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과밀’ 여전…“걱정은 커졌는데 변화는 아직”

입력 2022.11.07 (09:38) 수정 2022.11.07 (09:4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밀집' 상황이, 또 하나의 재난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뼈아프게 깨달았습니다.

무심코 몸을 맡겼던 '러시아워'의 대중교통, 인파가 몰리는 공연장과 경기장.

이제 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이예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동차 안으로 끊임없이 몰려드는 승객들, 옴짝달싹할 작은 틈조차 사라지고, 얼굴엔 그 괴로움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안전 요원도 손 쓸 도리가 없습니다.

출퇴근길 '지옥철' 풍경은 이태원 참사 이후에도 여전합니다.

사고 전후 서울 주요 지하철역 이용객 수를 비교해보면, 승객이 다소 줄기는 했지만 그 폭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다만 이 '밀집' 상황을 대하는 시민들의 관점은 변한 듯했습니다.

[김경빈/경기 수원시 : "사람 많은 거 되게 좋아하는데. 참사 이후에 되게 많이 꺼려지고..."]

[이수연/서울 용산구 : "덜컹거릴 때도 있는데. 사람들이 붙잡을 곳도 없어서. 그렇게 되면 이태원 참사처럼 조금 더 위험한 일이..."]

'과밀 교통'의 또다른 대명사, 광역버스도 당장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출근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저도 여기서 버스를 타보겠습니다.

뒷문으로 겨우 탔지만, 서있을 공간을 찾기 어렵습니다.

["뒷쪽에 계단 올라 서셔야 돼요."]

["어이쿠야."]

문을 닫기조차 어렵습니다.

[양진욱/서울 용산구 : "사고가 떠올라가지고 굉장히 걱정이 되고. 더군다나 이번 일 때문에 더 그런 두려운 마음이 많이 생기는 게 사실입니다."]

즐거움으로 가득했던 스포츠 경기장에서도 전에 없던 '경각심'이 엿보입니다.

["경기장 퇴장 시 경찰 및 안전요원의 안내에 따라 안전하게 퇴장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참사 이후 다중밀집시설 곳곳에서 긴급 안전점검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김○○/경기 김포시 : "이번 이태원 사건 보고 나서 많이 느꼈죠. 지하철에서도 사고가 일어나겠구나. 빨리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태원 참사는 '일상'의 과밀이, 심각한 '위험'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당장 그 '과밀'을 해소할 뾰족한 수는 없겠지만, 긴급 상황에 대처하는 안전 매뉴얼을 정비하는 건 한시 바삐 서두를 일입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촬영기자:최하운 하정현/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서수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일상 속 ‘과밀’ 여전…“걱정은 커졌는데 변화는 아직”
    • 입력 2022-11-07 09:38:26
    • 수정2022-11-07 09:46:00
    930뉴스
[앵커]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밀집' 상황이, 또 하나의 재난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뼈아프게 깨달았습니다.

무심코 몸을 맡겼던 '러시아워'의 대중교통, 인파가 몰리는 공연장과 경기장.

이제 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이예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동차 안으로 끊임없이 몰려드는 승객들, 옴짝달싹할 작은 틈조차 사라지고, 얼굴엔 그 괴로움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안전 요원도 손 쓸 도리가 없습니다.

출퇴근길 '지옥철' 풍경은 이태원 참사 이후에도 여전합니다.

사고 전후 서울 주요 지하철역 이용객 수를 비교해보면, 승객이 다소 줄기는 했지만 그 폭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다만 이 '밀집' 상황을 대하는 시민들의 관점은 변한 듯했습니다.

[김경빈/경기 수원시 : "사람 많은 거 되게 좋아하는데. 참사 이후에 되게 많이 꺼려지고..."]

[이수연/서울 용산구 : "덜컹거릴 때도 있는데. 사람들이 붙잡을 곳도 없어서. 그렇게 되면 이태원 참사처럼 조금 더 위험한 일이..."]

'과밀 교통'의 또다른 대명사, 광역버스도 당장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출근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저도 여기서 버스를 타보겠습니다.

뒷문으로 겨우 탔지만, 서있을 공간을 찾기 어렵습니다.

["뒷쪽에 계단 올라 서셔야 돼요."]

["어이쿠야."]

문을 닫기조차 어렵습니다.

[양진욱/서울 용산구 : "사고가 떠올라가지고 굉장히 걱정이 되고. 더군다나 이번 일 때문에 더 그런 두려운 마음이 많이 생기는 게 사실입니다."]

즐거움으로 가득했던 스포츠 경기장에서도 전에 없던 '경각심'이 엿보입니다.

["경기장 퇴장 시 경찰 및 안전요원의 안내에 따라 안전하게 퇴장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참사 이후 다중밀집시설 곳곳에서 긴급 안전점검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김○○/경기 김포시 : "이번 이태원 사건 보고 나서 많이 느꼈죠. 지하철에서도 사고가 일어나겠구나. 빨리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태원 참사는 '일상'의 과밀이, 심각한 '위험'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당장 그 '과밀'을 해소할 뾰족한 수는 없겠지만, 긴급 상황에 대처하는 안전 매뉴얼을 정비하는 건 한시 바삐 서두를 일입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촬영기자:최하운 하정현/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서수민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