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톱 사라지고 악취…‘환경 훼손’ 지역축제 언제까지

입력 2022.11.16 (19:20) 수정 2022.11.1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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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막을 내린 백제문화제는 60년 넘게 이어진 충청권 대표 축제지만 축제 기간 반복되는 공주보 담수 문제로 '죽음의 축제'라는 오명이 따라다니기도 합니다.

축제가 끝난 현장을 한솔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공주 공산성을 배경으로 금강에 띄워진 250척의 황포돛배와 색색의 유등.

화려했던 백제문화제가 끝난 뒤 공주 금강변을 다시 찾았습니다.

축제 전까지만 해도 시민들이 맨발로 걷던 고운 모래톱이 온통 펄로 뒤덮여있습니다.

축제 때 배를 띄우기 위해 23일간 인근 공주보 수문을 막아 수위를 3M에서 7M로 높였는데 이때 쌓인 펄이 그대로 남은 겁니다.

물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막아 쌓인 펄에서는 악취가 진동합니다.

2018년 3월 수문을 완전히 열어 되찾은 금빛 모래톱이 언제 회복될지, 당시 이곳에서 산란과 부화를 했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흰목물떼새를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임도훈/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 : "산란도 하고 부화도 하고 그랬던 곳이에요. 수문이 기준 없이 계속 반복적으로 담수되고 운용되다 보니까 펄로 바뀌면서 야생동물들이 서식할 수 없는 환경이 된 거죠."]

환경부가 지난해 축제 이후 "급격한 수위상승으로 생태계 교란과 악영향이 뚜렷이 확인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지만 공주시는 축제를 이유로 올해 또다시 공주보를 닫았습니다.

[이경희/공주시 축제팀장 : "올해 담수를 통해서 모니터링을 담수 전, 담수, 담수 후 (영향을 살펴본 뒤) 그 결과에 따라서 환경부와 협의해 고민해서 내년 대백제전을 준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불과 열흘간의 축제를 위해 생물 서식지 파괴가 해마다 반복되는 상황, 내년 대백제전을 앞두고 환경과 공존하는 지역축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한솔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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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래톱 사라지고 악취…‘환경 훼손’ 지역축제 언제까지
    • 입력 2022-11-16 19:20:52
    • 수정2022-11-16 20:06:47
    뉴스7(대전)
[앵커]

지난달 막을 내린 백제문화제는 60년 넘게 이어진 충청권 대표 축제지만 축제 기간 반복되는 공주보 담수 문제로 '죽음의 축제'라는 오명이 따라다니기도 합니다.

축제가 끝난 현장을 한솔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공주 공산성을 배경으로 금강에 띄워진 250척의 황포돛배와 색색의 유등.

화려했던 백제문화제가 끝난 뒤 공주 금강변을 다시 찾았습니다.

축제 전까지만 해도 시민들이 맨발로 걷던 고운 모래톱이 온통 펄로 뒤덮여있습니다.

축제 때 배를 띄우기 위해 23일간 인근 공주보 수문을 막아 수위를 3M에서 7M로 높였는데 이때 쌓인 펄이 그대로 남은 겁니다.

물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막아 쌓인 펄에서는 악취가 진동합니다.

2018년 3월 수문을 완전히 열어 되찾은 금빛 모래톱이 언제 회복될지, 당시 이곳에서 산란과 부화를 했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흰목물떼새를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임도훈/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 : "산란도 하고 부화도 하고 그랬던 곳이에요. 수문이 기준 없이 계속 반복적으로 담수되고 운용되다 보니까 펄로 바뀌면서 야생동물들이 서식할 수 없는 환경이 된 거죠."]

환경부가 지난해 축제 이후 "급격한 수위상승으로 생태계 교란과 악영향이 뚜렷이 확인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지만 공주시는 축제를 이유로 올해 또다시 공주보를 닫았습니다.

[이경희/공주시 축제팀장 : "올해 담수를 통해서 모니터링을 담수 전, 담수, 담수 후 (영향을 살펴본 뒤) 그 결과에 따라서 환경부와 협의해 고민해서 내년 대백제전을 준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불과 열흘간의 축제를 위해 생물 서식지 파괴가 해마다 반복되는 상황, 내년 대백제전을 앞두고 환경과 공존하는 지역축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한솔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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