봤습니다.

[조희군/연평면장 : "(NLL은) 우리 어선이 절대 가지 못하는 구역이라 저희 어선하고는 부닥칠 이유가 그렇게 많지 않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희가 군부대하고 협조가 잘 돼야지 저희 연평이 거의 군인 반, 주민 반이라 긴밀한 협조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걸 통해서 주민들이 안정을 취하도록 저희들이 지속적으로 방송도 하고 회의도 하고 있습니다."]

중국 어선들이 수시로 번갈아 가며 NLL을 침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해군과 해경이 감시 활동을 크게 강화하고 있고 우리 어선들에 대한 조업 허가 시간을 조금 단축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연평도 주민분들도 만나봤죠.

생활하시는데 어려움은 어떻든가요?

[기자]

연평도 주민들 상당수가 어업에 종사하고 있고, 최근 꽃게잡이에 나선 분들이 많은데요.

오후 늦은 시간이면 마을 곳곳에서 바다에서 잡아온 꽃게를 그물에서 떼어내고 세척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는데요.

최근 갑작스런 수온 변화로 꽃게 어획량이 크게 줄어든데다 북한의 포사격으로 조업에 차질이 생겨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박재복/옹진군 연평면 : "우리 어민들 긴장이 되면 조업하기 힘들어요. 자꾸 입항하라고 하고 불안하니까. 그리고 또 포를 바다에다 많이 쏘면 꽃게가 음폭 진동으로 인해서 다 깊은 바다로 이동해 버려요. 수심이 얕은 데인데 포로 그 꽃게 많은 자리에 다 쏘아버니리까 꽃게가 깊은 데로 빨리 이동해 버리고 말아요. 그래서 꽃게 더 안 나죠."]

연평도 어촌계장도 만나 봤는데, 10여 년 전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주민들이 가지는 트라우마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차재근/연평도 어촌계장 : "1차 포사격하고 (포탄이) 떨어졌을때 그 타격이 지금도 굉장히 심하지요. 어르신들이 항상 그런 얘기를 많이 해요. 지금도. 총소리만 나도 그냥 깜짝깜짝 놀라고 자꾸 밤에 자다가도 큰 소리 나면 문 열어봐야 하고 참 살아가는 게 남과 같지 (않죠.) 육지하고 여기하고 하늘과 땅 차이죠."]

[앵커]

이렇게 긴장이 고조되면서 연평도를 떠날 생각까지 하는 주민들도 있다면서요?

[기자]

제가 연평도에 잠깐 머무는데 연평도 내에서 군 사격 훈련을 하는 소리에 저도 혹시 북한군 사격이 아닐까 하고 깜짝 놀랐는데 여기서 연평도 포격을 겪은 분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자녀들을 육지로 내보내고 부부만 생계를 위해 연평도에 머물고 있다는 한 주민분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이명재/옹진군 연평면 : "(2010년) 당시에 아이들도 그런 두려움 굉장히 많았죠... 다 커서 나갔지만 며칠 전에 있었던 일로 이제 전화를 해서 이제 다 육지로 나와서 살면 어떨까 뭐 이런 얘기도 할 정도로 아이들이 두려움이 커요."]

연평도서 만난 한 어민이 조업을 하러 나가다 멀리 중국어선이 있으면 오히려 북한이 바다에 안 쏘겠지 하고 마음이 놓인다는 얘기를 제게 했는데 참 연평도의 현 상황을 단적으로 얘기해 주는 것 같더라고요.

주민들이 맘 편히 조업하고 편하게 살 수 있을 때가 언제일지, 빨리 그런 시절이 와야 할텐데요.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in뉴스] 위기의 연평 해역, 주민 불안 고조
    • 입력 2022-10-27 12:39:32
    • 수정2022-10-27 13:44:42
    뉴스 12
[앵커]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며칠 전 북 선박 한척이 서해 북방한계선을 넘어왔다 돌아가고 북한군이 해상완충구역에 방사포를 쏘는 일이 벌어졌죠.

북한이 이달 들어서만 동.서해 완충구역에 수백 발의 포탄을 쏘자 과거 포격 피해를 입었던 연평도 주민들의 불안은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습니다.

김명섭 해설위원과 함께 연평도와 그곳에 사는 주민들의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김 위원, 연평도를 최근 다녀왔다면서요.

분위기 좀 전해주시죠.

[기자]

어제와 그제 이틀간 연평도에 머물렀는데 다행히 지난 이틀간 북한의 포 사격은 없었습니다.

연평도항을 오가는 주민들과 군인들의 모습도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했는데요.

북한쪽 모습은 달랐습니다.

