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막아도 풀어도 문제…‘코로나 딜레마’에 빠진 중국

입력 2022.12.23 (10:53) 수정 2022.12.2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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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로 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폐지한 중국이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도 완화하는 등 닫았던 국경까지 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빠르게 늘면서 중국의 방역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막아도 풀어도 문제인 중국의 코로나 딜레마,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이미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 기간이 줄었다고요?

[기자]

네, 최근 중국에 간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 달라진 방역 지침을 전하고 있는데요.

청두 지역은 격리 호텔에서 이틀, 집에서 사흘만 보내면 격리가 해제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은 지금까지 해외 입국자는 시설에서 5일, 자가격리 3일, 총 8일 동안 격리하도록 해 왔습니다.

한 홍콩 매체에 따르면, 다음 달 3일부터는 베이징으로 들어오는 해외 입국자에 대한 시설 격리도 폐지된다고 하는데요.

강제 격리와 PCR 검사를 없애고 사흘 동안 모니터링만 하는 방식으로 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중국이 3년 가까이 강력한 봉쇄 정책을 고집해 왔는데, 이달 들어 과감하게 방역 규제를 풀었죠?

[기자]

두달 전 시진핑 3기가 출범한 직후만 해도 중국 정부는 방역 강화를 강조했습니다.

'제로 코로나'를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는데요.

지난달 말 이른바 '백지 시위'가 중국 곳곳으로 번지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방역 통제에 반대하던 시위가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로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중국 베이징 시민 : "최근에 중국 곳곳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베이징 시민으로서, 베이징에서 고군분투하는 청년으로서, 우리 모두 나와서 우리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중국 정부는 지난 7일 '제로 코로나'를 사실상 폐지했습니다.

상시 PCR 검사를 없애고 코로나19 감염자 재택 치료도 허용하는 등 10가지 방역 완화 조치가 발표된 거죠.

[앵커]

무리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중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은 것도 방역 완화에 한 몫 했겠죠?

[기자]

네, '백지 시위' 전부터 중국 경제가 이미 침체 국면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었습니다.

역시 오랜 봉쇄 때문인데요.

올해 중국의 재정 적자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입니다.

블룸버그통신 보도를 보면, 지난달 기준 집계된 중국의 올해 재정 적자는 천4백조 원이 넘는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2배가 넘습니다.

'제로 코로나'로 검사와 방역 비용이 너무 많이 든 데다, 부동산 침체로 수입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나라가 봉쇄되다 보니 다국적 기업들도 중국에 등을 돌리고 있는데요.

애플은 중국에 있는 자사 생산기지를 인도와 베트남 등으로 속속 옮기고 있습니다.

적자는 늘고, 투자는 줄어든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밝을 수는 없겠죠.

세계은행이 내놓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4월 5%에서 최근엔 2.7%까지 뚝 떨어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방역 체계가 탄탄하지 못한 중국은 '제로 코로나'를 철회해도 문제라면서요?

[기자]

본격적으로 방역을 푼 지 한달도 안 됐지만, 벌써부터 혼란이 상당합니다.

감염자가 급증하자 해열 진통제 품귀 현상이 일면서 약 가격이 몇 배씩 급등하기도 했는데요.

'제로 코로나' 동안에 의사 처방이 있어야만 해열제를 살 수 있게 하면서, 운영난을 겪은 제약사와 판매상들이 줄도산했기 때문입니다.

[베이징 시민 : "걱정돼요. 약을 구할 수 없으면 두려움과 공포를 느낄 거예요. 지금 코로나 상황은 끔찍해요.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한 약을 사야 해요."]

중환자실과 의료인력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중국의 집중치료실 병상은 인구 10만 명 당 4개도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늘면서 베이징의 확진자 전용 화장장이 24시간 내내 운영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장례 시설이 문을 닫지 못할 지경인데, 중국 정부가 발표한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한 달 동안 겨우 열 한명이라고요?

[기자]

네, 중국 정부는 상황을 감추는 데 급급한 모습입니다.

지난 19일 기준으로 한 달 동안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는 공식적으로 11명뿐입니다.

한편으로는 관련 정보가 새나가지 못하게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블룸버그통신은 베이징의 화장 시설에 경찰이 주둔하면서, 외신 등을 통제하고 직원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 전염병을 막을 수는 없다는 거겠죠.

