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취임 6개월…실종된 ‘통합·협치’

입력 2022.11.11 (21:35) 수정 2022.11.1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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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취임 초기 '협치'에 의지를 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여섯 달을 갓 넘겼습니다.

지금까지 예순 번, '출근길 문답'을 분석해 봤더니 '협치'란 표현은 딱 한 번 나왔고, 반면 '법'은 일흔네 번 언급했습니다.

시계를 6개월 전으로 돌려볼까요?

취임 당시, KBS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83%는 '여야 협치 가능성이 작다'고 했습니다.

이 우려가 현실이 됐습니다.

6개월 중간 성적표에서 68.9%가 '여야 협치'를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협치'는 국정 동력의 필수 요소이고, 특히 임기 초반이 '골든 타임'이란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입니다.

그럼 협치의 직접 당사자, 여야의 입장과 속내는 어떨까요?

노태영, 최형원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어제(10일), 국민의힘 의원 총회.

윤석열 당선인 수행팀장 출신인 초선의 이용 의원이 미리 써 온 입장문을 읽어내렸습니다.

사퇴 압박을 받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당이 왜 지켜주지 않느냐, 주 원내대표는 김은혜, 강승규 수석을 국감장에서 왜 퇴장시켰냐 라는 거였습니다.

비슷한 시각, '윤핵관' 장제원 의원도 "주 원내대표에게 원내 지도부를 준 것이 지금은 걱정이 된다", "마음이 부글부글하다"고 했습니다.

이태원 참사 국면에서 야당에 밀려선 안 된다는 강경론이 분출된 겁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SBS 라디오'김태현의 정치쇼' : "내부에 그런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요. 장제원 의원이 그런 분위기가 없는 걸 있다고 말씀하신 건 아닌 것 같다."]

이런 강경론은 지난 월요일, 대통령이 책임론에 선을 그은 뒤 거세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지난 7일 : "엄연히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있는 사람한테 딱딱 물어야 되는 거지, 그냥 막연하게 다 책임져라, 그것은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초선의원에게 공개 비판받은 5선의 주 원내대표, 직접 대응은 피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이용 의원이나 장제원 의원께서 내가 말 못 할 사정들을 다 자세히 나하고 같이 공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런 걸(사정을) 좀 알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이상민 장관 책임론은 사그라들었고 MBC 전용기 탑승 배제에 대한 비판적 의견은 사석에서나 쏟아졌습니다.

"여당이 할 수 있는 최대치는 침묵이다", "대통령이 말 잘 들을 것 같은 의원들만 상대해 총선이 걱정이다", "여론은 안 보고 충성심만으로 살아간다"는 얘기들이 나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야당과의 대화는 더욱 먼 얘기가 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야당 대표와 만나지 않고 있고,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도 취임 두 달이 넘도록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찾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노태영입니다.

[리포트]

이재명 대표는 당 대표 선거에 나서면서 내부에서도 제기됐던 '사법 리스크' 우려를 일축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 7월 : "십수 년간 탈탈 털리고 있는데 아마 저한테 먼지만큼의 흠결이라도 있었으면 이미 난리가 났겠지요."]

하지만 취임 70여 일 만에 최측근인 김용 부원장이 구속기소되고, 정진상 정무조정실장도 강제 수사 선상에 올랐습니다.

이 대표는 '조작 수사', '정치 탄압'이라는 입장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어제 : "검찰의 창작 완성도가 매우 낮은 것 같습니다. 검찰이 훌륭한 소설가가 되기는 쉽지 않겠습니다."]

당내에서 제기됐던 우려는 두 차례에 걸친 당사 압수수색 이후 수그러들었습니다.

"수사 결과에 따라선 대표직 유지가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도 "지금은 일치단결해 막을 때다", "윤석열 정부가 야당을 협치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는 만큼 투쟁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조정식/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 "민주당을 와해시켜 결국은 총선과 다음 대선까지 노린 검찰 독재 장기화를 위한 기획 수사입니다. 진실을 조작하는 윤석열 정권에 맞서 단호하게 싸울 것입니다."]

국감 중단, 대통령 시정연설 보이콧에 이어 '장외 투쟁'에도 시동을 거는 모양새입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 도입을 요구하는 범국민 서명 운동을 고리로 정부·여당을 압박하겠다는 겁니다.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책임을 지지 않을 거면 왜 정권을 잡았고, 의무를 다하지 않을 거면 왜 공직에 있습니까. 당장 그만두고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재명 대표는 취임 뒤 윤 대통령에게 수차례 만남을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소통은 꽉 막히고 서로에 대한 적대감만 커지는 상황, 새해 예산안과 민생 법안이 제때 처리될 수 있을지 국회의 기본적 역할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촬영기자:조승연 박상욱 서다은/영상편집:김유진 안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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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취임 6개월…실종된 ‘통합·협치’
    • 입력 2022-11-11 21:35:33
    • 수정2022-11-11 22: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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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취임 초기 '협치'에 의지를 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여섯 달을 갓 넘겼습니다.