북한 땅이 아주 가까이 보이는 연평도 평화전망대에 올라갔는데, 시정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북한 포 진지가 있는 섬들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포6문이 있는 북한의 갈도가 직선거리로 불과 6킬로미터, 포 10여 문 정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장재도가 8킬로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13킬로미터 떨어진 북한 내륙의 개머리해안 해안포 기지도 시정만 좋으면 잘 보인다고 하는데 북한의 해안포 포문이 최근 열려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들 해안포에서 서해완충구역으로 주기적으로 포격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전망대 관계자로부터 들었습니다.

[앵커]

김 위원, 서해에서 오늘까지 육.해.공군과 미국의 합동 훈련이 이뤄지고, 꽃게잡이철이라 우리 어선들, 중국 어선의 왕래도 많고 과거에도 이런 상황에서 서해북방한계선 주변에서 남북의 충돌이 이뤄지기도 했는데 군이나 행정당국은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던가요?

[기자]

현재 경계가 삼엄한 상태인데 한국 군부대와 해경 등에서는 북한 대응 사항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피했습니다.

현재 서해 NLL 북방한계선을 중심으로 북한으로부터 어업권을 산 중국 어선들이 몰려서 꽃게잡이에 나서고 있고 우리 어선들은 주로 연평도 남쪽에서 꽃게잡이를 하고 있기때문에 원칙적으로 남,북한이나 중국이 크게 맞닥뜨릴 이유가 없습니다.

연평면사무소를 찾아 연평도 최근 상황에 대한 얘기와 조치 사항 등을 들어봤습니다.

[조희군/연평면장 : "(NLL은) 우리 어선이 절대 가지 못하는 구역이라 저희 어선하고는 부닥칠 이유가 그렇게 많지 않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희가 군부대하고 협조가 잘 돼야지 저희 연평이 거의 군인 반, 주민 반이라 긴밀한 협조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걸 통해서 주민들이 안정을 취하도록 저희들이 지속적으로 방송도 하고 회의도 하고 있습니다."]

중국 어선들이 수시로 번갈아 가며 NLL을 침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해군과 해경이 감시 활동을 크게 강화하고 있고 우리 어선들에 대한 조업 허가 시간을 조금 단축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연평도 주민분들도 만나봤죠.

생활하시는데 어려움은 어떻든가요?

[기자]

연평도 주민들 상당수가 어업에 종사하고 있고, 최근 꽃게잡이에 나선 분들이 많은데요.

오후 늦은 시간이면 마을 곳곳에서 바다에서 잡아온 꽃게를 그물에서 떼어내고 세척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는데요.

최근 갑작스런 수온 변화로 꽃게 어획량이 크게 줄어든데다 북한의 포사격으로 조업에 차질이 생겨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박재복/옹진군 연평면 : "우리 어민들 긴장이 되면 조업하기 힘들어요. 자꾸 입항하라고 하고 불안하니까. 그리고 또 포를 바다에다 많이 쏘면 꽃게가 음폭 진동으로 인해서 다 깊은 바다로 이동해 버려요. 수심이 얕은 데인데 포로 그 꽃게 많은 자리에 다 쏘아버니리까 꽃게가 깊은 데로 빨리 이동해 버리고 말아요. 그래서 꽃게 더 안 나죠."]

연평도 어촌계장도 만나 봤는데, 10여 년 전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주민들이 가지는 트라우마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차재근/연평도 어촌계장 : "1차 포사격하고 (포탄이) 떨어졌을때 그 타격이 지금도 굉장히 심하지요. 어르신들이 항상 그런 얘기를 많이 해요. 지금도. 총소리만 나도 그냥 깜짝깜짝 놀라고 자꾸 밤에 자다가도 큰 소리 나면 문 열어봐야 하고 참 살아가는 게 남과 같지 (않죠.) 육지하고 여기하고 하늘과 땅 차이죠."]

[앵커]

이렇게 긴장이 고조되면서 연평도를 떠날 생각까지 하는 주민들도 있다면서요?

[기자]

제가 연평도에 잠깐 머무는데 연평도 내에서 군 사격 훈련을 하는 소리에 저도 혹시 북한군 사격이 아닐까 하고 깜짝 놀랐는데 여기서 연평도 포격을 겪은 분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자녀들을 육지로 내보내고 부부만 생계를 위해 연평도에 머물고 있다는 한 주민분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이명재/옹진군 연평면 : "(2010년) 당시에 아이들도 그런 두려움 굉장히 많았죠... 다 커서 나갔지만 며칠 전에 있었던 일로 이제 전화를 해서 이제 다 육지로 나와서 살면 어떨까 뭐 이런 얘기도 할 정도로 아이들이 두려움이 커요."]

연평도서 만난 한 어민이 조업을 하러 나가다 멀리 중국어선이 있으면 오히려 북한이 바다에 안 쏘겠지 하고 마음이 놓인다는 얘기를 제게 했는데 참 연평도의 현 상황을 단적으로 얘기해 주는 것 같더라고요.

주민들이 맘 편히 조업하고 편하게 살 수 있을 때가 언제일지, 빨리 그런 시절이 와야 할텐데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