전문가들은 다음 달 다가오는 중국의 설 '춘제' 기간 감염이 최고조에 이를 거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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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돋보기] 막아도 풀어도 문제…‘코로나 딜레마’에 빠진 중국
    • 입력 2022-12-23 10:53:39
    • 수정2022-12-23 1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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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로 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폐지한 중국이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도 완화하는 등 닫았던 국경까지 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빠르게 늘면서 중국의 방역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막아도 풀어도 문제인 중국의 코로나 딜레마,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이미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 기간이 줄었다고요?

[기자]

네, 최근 중국에 간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 달라진 방역 지침을 전하고 있는데요.

청두 지역은 격리 호텔에서 이틀, 집에서 사흘만 보내면 격리가 해제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은 지금까지 해외 입국자는 시설에서 5일, 자가격리 3일, 총 8일 동안 격리하도록 해 왔습니다.

한 홍콩 매체에 따르면, 다음 달 3일부터는 베이징으로 들어오는 해외 입국자에 대한 시설 격리도 폐지된다고 하는데요.

강제 격리와 PCR 검사를 없애고 사흘 동안 모니터링만 하는 방식으로 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중국이 3년 가까이 강력한 봉쇄 정책을 고집해 왔는데, 이달 들어 과감하게 방역 규제를 풀었죠?

[기자]

두달 전 시진핑 3기가 출범한 직후만 해도 중국 정부는 방역 강화를 강조했습니다.

'제로 코로나'를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는데요.

지난달 말 이른바 '백지 시위'가 중국 곳곳으로 번지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방역 통제에 반대하던 시위가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로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중국 베이징 시민 : "최근에 중국 곳곳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베이징 시민으로서, 베이징에서 고군분투하는 청년으로서, 우리 모두 나와서 우리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중국 정부는 지난 7일 '제로 코로나'를 사실상 폐지했습니다.

상시 PCR 검사를 없애고 코로나19 감염자 재택 치료도 허용하는 등 10가지 방역 완화 조치가 발표된 거죠.

[앵커]

무리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중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은 것도 방역 완화에 한 몫 했겠죠?

[기자]

네, '백지 시위' 전부터 중국 경제가 이미 침체 국면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었습니다.

역시 오랜 봉쇄 때문인데요.

올해 중국의 재정 적자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입니다.

블룸버그통신 보도를 보면, 지난달 기준 집계된 중국의 올해 재정 적자는 천4백조 원이 넘는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2배가 넘습니다.

'제로 코로나'로 검사와 방역 비용이 너무 많이 든 데다, 부동산 침체로 수입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나라가 봉쇄되다 보니 다국적 기업들도 중국에 등을 돌리고 있는데요.

애플은 중국에 있는 자사 생산기지를 인도와 베트남 등으로 속속 옮기고 있습니다.

적자는 늘고, 투자는 줄어든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밝을 수는 없겠죠.

세계은행이 내놓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4월 5%에서 최근엔 2.7%까지 뚝 떨어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방역 체계가 탄탄하지 못한 중국은 '제로 코로나'를 철회해도 문제라면서요?

[기자]

본격적으로 방역을 푼 지 한달도 안 됐지만, 벌써부터 혼란이 상당합니다.

감염자가 급증하자 해열 진통제 품귀 현상이 일면서 약 가격이 몇 배씩 급등하기도 했는데요.

'제로 코로나' 동안에 의사 처방이 있어야만 해열제를 살 수 있게 하면서, 운영난을 겪은 제약사와 판매상들이 줄도산했기 때문입니다.

[베이징 시민 : "걱정돼요. 약을 구할 수 없으면 두려움과 공포를 느낄 거예요. 지금 코로나 상황은 끔찍해요.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한 약을 사야 해요."]

중환자실과 의료인력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중국의 집중치료실 병상은 인구 10만 명 당 4개도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늘면서 베이징의 확진자 전용 화장장이 24시간 내내 운영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장례 시설이 문을 닫지 못할 지경인데, 중국 정부가 발표한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한 달 동안 겨우 열 한명이라고요?

[기자]

네, 중국 정부는 상황을 감추는 데 급급한 모습입니다.

지난 19일 기준으로 한 달 동안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는 공식적으로 11명뿐입니다.

한편으로는 관련 정보가 새나가지 못하게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블룸버그통신은 베이징의 화장 시설에 경찰이 주둔하면서, 외신 등을 통제하고 직원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 전염병을 막을 수는 없다는 거겠죠.

전문가들은 다음 달 다가오는 중국의 설 '춘제' 기간 감염이 최고조에 이를 거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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