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경제 - 인생은 60부터

입력 2004.06.2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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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을 한 뒤 뭔가 일을 하고 싶은 어르신들 많으시죠. "무엇을 할까, 어떻게 해야하지.." 이렇게 고민만 하다가 시간을 보냅니다. 이런 분들 위해서 인생 60에 새로운 직업을 찾아 왕성한 활동을 하시는 분들의 성공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함께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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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자동차보다는 자전거 페달을 밟아 이동하는 게 더 익숙하다는 민 철씨..

"이거 되나? 된다.."

탁 트인 전원과 마주하고 있는 두 평의 베란다가 그의 사무실이다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확인하시고.. (기계음)"

반평생을 바친 일터를 정년퇴직 한 후 민철씨는 무점포 잉크충전방 사업으로 지난 4월 예순 한
살에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인터뷰>민철(61)/무점포 잉크충전방 사장
"큰돈이 들지 않고요. 넓은 공간도 필요 없고, 특별나게 다른 것처럼 창업하기 위한
인테리어비용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들어갈 일도 없고..

사업 초창기인 지금 민씨가 무엇보다 힘을 쏟는 것은 홍보.. 일단 부동산이나 문구점 등 동네
터줏대감들을 집중공략하고,

"어이 학생들... 일루 와 봐~~"

컴퓨터 사용이 많은 학생들은 단골후보 영순위다..


"컴퓨터 있어 없어? 있어요~~~ 충전해주니까 값도 싸고 빠르게 해주니까 갖고 가서
충전할 때 전화줘.."

지금은 낯선 이들에게 홍보전단을 내미는 일이 자연스럽지만 처음에는 낮에 다니는 것조차 꺼
릴 정도로 뒤늦게 시작한 일이 부끄럽고 부담스러웠다고 한다 지난 달 순수익은 200만원 정도.
앞으로 고객층이 두터워지면 수입은 더 늘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인생의 황혼기에 일에서 찾
은 활력이야말로 돈 이상의 가치라고 강조한다

<인터뷰> 민철(61)/무점포 잉크충전방 사장
"....일한다는 즐거움이 다시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아서 상당히 좋은 현
상이라고 생각하고.."

경기도 분당에 있는 한 경로당.

"건강 아픈데도 있으실 거고 예를 들어 병원알선도 해 드릴 거고 건강상담을 저희가
해 드릴거예요"

건강보조식품 전문점을 운영하는 손영애씨는 노인들이 반기는 이들 중 하나다. 단순히 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건강상담도 해 주기 때문이다. 33년 동안 간호사로 일한 경력 덕분이다.

3년 전 정년퇴직을 한 뒤 뭔가 새로운 일을 모색하던 그녀가 선택한 것은 건강식품사업.. 건강
에 대한 사람들의 꾸준한 관심에다가 과거 간호사로 일한 자신의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분
야였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용어설명이나 자상한 건강상담으로 그녀는 고객들의 높은 신뢰를 받
고 있다

<인터뷰>장영남/경기 분당
"참 믿음이 갔어요. 그리고 제품 성분표를 설명해 주시고 또 저도 눈여겨 생각해보니
까 참 믿음이 가는 것 같고..

또 젊은 사람 못지 않게 공부도 열심이다 영어로 된 원서는 물론 새로 소개된 관련 논문은 빠
짐없이 챙겨본다. 과거 자신의 경력에만 의존하지 않고 꾸준히 새로운 정보를 위해 시간과 발
품을 들이는 손영애씨는 한달 순수익이 평균 400만원 정도다. 가족들은 집에서 편히 쉬라고 성
화지만 손씨는 누구에게 기대지 않고 자기만의 경제력을 쌓을 수 있다는 것에 힘든 줄 모른다
고 한다

#손영애(61)/건강보조식품전문점 운영
"우리가 또 용돈도 벌 수 잇고 좋은 일도 할 수 있고 돈 있으면 얼마나 하고 싶은 일
들이 많아요. 그러니까 집에서 놀면 후퇴하고 퇴보하니까.."

"더 커야되는데 미리 땄나봐//연한 거에요"

찬거리 하나 고르는데도 깐깐하게 살피는 이 사람... ......
희끗희끗한 머리에 굵은 주름이 자리잡은 올해 예순 세 살의 강일남씨는 고기 전문점 사장이다.
사람에 밀리고 짐에 치이느라 만만치 않을텐데 그는 장보는 일은 손수 챙기려고 한다

#강일남(63)/고기전문점 대표
"어쩌다가 범치라던가 또 취나물 같은 산에서 직접 캐온 것, 이런 것들 만나면은 참
구하기 힘든 식품들이거든요. 저희들이 구해서 손님들한테 대접하면 아주 기뻐하시고
좋아하십니다..."

