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한 지붕 두 대통령, 베네수엘라의 내일

입력 2022.12.06 (10:46) 수정 2022.12.06 (11:0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한 나라에 대통령이 2명인 나라가 있습니다.

남미의 석유부국 베네수엘라 얘기입니다.

4년째 대통령이 2명인데, 최근 해법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있다고 합니다.

오늘 지구촌 돋보기에선 베네수엘라 상황을 한국외대 손혜현 객원교수와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베네수엘라에 왜 대통령이 2명인지, 2018년 대선 이후 상황부터 설명해주시죠.

[답변]

2018년 5월 20일, 당선이 유력한 야당 후보의 출마를 금지한 상태에서 대통령 선거가 실시됐고, 현직 대통령인 니콜라스 마두로가 67.8%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하자 야권은 부정선거를 이유로 선거 불복을 선언했습니다.

야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19년 1월 10일 마두로 대통령이 취임식을 강행하자 국회의장인 후안 과이도가 자신을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했고, 미국과 EU를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 중남미의 우파 정권들이 과이도를 새로운 대통령으로 인정하면서 베네수엘라에는 두 명의 대통령이 등장했습니다.

후안 과이도는 마두로 대통령이 권력을 찬탈했다고 주장하며 자유 선거가 치러질 때까지 마두로 정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2021년 지방선거와 의회 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하면서 야당의 2024년 대선 전망이 불투명해졌습니다.

현재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5권 즉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 선거관리위원회, 감사원의 권력을 가지고 실질적으로 국가를 통치하고 있습니다.

[앵커]

서방 국가들이 마두로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면, 국제회의나 이런 데는 베네수엘라를 대표해 누가 참석하나요?

[답변]

유엔총회나 국제회의에는 마두로 대통령 및 마두로 정부 인사가 베네수엘라 대표로 참석했습니다.

최근 이집트에서 개최된 UN 기후정상회의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 정부의 기후 특사인 존 케리와 악수하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환담하고 다은 세계 지도자들과 사진 촬영을 하면서 외교무대에 복귀했습니다.

2021년부터 EU는 과이도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고, 최근 중남미 핑크타이드의 부활로 우파가 약화 되면서 콜롬비아가 베네수엘라와의 외교관계를 회복했고, 브라질도 룰라가 취임하면 외교관계가 재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6월 LA 미주정상회의에 베네수엘라를 초청하지 않기로 한 미국의 결정에 다수의 중남미국가들이 강하게 저항하면서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반면 영란은행에 보관된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의 31t의 금 인출과 관련하여 영국법원은 과이도를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하고 마두로 정부의 금인출 요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베네수엘라의 두 명의 대통령에 대한 국제사회의 입장은 지금까지 분열돼 있습니다.

[앵커]

특히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해서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는거잖아요.

[답변]

석유는 마두로 정권의 주된 수입원입니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의 퇴진을 압박하기 위해 2019년부터 베네수엘라 석유공사(PDVSA)의 자산을 동결하고 석유 대금 송금을 금지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국의 석유 기업인 셰브론(Chevron)의 베네수엘라 철수를 명령하고 자국 내 기업이 베네수엘라와 어떤 형태의 거래도 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더 나아가 다른 나라들도 베네수엘라 제재에 동참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영란은행에 묶여있는 31t의 금 인출 금지도 미국의 압박이 작용한 탓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제재로 베네수엘라 원유수송에 관여한 러시아의 국영석유회사 로스네프트(Rosneft)와 이란의 유조선 그리고 베네수엘라 원유 판매를 도운 멕시코의 기업들과 개인들도 미국의 제재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석유값이 뛰어올랐고, 결국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석유 수입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요?

[답변]

미국의 압박에도 산유국들이 OPEC+회의에서 원유생산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결정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1월 26일 미국 정유사 셰브런이 베네수엘라에서 원유 채굴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허가했습니다.

이번 조치로 세브런은 PDVSA와 합작투자 사업 운영과 관련한 활동을 재개할 수는 있지만, 셰브런의 원유 판매에 따른 수익을 PDVSA가 받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대베네수엘라 제재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열악한 생산환경으로 미국의 제재 완화로 즉각적인 공급난 해소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상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앵커]

최근 마두로와 과이도 측이 만나서 대화를 재개했다면서요?

이것도 미국의 입김이 작용한 거죠?

[답변]

미국 정부는 마두로 정권과 야권의 협상테이블 복귀를 석유 제재 완화의 조건으로 제안했고, 지난 11월 26일 멕시코시티에서 베네수엘라 여야 대화가 이루어지면서 세브런에 대한 사업재개가 발표됐습니다.

최근 베네수엘라 안팎에서 해법 마련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어 새로운 돌파구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마두로 정부와 야권은 해외에 동결된 베네수엘라 국고를 교육, 보건, 식량 안보, 홍수 대응 및 전기 프로그램에 관한 사회적 문제해결에 사용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핵심 사안인 2024년 대선과 관련해서는 특별한 진전이 없습니다.

베네수엘라 야당은 국제감독 하에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요구하고 있고, 마두로 정권은 모든 국제제재가 해제돼야 자유 선거가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베네수엘라 상황에 대해서 손혜현 한국외대 객원교수님과 알아봤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구촌 돋보기] 한 지붕 두 대통령, 베네수엘라의 내일
    • 입력 2022-12-06 10:46:37
    • 수정2022-12-06 11:01:01
    지구촌뉴스
[앵커]

한 나라에 대통령이 2명인 나라가 있습니다.

