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지는 바다…제주 소라가 위험하다

입력 2022.11.25 (07:45) 수정 2022.11.25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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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 바다에서 해녀가 채취하는 소라가 갈수록 줄어드는 가운데 수온 상승 등으로 인한기후위기가 소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문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해안가.

해녀들의 소라 수확이 한창입니다.

부지런히 소라를 잡아 품에 가득 채워 넣습니다.

하지만 수온 상승으로 소라의 먹이인 해조류가 사라지면서 소라의 양도, 크기도 예전만 못합니다.

애써 잡아도 7cm 이하가 많아 다시 바다에 돌려보내기 일쑵니다.

[온평리 해녀 : "아이고, 소라가 있습니까. 지금 바다에 풀이 없으니까 먹을 게 없어서."]

지난 54년 동안 우리나라 표층수온은 1.35도 상승했습니다.

전 세계 상승 폭과 비교하면 2배가 넘습니다.

제주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2010년대 평균 20도였던 표층수온은 최근 2년간 평균 1.5도나 올랐습니다.

취재진은 수온이 소라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동일한 조건에서 수온을 하루에 1도씩, 최대 30도까지 올려봤습니다.

사흘째부터 움직임이 가빠지기 시작합니다.

적혈구가 없어 하늘색을 띠는 소라의 혈액을 채취해 분석해봤습니다.

외부 침입 물질을 방어하는 식세포율이 사흘째 25%에서 15%로 10% 감소했습니다.

면역력이 떨어진 겁니다.

반대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발생하는 활성산소량은 두 배나 증가했습니다.

[강도형/소장/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소 : "면역력이 떨어지고 항산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결과들이 나왔어요. 그래서 이러한 결과들은 예를 들어서 겨울철 수온 상승이 많이 일어나면 폐사할 수 있는 가능성도 같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해조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먹거리가 풍성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이게 더 크게 올 수 있다."]

2010년 제주지역 소라 생산량은 2,400여 톤.

10년 후인 2020년엔 1,500여 톤으로 줄었습니다.

고령화에 수출 감소로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제주 해녀.

기후위기로 평생 몸담았던 터전마저 떠나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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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뜨거워지는 바다…제주 소라가 위험하다
    • 입력 2022-11-25 07:45:47
    • 수정2022-11-25 08:26:47
    뉴스광장(제주)
[앵커]

제주 바다에서 해녀가 채취하는 소라가 갈수록 줄어드는 가운데 수온 상승 등으로 인한기후위기가 소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문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해안가.

해녀들의 소라 수확이 한창입니다.

부지런히 소라를 잡아 품에 가득 채워 넣습니다.

하지만 수온 상승으로 소라의 먹이인 해조류가 사라지면서 소라의 양도, 크기도 예전만 못합니다.

애써 잡아도 7cm 이하가 많아 다시 바다에 돌려보내기 일쑵니다.

[온평리 해녀 : "아이고, 소라가 있습니까. 지금 바다에 풀이 없으니까 먹을 게 없어서."]

지난 54년 동안 우리나라 표층수온은 1.35도 상승했습니다.

전 세계 상승 폭과 비교하면 2배가 넘습니다.

제주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2010년대 평균 20도였던 표층수온은 최근 2년간 평균 1.5도나 올랐습니다.

취재진은 수온이 소라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동일한 조건에서 수온을 하루에 1도씩, 최대 30도까지 올려봤습니다.

사흘째부터 움직임이 가빠지기 시작합니다.

적혈구가 없어 하늘색을 띠는 소라의 혈액을 채취해 분석해봤습니다.

외부 침입 물질을 방어하는 식세포율이 사흘째 25%에서 15%로 10% 감소했습니다.

면역력이 떨어진 겁니다.

반대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발생하는 활성산소량은 두 배나 증가했습니다.

[강도형/소장/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소 : "면역력이 떨어지고 항산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결과들이 나왔어요. 그래서 이러한 결과들은 예를 들어서 겨울철 수온 상승이 많이 일어나면 폐사할 수 있는 가능성도 같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해조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먹거리가 풍성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이게 더 크게 올 수 있다."]

2010년 제주지역 소라 생산량은 2,400여 톤.

10년 후인 2020년엔 1,500여 톤으로 줄었습니다.

고령화에 수출 감소로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제주 해녀.

기후위기로 평생 몸담았던 터전마저 떠나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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