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 소리만 들으면”…트라우마 치료 시급

입력 2022.11.03 (06:41) 수정 2022.11.03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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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축제를 즐기러 나왔다가 생각지도 못한 참변을 당하고, 심지어 사망자들의 시신까지 봐야 했던 시민들, '트라우마'가 우려됩니다.

다른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다급히 구조에 동참했던 시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울과 죄책감, 복합적인 감정들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신현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항공사 승무원 김도연 씨는 참사 당일 이태원에 있었습니다.

거리를 걷는데, 눈 앞에, 생각지도 못한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김도연/승무원 : "구급차가 지나가서, 대로변 걸어 올라가는데 곳곳에 사람들이 누워있고..."]

그리고, 다급한 외침이 들려 왔습니다.

심폐소생술이 가능한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김도연/승무원 : "저도 모르게 몸이 반응해서 나가서 '교대해 드릴게요' 하고서는 제가 CPR(심폐소생술)을 진행을 하고 있었어요."]

맥박이 희미한 여성에게 매달려 30분 넘게 심폐소생술을 했습니다.

의료진과 교대한 뒤 빠져나왔지만, 김 씨는 자신이 도왔던 사람이 끝내 숨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꾸만 죄책감이 든다고 했습니다.

[김도연/승무원 : "만약에 내가 그냥 지하철역에 들어가서 (제세동기를) 내놓으라고 해서 어떻게든 누구에게든 사용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대학원생 문형원 씨도 거기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팔을 걷어부치고 심폐소생을 도왔습니다.

[문형원/대학원생 : "아무 생각이 안 들었어요. 도움이 필요하니까 도와줘야겠다, 그냥 그 생각밖에 안 들었고."]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그 날 기억은 충격으로 남았습니다.

[문형원/대학원생 : "학교에 오다가 앰뷸런스 소리를 들었는데 손발이 저리면서 어지럽고. 혼자 있을 때 그렇게 되면 심호흡 하면서 다른 것에 집중하려고 하거나..."]

참상을 목격했던 일반 시민들 누구나 비슷한 상황입니다.

[인근 상점 직원/음성변조 : "제 팔 다리 붙잡고 살려달라고 해서 저희가 한두 명이라도 끄집어내려고 했는데, 인파에 깔려서 뭘 할 수가 없었던 게 가장 큰 자책이자 죄책감도..."]

정부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전문적인 트라우마 치료가 필요하다고 보고, 일반인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위기상담전화' 등을 운영 중입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촬영기자:임동수 안민식/영상편집:위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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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렌 소리만 들으면”…트라우마 치료 시급
    • 입력 2022-11-03 06:41:24
    • 수정2022-11-03 06: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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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축제를 즐기러 나왔다가 생각지도 못한 참변을 당하고, 심지어 사망자들의 시신까지 봐야 했던 시민들, '트라우마'가 우려됩니다.

다른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다급히 구조에 동참했던 시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울과 죄책감, 복합적인 감정들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신현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항공사 승무원 김도연 씨는 참사 당일 이태원에 있었습니다.

거리를 걷는데, 눈 앞에, 생각지도 못한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김도연/승무원 : "구급차가 지나가서, 대로변 걸어 올라가는데 곳곳에 사람들이 누워있고..."]

그리고, 다급한 외침이 들려 왔습니다.

심폐소생술이 가능한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김도연/승무원 : "저도 모르게 몸이 반응해서 나가서 '교대해 드릴게요' 하고서는 제가 CPR(심폐소생술)을 진행을 하고 있었어요."]

맥박이 희미한 여성에게 매달려 30분 넘게 심폐소생술을 했습니다.

의료진과 교대한 뒤 빠져나왔지만, 김 씨는 자신이 도왔던 사람이 끝내 숨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꾸만 죄책감이 든다고 했습니다.

[김도연/승무원 : "만약에 내가 그냥 지하철역에 들어가서 (제세동기를) 내놓으라고 해서 어떻게든 누구에게든 사용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대학원생 문형원 씨도 거기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팔을 걷어부치고 심폐소생을 도왔습니다.

[문형원/대학원생 : "아무 생각이 안 들었어요. 도움이 필요하니까 도와줘야겠다, 그냥 그 생각밖에 안 들었고."]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그 날 기억은 충격으로 남았습니다.

[문형원/대학원생 : "학교에 오다가 앰뷸런스 소리를 들었는데 손발이 저리면서 어지럽고. 혼자 있을 때 그렇게 되면 심호흡 하면서 다른 것에 집중하려고 하거나..."]

참상을 목격했던 일반 시민들 누구나 비슷한 상황입니다.

[인근 상점 직원/음성변조 : "제 팔 다리 붙잡고 살려달라고 해서 저희가 한두 명이라도 끄집어내려고 했는데, 인파에 깔려서 뭘 할 수가 없었던 게 가장 큰 자책이자 죄책감도..."]

정부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전문적인 트라우마 치료가 필요하다고 보고, 일반인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위기상담전화' 등을 운영 중입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촬영기자:임동수 안민식/영상편집:위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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