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한다며 수위 낮춘 강릉시…물고기 수백 마리 떼죽음

입력 2022.11.30 (10:08) 수정 2022.11.3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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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9일) 강릉 남대천에서 물고기가 떼죽음한 채 발견됐습니다.

강릉시가 음악 분수 조명 공사를 하겠다며 한국농어촌공사에 수문을 열어달라고 한 탓으로 추정되는데, 논란이 예상됩니다.

김보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강릉 도심을 흐르는 남대천입니다.

잠수교부터 월화교까지 300~400미터 구간 하천 바닥이 훤히 드러나 있습니다.

바닥에는 물고기 수백 마리가 군데군데 죽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죽은 채 발견된 물고기들의 크기나 어종도 다양합니다.

주민들은 최근 남대천 수량이 급격하게 줄면서 물고기가 떼죽음했다며 당혹스러워합니다.

[최영순/강릉시 강남동 : "(그제)오전에도 지나갔고 오후에도 지나갔고 고기들이 물에서 막 놀았거든요. 근데 오늘(29일) 아침에 10시 넘어서 나왔는데, 물을 싹 뺐는데 얘들이 다 죽었더라고…."]

강릉시가 인근에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음악분수조명 공사가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음악분수조명 공사를 위해 하천 바닥에 집수조를 설치하는데, 강릉시가 한국농어촌공사에 그젯밤(28일)부터 두산보를 열어 하천물을 빼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강릉시는 물고기들이 지나가는 물길이 만들어질 수 있을 정도로 수위를 조절해달라고 했지만, 생각보다 물이 많이 빠져 있었다는 입장입니다.

또, 현장을 확인한 뒤 수위를 조금 높였다고 하지만, 물고기 떼죽음을 막기에는 뒤늦은 조치였습니다.

농어촌공사는 강릉시의 요청에 따라 수문을 열고 닫았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새로운 명소를 만들겠다는 강릉시의 야심 찬 계획이 도리어 남대천 생태계를 교란시켰다는 비판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보람입니다.

촬영기자:박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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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사한다며 수위 낮춘 강릉시…물고기 수백 마리 떼죽음
    • 입력 2022-11-30 10:08:26
    • 수정2022-11-30 10:21:30
    930뉴스(강릉)
[앵커]

어제(29일) 강릉 남대천에서 물고기가 떼죽음한 채 발견됐습니다.

강릉시가 음악 분수 조명 공사를 하겠다며 한국농어촌공사에 수문을 열어달라고 한 탓으로 추정되는데, 논란이 예상됩니다.

김보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강릉 도심을 흐르는 남대천입니다.

잠수교부터 월화교까지 300~400미터 구간 하천 바닥이 훤히 드러나 있습니다.

바닥에는 물고기 수백 마리가 군데군데 죽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죽은 채 발견된 물고기들의 크기나 어종도 다양합니다.

주민들은 최근 남대천 수량이 급격하게 줄면서 물고기가 떼죽음했다며 당혹스러워합니다.

[최영순/강릉시 강남동 : "(그제)오전에도 지나갔고 오후에도 지나갔고 고기들이 물에서 막 놀았거든요. 근데 오늘(29일) 아침에 10시 넘어서 나왔는데, 물을 싹 뺐는데 얘들이 다 죽었더라고…."]

강릉시가 인근에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음악분수조명 공사가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음악분수조명 공사를 위해 하천 바닥에 집수조를 설치하는데, 강릉시가 한국농어촌공사에 그젯밤(28일)부터 두산보를 열어 하천물을 빼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강릉시는 물고기들이 지나가는 물길이 만들어질 수 있을 정도로 수위를 조절해달라고 했지만, 생각보다 물이 많이 빠져 있었다는 입장입니다.

또, 현장을 확인한 뒤 수위를 조금 높였다고 하지만, 물고기 떼죽음을 막기에는 뒤늦은 조치였습니다.

농어촌공사는 강릉시의 요청에 따라 수문을 열고 닫았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새로운 명소를 만들겠다는 강릉시의 야심 찬 계획이 도리어 남대천 생태계를 교란시켰다는 비판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보람입니다.

촬영기자:박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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