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민주주의’ 포함되고 ‘성 소수자’ 빠진 새 교과서

입력 2022.11.09 (21:41) 수정 2022.11.10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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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로운 고등학교 교과서에 그동안 논란이 있었던 '자유 민주주의'라는 표현이 들어가게 됐습니다.

'성 평등'과 '성 소수자'는 빠지거나 수정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바꾸는 과정에서 교육부의 압박이 있었다는 연구진 주장이 나왔습니다.

윤아림 기자입니다.

[리포트]

교육부가 헌법 전문과 국민 의견을 근거로 수정해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안'입니다.

고등학교 한국사 교육 과정에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이 포함됐습니다.

[장상윤/교육부 차관 : "(헌법재판소 결정례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우리 헌법 질서의 최고 기본가치'로 이렇게 명시를 하고 있고..."]

이주호 교육부 장관도 '자유 민주주의'를 포함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주호/교육부장관/지난달 28일/국회 인사청문회 : "자유민주주의 그 부분도 실제로 헌법 정신에 입각한 교육과정이 개발되어야 하는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교육과정이 바뀔 때마다 '민주주의'에 '자유'를 함께 표기할 것인지 논란이 계속돼왔습니다.

역사교육과정 개정에 참여한 한 연구진은 수정 과정에서 교육부의 압박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정책 연구진/음성변조 : "(교육부 관계자가) 두 가지를 요구하겠는데 하나는 '자유민주주의'를 넣었으면 좋겠다, 또 하나는 근현대사가 너무 많으니까 전근대사 비중을 높여달라."]

연구진 모두가 반대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개정 교육과정에서 '성평등'은 '성에 대한 편견'과 '성차별의 윤리적 문제' 등의 표현으로 수정됐습니다.

또 '성 소수자'는 '성별 등으로 차별받는 소수자'로 바뀌었습니다.

성 정체성이 형성되는 청소년기 학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윤김지영/창원대학교 철학과 교수 : "사회에 차별이 작동하는 방식 중의 하나가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방식이 있는데요. 교육부가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오히려 강화하는 방향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

개정 교육과정은 교육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고, 국민 누구나, 이메일 등으로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20일간 의견 수렴을 거친 뒤 국가교육위원회 심의, 의결을 거쳐 올해 말 최종 확정, 고시됩니다.

KBS 뉴스 윤아림입니다.

촬영기자:김휴동 이상훈 서다은/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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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 민주주의’ 포함되고 ‘성 소수자’ 빠진 새 교과서
    • 입력 2022-11-09 21:41:24
    • 수정2022-11-10 07:57:52
    뉴스 9
[앵커]

새로운 고등학교 교과서에 그동안 논란이 있었던 '자유 민주주의'라는 표현이 들어가게 됐습니다.

'성 평등'과 '성 소수자'는 빠지거나 수정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바꾸는 과정에서 교육부의 압박이 있었다는 연구진 주장이 나왔습니다.

윤아림 기자입니다.

[리포트]

교육부가 헌법 전문과 국민 의견을 근거로 수정해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안'입니다.

고등학교 한국사 교육 과정에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이 포함됐습니다.

[장상윤/교육부 차관 : "(헌법재판소 결정례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우리 헌법 질서의 최고 기본가치'로 이렇게 명시를 하고 있고..."]

이주호 교육부 장관도 '자유 민주주의'를 포함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주호/교육부장관/지난달 28일/국회 인사청문회 : "자유민주주의 그 부분도 실제로 헌법 정신에 입각한 교육과정이 개발되어야 하는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교육과정이 바뀔 때마다 '민주주의'에 '자유'를 함께 표기할 것인지 논란이 계속돼왔습니다.

역사교육과정 개정에 참여한 한 연구진은 수정 과정에서 교육부의 압박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정책 연구진/음성변조 : "(교육부 관계자가) 두 가지를 요구하겠는데 하나는 '자유민주주의'를 넣었으면 좋겠다, 또 하나는 근현대사가 너무 많으니까 전근대사 비중을 높여달라."]

연구진 모두가 반대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개정 교육과정에서 '성평등'은 '성에 대한 편견'과 '성차별의 윤리적 문제' 등의 표현으로 수정됐습니다.

또 '성 소수자'는 '성별 등으로 차별받는 소수자'로 바뀌었습니다.

성 정체성이 형성되는 청소년기 학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윤김지영/창원대학교 철학과 교수 : "사회에 차별이 작동하는 방식 중의 하나가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방식이 있는데요. 교육부가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오히려 강화하는 방향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

개정 교육과정은 교육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고, 국민 누구나, 이메일 등으로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20일간 의견 수렴을 거친 뒤 국가교육위원회 심의, 의결을 거쳐 올해 말 최종 확정, 고시됩니다.

KBS 뉴스 윤아림입니다.

촬영기자:김휴동 이상훈 서다은/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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