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휙~베이비, 뷰티풀”…추파 던지다 감옥 갑니다

입력 2022.12.14 (18:05) 수정 2022.12.14 (18:1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캣콜링'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공공장소에서 지나가는 여성 등에게 성희롱적 발언을 하는 행위를 일컫는데요.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 이 캣콜링은 강력 처벌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글로벌 ET> 홍석우 기자와 함께 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캣콜링'이란 단어, 익숙하진 않은데요.

정확히 뭔가요?

[기자]

네. 알고 보면 미국이나 유럽 여행 갔다 캣콜링 경험하신 분 분들 적지 않으실 겁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경운데요.

한 한국인 여행객이 올해 영국에서 겪은 일인데요.

거리를 걷고 있는데 한 남성이 자신을 "마담"이라고 부르곤 같이 뭘 마시러 가자고 했다는 겁니다.

[앵커]

아, 그러니까 길거리에서 휘파람 불면서 예쁘다~, 이런 추파를 던지는...그런 행위를 말하는 거군요?

[기자]

네, 영상 보면 이해가 더 쉬울 것 같은데요.

지난해 미국의 한 매체가 여성 모델과 함께 실험한 영상입니다.

거리를 걷는 여성을 향해 추파가 쏟아집니다.

["오, 세상에. 와우, 멋진데."]

실험에 참여했던 여성의 얘기도 들어보시죠.

[사브리나/모델/캣콜링 실험 참가 : "불안하고, 불편했어요."]

[앵커]

그럼 영국 정부가 저런 행위에 대해 법적 조치를 강화하기로 한거군요?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이제 영국에서 지나가는 여성에게 휘파람을 불며 예쁘다고 했다간요.

성희롱으로 최대 2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여성의 뒤를 따라가거나, 통행을 방해하는 행위, 외설적이고 위협적인 언행 등도 포함되는데요.

중요한 건 신체적인 접촉이 없어도 처벌 대상이 된다는 겁니다.

법안을 발의한 보수당은 거리에서 여성을 희롱하고 모욕하는 행위를 근본적으로 용납하지 않는 문화를 확립하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내무장관도 모든 여성은 괴롭힘이나 폭력에 대한 두려움 없이 거리를 걸을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보탰습니다.

현재 영국 의회는 보수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법안 통과 가능성은 큰 상황입니다.

[앵커]

영국이 이렇게 강력한 조치에 나선 배경이 궁금한데요?

[기자]

네, 지난해 영국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렸던 사건이었죠.

런던에서 한 여성이 집으로 걸어가던 중 현직 경찰관에게 납치돼 성폭행당한 뒤 살해됐습니다.

해당 경찰관은 종신형을 선고받았는데요.

사건이 벌어진 뒤 수많은 여성이 자신도 밤거리나 공공장소에서 위협을 느끼거나 성추행을 당했다고 토로했습니다.

[당시 추모객 : "(러닝 중이었는데) 차에 탄 남성들이 제가 뛰지 못하게 앞을 막았어요. 왜 괴롭히는 건가요?"]

이 사건으로 영국에선 여성의 안전 보장을 촉구하는 사회적 목소리가 높아졌는데요.

BBC 조사결과를 보면, 1년이 지났지만 영국 여성의 2/3가량은 밤에 혼자 걷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 가운데 휘파람 소리 등 캣콜링을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은 62%에 달했습니다.

[앵커]

이런 게 비단 영국만의 문제는 아닐테고, 다른 나라들도 처벌이 이뤄지고 있나요?

[기자]

네, 벨기에, 네덜란드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캣콜링 등 길거리 성희롱을 범죄로 규정해 처벌하고 있습니다.

성 문화가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프랑스도 2018년부터 공공장소 성희롱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는데요,

최대 750유로, 우리 돈 1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남미 국가인 페루에서는 특히 무겁게 다뤄지는데요.

최대 징역 12년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우리도 길거리 성희롱에 대한 처벌 근거가 없는 건 아닙니다.

현행법상 대중교통수단이나 공중밀집 장소에서 추행한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돼 있습니다.

문제는,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이 캣콜링처럼 성희롱적 발언만 했다면 경범죄로 분류돼 실질적 처벌이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지난 2020년 사례를 보면요.

지하철역 근처에서 통화하는 척하며 출근길 여성들에게 바짝 붙어 지속적으로 음담패설을 한 남성이 붙잡힌 일이 있었는데요.

겨우 범칙금 10만 원 내고 풀려났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선 불쾌하긴 하지만 신고까지 할 정도인지, 반대로 신고를 하면 이걸 어떻게 입증할 건지, 이런저런 이유로 신고 자체를 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합니다.

지난해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는 등 국내에서도 캣콜링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단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요.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탭니다.

[앵커]

제도보완과 함께 캣콜링은 엄연한 폭력이란 인식 개선도 시급해 보입니다.