남미의 석유부국 베네수엘라 얘기입니다.

4년째 대통령이 2명인데, 최근 해법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있다고 합니다.

오늘 지구촌 돋보기에선 베네수엘라 상황을 한국외대 손혜현 객원교수와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베네수엘라에 왜 대통령이 2명인지, 2018년 대선 이후 상황부터 설명해주시죠.

[답변]

2018년 5월 20일, 당선이 유력한 야당 후보의 출마를 금지한 상태에서 대통령 선거가 실시됐고, 현직 대통령인 니콜라스 마두로가 67.8%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하자 야권은 부정선거를 이유로 선거 불복을 선언했습니다.

야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19년 1월 10일 마두로 대통령이 취임식을 강행하자 국회의장인 후안 과이도가 자신을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했고, 미국과 EU를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 중남미의 우파 정권들이 과이도를 새로운 대통령으로 인정하면서 베네수엘라에는 두 명의 대통령이 등장했습니다.

후안 과이도는 마두로 대통령이 권력을 찬탈했다고 주장하며 자유 선거가 치러질 때까지 마두로 정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2021년 지방선거와 의회 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하면서 야당의 2024년 대선 전망이 불투명해졌습니다.

현재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5권 즉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 선거관리위원회, 감사원의 권력을 가지고 실질적으로 국가를 통치하고 있습니다.

[앵커]

서방 국가들이 마두로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면, 국제회의나 이런 데는 베네수엘라를 대표해 누가 참석하나요?

[답변]

유엔총회나 국제회의에는 마두로 대통령 및 마두로 정부 인사가 베네수엘라 대표로 참석했습니다.

최근 이집트에서 개최된 UN 기후정상회의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 정부의 기후 특사인 존 케리와 악수하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환담하고 다은 세계 지도자들과 사진 촬영을 하면서 외교무대에 복귀했습니다.

2021년부터 EU는 과이도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고, 최근 중남미 핑크타이드의 부활로 우파가 약화 되면서 콜롬비아가 베네수엘라와의 외교관계를 회복했고, 브라질도 룰라가 취임하면 외교관계가 재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6월 LA 미주정상회의에 베네수엘라를 초청하지 않기로 한 미국의 결정에 다수의 중남미국가들이 강하게 저항하면서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반면 영란은행에 보관된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의 31t의 금 인출과 관련하여 영국법원은 과이도를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하고 마두로 정부의 금인출 요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베네수엘라의 두 명의 대통령에 대한 국제사회의 입장은 지금까지 분열돼 있습니다.

[앵커]

특히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해서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는거잖아요.

[답변]

석유는 마두로 정권의 주된 수입원입니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의 퇴진을 압박하기 위해 2019년부터 베네수엘라 석유공사(PDVSA)의 자산을 동결하고 석유 대금 송금을 금지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국의 석유 기업인 셰브론(Chevron)의 베네수엘라 철수를 명령하고 자국 내 기업이 베네수엘라와 어떤 형태의 거래도 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더 나아가 다른 나라들도 베네수엘라 제재에 동참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영란은행에 묶여있는 31t의 금 인출 금지도 미국의 압박이 작용한 탓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제재로 베네수엘라 원유수송에 관여한 러시아의 국영석유회사 로스네프트(Rosneft)와 이란의 유조선 그리고 베네수엘라 원유 판매를 도운 멕시코의 기업들과 개인들도 미국의 제재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석유값이 뛰어올랐고, 결국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석유 수입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요?

[답변]

미국의 압박에도 산유국들이 OPEC+회의에서 원유생산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결정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1월 26일 미국 정유사 셰브런이 베네수엘라에서 원유 채굴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허가했습니다.

이번 조치로 세브런은 PDVSA와 합작투자 사업 운영과 관련한 활동을 재개할 수는 있지만, 셰브런의 원유 판매에 따른 수익을 PDVSA가 받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대베네수엘라 제재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열악한 생산환경으로 미국의 제재 완화로 즉각적인 공급난 해소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상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앵커]

최근 마두로와 과이도 측이 만나서 대화를 재개했다면서요?

이것도 미국의 입김이 작용한 거죠?

[답변]

미국 정부는 마두로 정권과 야권의 협상테이블 복귀를 석유 제재 완화의 조건으로 제안했고, 지난 11월 26일 멕시코시티에서 베네수엘라 여야 대화가 이루어지면서 세브런에 대한 사업재개가 발표됐습니다.

최근 베네수엘라 안팎에서 해법 마련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어 새로운 돌파구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마두로 정부와 야권은 해외에 동결된 베네수엘라 국고를 교육, 보건, 식량 안보, 홍수 대응 및 전기 프로그램에 관한 사회적 문제해결에 사용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핵심 사안인 2024년 대선과 관련해서는 특별한 진전이 없습니다.

베네수엘라 야당은 국제감독 하에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요구하고 있고, 마두로 정권은 모든 국제제재가 해제돼야 자유 선거가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베네수엘라 상황에 대해서 손혜현 한국외대 객원교수님과 알아봤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