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한국’에서만 못 본다고?…트위치가 불씨 당긴 ‘망 사용료’

입력 2022.11.17 (10:50) 수정 2022.11.1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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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위치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세계 최대 게임 방송 폴랫폼인데요.

한국에서만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른바 '망 사용료'를 둘러싼 국내 통신사와 글로벌 기업들 간에 갈등인데요.

왜 논란이고, 쟁점은 뭔지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트위치'가 생소한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어떤 플랫폼이죠?

[기자]

게임 좋아하는 분들은 다 아실 텐데요.

다른 사람이 게임을 하는걸 실시간 방송으로 볼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미국 아마존사가 운영하고 있고요.

트위치에 실시간으로 접속하는 이용자 수가 평균 250만 명에서 많게는 500만 명까지 돼서, 게임 생중계 분야에선 유튜브보다 트위치가 강자입니다.

그런데 최근 트위치가 지난 9월 '한국'에서만 게임 동영상 화질을 제한한 데 이어 다음달부터는 다시보기 서비스인 VOD 제공마저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젊은 층에서는 유튜브만큼 대단한 인기가 있는 플랫폼이군요.

그런데 왜 '한국'에서만 다시보기를 중단한 겁니까?

[기자]

트위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용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고, 한국이 요구하는 규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는데요.

결국 '망 사용료'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망 사용료'는 콘텐츠 제공 사업자가 인터넷망을 이용한 대가로 통신 사업자에 내는 요금을 말하는데요.

매년 수백억 원의 사용료를 내는 국내 기업과는 달리, 글로벌 기업들은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어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현재 우리 국회에는 글로벌 기업에도 망 사용료를 물리자는 법안 7건이 발의된 상태인데, 트위치의 이번 조치가 사실상 입법에 대한 반발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그럼 트위치 뿐 아니라 넷플릭스, 유튜브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지금까지 사실상 '무임 승차'를 해 왔다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국내 통신사들도 그 부분을 짚고 있습니다.

게임이나 영화 같은 고화질 콘텐츠는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통신사들은 돈을 들여 망을 더 많이 깔아야 합니다.

국내 트래픽의 34%를 구글과 넷플릭스가 차지하고 있는 이윱니다.

국내 통신사들은 이 두 회사의 데이터 사용량이 가장 많은데 무임 승차를 하고 있다며, 망을 깔고 유지하는 데 비용을 부담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구글과 넷플릭스가 쉽사리 비용을 부담하려고 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두 회사는 '망 중립성'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우리 통신사들의 주장이 인터넷망을 누구나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망 중립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겁니다.

또 망 사용료를 내게 하는 건 '이중 청구'라는 주장도 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이 인터넷을 접속하는 데 비용을 내고 있고, 자신들도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보낼 때 이미 접속료를 내고 있다는 겁니다.

반면 이번에 논란이 된 트위치는 구글이나 넷플릭스와는 달리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었는데요.

법이 통과되면 망 사용료 부담이 커질 수 있으니까, 화질을 낮추고 VOD 서비스도 중단하는 방법으로 수익성 테스트를 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이 부분에 대해 이미 법정 다툼도 진행되고 있다고요?

[기자]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소송이 진행 중인데요.

1심에서 법원이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는데, 넷플릭스가 바로 항소를 해 2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문제는 이 싸움의 가장 큰 피해자가 바로 한국의 소비자들이라는 겁니다.

만약 구글과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내는 쪽으로 결론이 나면 구독료가 오를 가능성이 크고, 이 모든 게 없던 일이 된다면 통신사들이 인터넷 요금을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그래서 망 사용료 법안을 추진하던 우리 국회도 최근 태도를 전환하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망 사용료 논쟁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서비스 이용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트위치의 이번 조치가 한국 시장 철수 수순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데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 역시 "망 사용료 법안이 만들어지면 한국에서의 사업 방식을 변경해야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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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17 10:50:57
    • 수정2022-11-17 10:55:47
    지구촌뉴스
[앵커]

트위치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세계 최대 게임 방송 폴랫폼인데요.

한국에서만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른바 '망 사용료'를 둘러싼 국내 통신사와 글로벌 기업들 간에 갈등인데요.

왜 논란이고, 쟁점은 뭔지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트위치'가 생소한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어떤 플랫폼이죠?

[기자]

게임 좋아하는 분들은 다 아실 텐데요.

다른 사람이 게임을 하는걸 실시간 방송으로 볼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미국 아마존사가 운영하고 있고요.

트위치에 실시간으로 접속하는 이용자 수가 평균 250만 명에서 많게는 500만 명까지 돼서, 게임 생중계 분야에선 유튜브보다 트위치가 강자입니다.

그런데 최근 트위치가 지난 9월 '한국'에서만 게임 동영상 화질을 제한한 데 이어 다음달부터는 다시보기 서비스인 VOD 제공마저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젊은 층에서는 유튜브만큼 대단한 인기가 있는 플랫폼이군요.

그런데 왜 '한국'에서만 다시보기를 중단한 겁니까?

[기자]

트위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용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고, 한국이 요구하는 규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는데요.

결국 '망 사용료'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망 사용료'는 콘텐츠 제공 사업자가 인터넷망을 이용한 대가로 통신 사업자에 내는 요금을 말하는데요.

매년 수백억 원의 사용료를 내는 국내 기업과는 달리, 글로벌 기업들은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어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현재 우리 국회에는 글로벌 기업에도 망 사용료를 물리자는 법안 7건이 발의된 상태인데, 트위치의 이번 조치가 사실상 입법에 대한 반발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그럼 트위치 뿐 아니라 넷플릭스, 유튜브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지금까지 사실상 '무임 승차'를 해 왔다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국내 통신사들도 그 부분을 짚고 있습니다.

게임이나 영화 같은 고화질 콘텐츠는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통신사들은 돈을 들여 망을 더 많이 깔아야 합니다.

국내 트래픽의 34%를 구글과 넷플릭스가 차지하고 있는 이윱니다.

국내 통신사들은 이 두 회사의 데이터 사용량이 가장 많은데 무임 승차를 하고 있다며, 망을 깔고 유지하는 데 비용을 부담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구글과 넷플릭스가 쉽사리 비용을 부담하려고 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두 회사는 '망 중립성'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우리 통신사들의 주장이 인터넷망을 누구나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망 중립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겁니다.

또 망 사용료를 내게 하는 건 '이중 청구'라는 주장도 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이 인터넷을 접속하는 데 비용을 내고 있고, 자신들도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보낼 때 이미 접속료를 내고 있다는 겁니다.

반면 이번에 논란이 된 트위치는 구글이나 넷플릭스와는 달리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었는데요.

법이 통과되면 망 사용료 부담이 커질 수 있으니까, 화질을 낮추고 VOD 서비스도 중단하는 방법으로 수익성 테스트를 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이 부분에 대해 이미 법정 다툼도 진행되고 있다고요?

[기자]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소송이 진행 중인데요.

1심에서 법원이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는데, 넷플릭스가 바로 항소를 해 2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문제는 이 싸움의 가장 큰 피해자가 바로 한국의 소비자들이라는 겁니다.

만약 구글과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내는 쪽으로 결론이 나면 구독료가 오를 가능성이 크고, 이 모든 게 없던 일이 된다면 통신사들이 인터넷 요금을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그래서 망 사용료 법안을 추진하던 우리 국회도 최근 태도를 전환하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망 사용료 논쟁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서비스 이용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트위치의 이번 조치가 한국 시장 철수 수순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데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 역시 "망 사용료 법안이 만들어지면 한국에서의 사업 방식을 변경해야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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