잘 들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ET] “휙~베이비, 뷰티풀”…추파 던지다 감옥 갑니다
    • 입력 2022-12-14 18:05:23
    • 수정2022-12-14 18:18:48
    통합뉴스룸ET
[앵커]

'캣콜링'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공공장소에서 지나가는 여성 등에게 성희롱적 발언을 하는 행위를 일컫는데요.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 이 캣콜링은 강력 처벌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글로벌 ET> 홍석우 기자와 함께 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캣콜링'이란 단어, 익숙하진 않은데요.

정확히 뭔가요?

[기자]

네. 알고 보면 미국이나 유럽 여행 갔다 캣콜링 경험하신 분 분들 적지 않으실 겁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경운데요.

한 한국인 여행객이 올해 영국에서 겪은 일인데요.

거리를 걷고 있는데 한 남성이 자신을 "마담"이라고 부르곤 같이 뭘 마시러 가자고 했다는 겁니다.

[앵커]

아, 그러니까 길거리에서 휘파람 불면서 예쁘다~, 이런 추파를 던지는...그런 행위를 말하는 거군요?

[기자]

네, 영상 보면 이해가 더 쉬울 것 같은데요.

지난해 미국의 한 매체가 여성 모델과 함께 실험한 영상입니다.

거리를 걷는 여성을 향해 추파가 쏟아집니다.

["오, 세상에. 와우, 멋진데."]

실험에 참여했던 여성의 얘기도 들어보시죠.

[사브리나/모델/캣콜링 실험 참가 : "불안하고, 불편했어요."]

[앵커]

그럼 영국 정부가 저런 행위에 대해 법적 조치를 강화하기로 한거군요?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이제 영국에서 지나가는 여성에게 휘파람을 불며 예쁘다고 했다간요.

성희롱으로 최대 2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여성의 뒤를 따라가거나, 통행을 방해하는 행위, 외설적이고 위협적인 언행 등도 포함되는데요.

중요한 건 신체적인 접촉이 없어도 처벌 대상이 된다는 겁니다.

법안을 발의한 보수당은 거리에서 여성을 희롱하고 모욕하는 행위를 근본적으로 용납하지 않는 문화를 확립하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내무장관도 모든 여성은 괴롭힘이나 폭력에 대한 두려움 없이 거리를 걸을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보탰습니다.

현재 영국 의회는 보수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법안 통과 가능성은 큰 상황입니다.

[앵커]

영국이 이렇게 강력한 조치에 나선 배경이 궁금한데요?

[기자]

네, 지난해 영국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렸던 사건이었죠.

런던에서 한 여성이 집으로 걸어가던 중 현직 경찰관에게 납치돼 성폭행당한 뒤 살해됐습니다.

해당 경찰관은 종신형을 선고받았는데요.

사건이 벌어진 뒤 수많은 여성이 자신도 밤거리나 공공장소에서 위협을 느끼거나 성추행을 당했다고 토로했습니다.

[당시 추모객 : "(러닝 중이었는데) 차에 탄 남성들이 제가 뛰지 못하게 앞을 막았어요. 왜 괴롭히는 건가요?"]

이 사건으로 영국에선 여성의 안전 보장을 촉구하는 사회적 목소리가 높아졌는데요.

BBC 조사결과를 보면, 1년이 지났지만 영국 여성의 2/3가량은 밤에 혼자 걷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 가운데 휘파람 소리 등 캣콜링을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은 62%에 달했습니다.

[앵커]

이런 게 비단 영국만의 문제는 아닐테고, 다른 나라들도 처벌이 이뤄지고 있나요?

[기자]

네, 벨기에, 네덜란드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캣콜링 등 길거리 성희롱을 범죄로 규정해 처벌하고 있습니다.

성 문화가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프랑스도 2018년부터 공공장소 성희롱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는데요,

최대 750유로, 우리 돈 1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남미 국가인 페루에서는 특히 무겁게 다뤄지는데요.

최대 징역 12년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우리도 길거리 성희롱에 대한 처벌 근거가 없는 건 아닙니다.

현행법상 대중교통수단이나 공중밀집 장소에서 추행한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돼 있습니다.

문제는,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이 캣콜링처럼 성희롱적 발언만 했다면 경범죄로 분류돼 실질적 처벌이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지난 2020년 사례를 보면요.

지하철역 근처에서 통화하는 척하며 출근길 여성들에게 바짝 붙어 지속적으로 음담패설을 한 남성이 붙잡힌 일이 있었는데요.

겨우 범칙금 10만 원 내고 풀려났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선 불쾌하긴 하지만 신고까지 할 정도인지, 반대로 신고를 하면 이걸 어떻게 입증할 건지, 이런저런 이유로 신고 자체를 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합니다.

지난해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는 등 국내에서도 캣콜링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단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요.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탭니다.

[앵커]

제도보완과 함께 캣콜링은 엄연한 폭력이란 인식 개선도 시급해 보입니다.

잘 들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