지금까지 예순 번, '출근길 문답'을 분석해 봤더니 '협치'란 표현은 딱 한 번 나왔고, 반면 '법'은 일흔네 번 언급했습니다.

시계를 6개월 전으로 돌려볼까요?

취임 당시, KBS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83%는 '여야 협치 가능성이 작다'고 했습니다.

이 우려가 현실이 됐습니다.

6개월 중간 성적표에서 68.9%가 '여야 협치'를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협치'는 국정 동력의 필수 요소이고, 특히 임기 초반이 '골든 타임'이란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입니다.

그럼 협치의 직접 당사자, 여야의 입장과 속내는 어떨까요?

노태영, 최형원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어제(10일), 국민의힘 의원 총회.

윤석열 당선인 수행팀장 출신인 초선의 이용 의원이 미리 써 온 입장문을 읽어내렸습니다.

사퇴 압박을 받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당이 왜 지켜주지 않느냐, 주 원내대표는 김은혜, 강승규 수석을 국감장에서 왜 퇴장시켰냐 라는 거였습니다.

비슷한 시각, '윤핵관' 장제원 의원도 "주 원내대표에게 원내 지도부를 준 것이 지금은 걱정이 된다", "마음이 부글부글하다"고 했습니다.

이태원 참사 국면에서 야당에 밀려선 안 된다는 강경론이 분출된 겁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SBS 라디오'김태현의 정치쇼' : "내부에 그런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요. 장제원 의원이 그런 분위기가 없는 걸 있다고 말씀하신 건 아닌 것 같다."]

이런 강경론은 지난 월요일, 대통령이 책임론에 선을 그은 뒤 거세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지난 7일 : "엄연히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있는 사람한테 딱딱 물어야 되는 거지, 그냥 막연하게 다 책임져라, 그것은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초선의원에게 공개 비판받은 5선의 주 원내대표, 직접 대응은 피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이용 의원이나 장제원 의원께서 내가 말 못 할 사정들을 다 자세히 나하고 같이 공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런 걸(사정을) 좀 알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이상민 장관 책임론은 사그라들었고 MBC 전용기 탑승 배제에 대한 비판적 의견은 사석에서나 쏟아졌습니다.

"여당이 할 수 있는 최대치는 침묵이다", "대통령이 말 잘 들을 것 같은 의원들만 상대해 총선이 걱정이다", "여론은 안 보고 충성심만으로 살아간다"는 얘기들이 나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야당과의 대화는 더욱 먼 얘기가 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야당 대표와 만나지 않고 있고,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도 취임 두 달이 넘도록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찾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노태영입니다.

[리포트]

이재명 대표는 당 대표 선거에 나서면서 내부에서도 제기됐던 '사법 리스크' 우려를 일축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 7월 : "십수 년간 탈탈 털리고 있는데 아마 저한테 먼지만큼의 흠결이라도 있었으면 이미 난리가 났겠지요."]

하지만 취임 70여 일 만에 최측근인 김용 부원장이 구속기소되고, 정진상 정무조정실장도 강제 수사 선상에 올랐습니다.

이 대표는 '조작 수사', '정치 탄압'이라는 입장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어제 : "검찰의 창작 완성도가 매우 낮은 것 같습니다. 검찰이 훌륭한 소설가가 되기는 쉽지 않겠습니다."]

당내에서 제기됐던 우려는 두 차례에 걸친 당사 압수수색 이후 수그러들었습니다.

"수사 결과에 따라선 대표직 유지가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도 "지금은 일치단결해 막을 때다", "윤석열 정부가 야당을 협치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는 만큼 투쟁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조정식/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 "민주당을 와해시켜 결국은 총선과 다음 대선까지 노린 검찰 독재 장기화를 위한 기획 수사입니다. 진실을 조작하는 윤석열 정권에 맞서 단호하게 싸울 것입니다."]

국감 중단, 대통령 시정연설 보이콧에 이어 '장외 투쟁'에도 시동을 거는 모양새입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 도입을 요구하는 범국민 서명 운동을 고리로 정부·여당을 압박하겠다는 겁니다.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책임을 지지 않을 거면 왜 정권을 잡았고, 의무를 다하지 않을 거면 왜 공직에 있습니까. 당장 그만두고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재명 대표는 취임 뒤 윤 대통령에게 수차례 만남을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소통은 꽉 막히고 서로에 대한 적대감만 커지는 상황, 새해 예산안과 민생 법안이 제때 처리될 수 있을지 국회의 기본적 역할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촬영기자:조승연 박상욱 서다은/영상편집:김유진 안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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