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문의숙 ‘전세 사기’ 피해자 잇단 승소…검찰 수사는 ‘제자리’

입력 2022.11.21 (07:39) 수정 2022.11.21 (07:4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국내 유명 사학이죠?

휘문고 재단 소유의 건물이 4년 전 '전세 사기' 논란에 휘말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건물을 빌려 세를 놓았던 임대 사업자가, 주택 세입자들의 보증금을 개인적으로 가져다 썼다 돌려주지 못하게 된 건데요,

그 책임을, 건물 원주인인 '재단' 측에서 질거냐, 말거냐, 이 문제를 놓고, 그동안 수사와 재판이 진행돼 왔습니다.

최근 1심 판결이 잇따랐는데, "임대업체 책임"이라는 재단 측의 입장과는 달리, 휘문고 재단이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었습니다.

김청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휘문고 재단인 '휘문의숙'이 소유한 서울 강남구의 한 건물.

주택 140여 가구가 전월세로 임대됐습니다.

보증금만 130억 여 원.

그런데 4년 전, 임대업체 대표가 개인사업으로 이 돈을 날린 사실이 알려졌고, 그 때부터 세입자들은 보증금을 돌려받는다는 기약 없이 불안과 고통의 날들을 보냈습니다.

[전세 세입자/음성변조 : "전세보증금이면 누구나 생각하듯이 전 재산이거든요. 전 재산인데, 여기서 보낸 지금까지 5년이지만 그 5년이 정말 끔찍하고요."]

임대업체의 명칭은 '휘문아파트관리'.

휘문 재단의 이름을 가져다 썼지만, 재단 측에선 자신들과 상관없는 일이라며 세입자들에게 거리를 뒀습니다.

빌딩 전체를 통으로 임대했던 업체가 독자적으로 세를 놓았던 것이라며, 재단엔 책임이 없다는 거였습니다.

[휘문의숙 관계자/음성변조/2018년 11월 : "(임대업체가) 세입자들에게 다 숨기고 본인이 어디에다 썼는지 밝히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휘문의숙에 책임을 전가시키고…."]

하지만 최근 법원에선, '휘문의숙'에 책임 있다는 판결이 속속 나왔습니다.

보증금을 돌려주거나 손해를 배상해줄 책임, 재단이 져야 한다는 겁니다.

법원은 "'휘문'이라는 명칭을 임대업체가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세입자들로 하여금 재단이 계약당사자라고 믿게 하거나, 임대사업자의 사기를 방조한 책임이 있다"고 봤습니다.

다만 아직 1심 판결이고, 휘문의숙이 곧바로 항소하면서 보증금이 언제 반환될 수 있을진 미지수입니다.

민사 소송과 별도로 이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도 3년째 결론을 안 내고 있습니다.

이 검찰청에서 저 검찰청으로, 이첩한 횟수만 5차례입니다.

[이승호/KBS 자문변호사 : "아직까지 사건 처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신속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국민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검찰은 "피해 규모가 커서 수사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속도를 더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청윤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 하정현/영상편집:이상미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휘문의숙 ‘전세 사기’ 피해자 잇단 승소…검찰 수사는 ‘제자리’
    • 입력 2022-11-21 07:39:45
    • 수정2022-11-21 07:46:39
    뉴스광장(경인)
[앵커]

국내 유명 사학이죠?

휘문고 재단 소유의 건물이 4년 전 '전세 사기' 논란에 휘말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건물을 빌려 세를 놓았던 임대 사업자가, 주택 세입자들의 보증금을 개인적으로 가져다 썼다 돌려주지 못하게 된 건데요,

그 책임을, 건물 원주인인 '재단' 측에서 질거냐, 말거냐, 이 문제를 놓고, 그동안 수사와 재판이 진행돼 왔습니다.

최근 1심 판결이 잇따랐는데, "임대업체 책임"이라는 재단 측의 입장과는 달리, 휘문고 재단이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었습니다.

김청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휘문고 재단인 '휘문의숙'이 소유한 서울 강남구의 한 건물.

주택 140여 가구가 전월세로 임대됐습니다.

보증금만 130억 여 원.

그런데 4년 전, 임대업체 대표가 개인사업으로 이 돈을 날린 사실이 알려졌고, 그 때부터 세입자들은 보증금을 돌려받는다는 기약 없이 불안과 고통의 날들을 보냈습니다.

[전세 세입자/음성변조 : "전세보증금이면 누구나 생각하듯이 전 재산이거든요. 전 재산인데, 여기서 보낸 지금까지 5년이지만 그 5년이 정말 끔찍하고요."]

임대업체의 명칭은 '휘문아파트관리'.

휘문 재단의 이름을 가져다 썼지만, 재단 측에선 자신들과 상관없는 일이라며 세입자들에게 거리를 뒀습니다.

빌딩 전체를 통으로 임대했던 업체가 독자적으로 세를 놓았던 것이라며, 재단엔 책임이 없다는 거였습니다.

[휘문의숙 관계자/음성변조/2018년 11월 : "(임대업체가) 세입자들에게 다 숨기고 본인이 어디에다 썼는지 밝히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휘문의숙에 책임을 전가시키고…."]

하지만 최근 법원에선, '휘문의숙'에 책임 있다는 판결이 속속 나왔습니다.

보증금을 돌려주거나 손해를 배상해줄 책임, 재단이 져야 한다는 겁니다.

법원은 "'휘문'이라는 명칭을 임대업체가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세입자들로 하여금 재단이 계약당사자라고 믿게 하거나, 임대사업자의 사기를 방조한 책임이 있다"고 봤습니다.

다만 아직 1심 판결이고, 휘문의숙이 곧바로 항소하면서 보증금이 언제 반환될 수 있을진 미지수입니다.

민사 소송과 별도로 이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도 3년째 결론을 안 내고 있습니다.

이 검찰청에서 저 검찰청으로, 이첩한 횟수만 5차례입니다.

[이승호/KBS 자문변호사 : "아직까지 사건 처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신속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국민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검찰은 "피해 규모가 커서 수사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속도를 더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청윤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 하정현/영상편집:이상미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