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금덕 훈장도, 토론회도 안된다?…대일 ‘저자세’ 외교 논란

입력 2022.12.15 (21:28) 수정 2022.12.1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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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주광역시 한 초등학교 학생들의 그림입니다.

근로정신대로 끌려가 고초를 겪은 양금덕 할머니를 기억하려고 그렸습니다.

학생들은 할머니의 사연을 '슬픈 역사' 라고 표현했는데요.

이 슬픈 역사, 아직도 안 끝난 것 같습니다.

양금덕 할머니에게 국민훈장을 주려는 데 제동을 걸었던 외교부가 이번엔 한일관계 현안을 논의하려던 토론회를 갑작스레 취소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일본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비판마저 나옵니다.

김지선 기잡니다.

[리포트]

국책연구기관인 국립외교원과 민간의 세종연구소가 어제(14일) 함께 열기로 했던 '한일관계 민관대토론회' 일정입니다.

한일 간 최대 현안인 강제 동원 문제의 해법 등을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사전 보도자료까지 배포됐는데, 행사 직전에 돌연 취소됐습니다.

[국립외교원 관계자/음성변조 : "해당 행사가 취소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외교부의 요청 때문이었습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민관 대토론회'가 열리면 강제동원 배상 관련 정부안이 완성된 것처럼 오해할 소지가 있어 시기를 늦춰달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외교부가 강제동원 피해자 훈장 수상에 제동을 건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양금덕/강제동원 피해자/12월 8일 인터뷰 : "이렇게 상을 준다는 것이 흐뭇하고 좋았는데 뭐 때문에 상을 안 준다느니 참...사죄 한마디 듣기가 그렇게 어렵고..."]

일본 정부가 최근 군함도에 관한 추가 보고서에서 역사 왜곡을 되풀이한 데 대해서도, 우리 정부는 '강력히 항의한다' '매우 개탄스럽다'고 했던 과거와 달리 '유감'을 표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하종문/한신대학교 일본학과 교수 : "저자세라고 표현하면 좀 그렇습니다만, 한국이 가지고 있는 태도를 일본에 맞추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면 그런 부분들은 충분히 비판받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일 관계 개선의 첫 관문인 강제동원 배상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일본과 어려운 협상을 진행중입니다.

일본의 마음을 얻으려다 자칫 국내 여론의 지지를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촬영기자:최진영/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고석훈/영상제공: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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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금덕 훈장도, 토론회도 안된다?…대일 ‘저자세’ 외교 논란
    • 입력 2022-12-15 21:28:10
    • 수정2022-12-16 07: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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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주광역시 한 초등학교 학생들의 그림입니다.

근로정신대로 끌려가 고초를 겪은 양금덕 할머니를 기억하려고 그렸습니다.

학생들은 할머니의 사연을 '슬픈 역사' 라고 표현했는데요.

이 슬픈 역사, 아직도 안 끝난 것 같습니다.

양금덕 할머니에게 국민훈장을 주려는 데 제동을 걸었던 외교부가 이번엔 한일관계 현안을 논의하려던 토론회를 갑작스레 취소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일본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비판마저 나옵니다.

김지선 기잡니다.

[리포트]

국책연구기관인 국립외교원과 민간의 세종연구소가 어제(14일) 함께 열기로 했던 '한일관계 민관대토론회' 일정입니다.

한일 간 최대 현안인 강제 동원 문제의 해법 등을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사전 보도자료까지 배포됐는데, 행사 직전에 돌연 취소됐습니다.

[국립외교원 관계자/음성변조 : "해당 행사가 취소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외교부의 요청 때문이었습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민관 대토론회'가 열리면 강제동원 배상 관련 정부안이 완성된 것처럼 오해할 소지가 있어 시기를 늦춰달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외교부가 강제동원 피해자 훈장 수상에 제동을 건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양금덕/강제동원 피해자/12월 8일 인터뷰 : "이렇게 상을 준다는 것이 흐뭇하고 좋았는데 뭐 때문에 상을 안 준다느니 참...사죄 한마디 듣기가 그렇게 어렵고..."]

일본 정부가 최근 군함도에 관한 추가 보고서에서 역사 왜곡을 되풀이한 데 대해서도, 우리 정부는 '강력히 항의한다' '매우 개탄스럽다'고 했던 과거와 달리 '유감'을 표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하종문/한신대학교 일본학과 교수 : "저자세라고 표현하면 좀 그렇습니다만, 한국이 가지고 있는 태도를 일본에 맞추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면 그런 부분들은 충분히 비판받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일 관계 개선의 첫 관문인 강제동원 배상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일본과 어려운 협상을 진행중입니다.

일본의 마음을 얻으려다 자칫 국내 여론의 지지를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촬영기자:최진영/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고석훈/영상제공: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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