자동차 관련 회사 이사까지 역임한 강씨는 2년 전 넥타이대신 앞치마를 두르고 식당 사장으로
변신했다. 일이 고되고 품이 많이 드는 업종인만큼 손맛 좋은 아내와 마침 사업준비중이었던 아
들이 의기투합했다.

허리 굽혀 신발 정리하는 일은 물론

"이거 어디서 생겨났어.이 나이쯤 엄마가 제일 신기할 거에요"

손자뻘 되는 아기손님 얼러주기까지.. 그는 나이 많다고 대접받을 생각은커녕 궂은 일 마다하지
않고 정성을 쏟는다.. 편안하게 챙겨주는 아버지같은 강씨 때문에 이곳을 찾는 단골도 무척 많


<인터뷰> 고현숙/경기 분당
요새 직업이나 이런 것에 대한 개념이 많이 파괴가 됐으니까 .. 더 보기가 좋고 자연
스럽고 편안한 느낌도 있고 더 친절하신 것 같고..

경기가 좋지 않은 요즘에도 순수익이 평균 800만원 정도.. 경제적인 안정과 더불어
다시 젊음을 되찾아 가는 강씨의 모습은 가족 모두에게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인터뷰>우영숙(58)/강일남씨 부인
.가게를 하면서 많이 활발해지신 것 같아요. 직장 다니다가 그만 뒀을 때는 서로가
조금 초조하고 그러셨는데 지금은 뭔가 자기가 일을 갖고 하니까 서로가 기운이 나고
��어지는 기분이고..

기업의 실질 정년이 날로 낮아지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이때 나이는 더 이상 걸림돌이
될 수 없다 오랜 사회생활에서 얻은 연륜과 특정 분야의 전문성이라는 정년퇴직자만의 사업밑
천으로 인생 제 2막을 여는 이들의 신바람나는 도전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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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경제 - 인생은 60부터
    • 입력 2004-06-28 11:51:30
    경제전망대
퇴직을 한 뒤 뭔가 일을 하고 싶은 어르신들 많으시죠. "무엇을 할까, 어떻게 해야하지.." 이렇게 고민만 하다가 시간을 보냅니다. 이런 분들 위해서 인생 60에 새로운 직업을 찾아 왕성한 활동을 하시는 분들의 성공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함께 보시죠. ======================================================== 이제 자동차보다는 자전거 페달을 밟아 이동하는 게 더 익숙하다는 민 철씨.. "이거 되나? 된다.." 탁 트인 전원과 마주하고 있는 두 평의 베란다가 그의 사무실이다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확인하시고.. (기계음)" 반평생을 바친 일터를 정년퇴직 한 후 민철씨는 무점포 잉크충전방 사업으로 지난 4월 예순 한 살에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인터뷰>민철(61)/무점포 잉크충전방 사장 "큰돈이 들지 않고요. 넓은 공간도 필요 없고, 특별나게 다른 것처럼 창업하기 위한 인테리어비용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들어갈 일도 없고.. 사업 초창기인 지금 민씨가 무엇보다 힘을 쏟는 것은 홍보.. 일단 부동산이나 문구점 등 동네 터줏대감들을 집중공략하고, "어이 학생들... 일루 와 봐~~" 컴퓨터 사용이 많은 학생들은 단골후보 영순위다.. "컴퓨터 있어 없어? 있어요~~~ 충전해주니까 값도 싸고 빠르게 해주니까 갖고 가서 충전할 때 전화줘.." 지금은 낯선 이들에게 홍보전단을 내미는 일이 자연스럽지만 처음에는 낮에 다니는 것조차 꺼 릴 정도로 뒤늦게 시작한 일이 부끄럽고 부담스러웠다고 한다 지난 달 순수익은 200만원 정도. 앞으로 고객층이 두터워지면 수입은 더 늘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인생의 황혼기에 일에서 찾 은 활력이야말로 돈 이상의 가치라고 강조한다 <인터뷰> 민철(61)/무점포 잉크충전방 사장 "....일한다는 즐거움이 다시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아서 상당히 좋은 현 상이라고 생각하고.." 경기도 분당에 있는 한 경로당. "건강 아픈데도 있으실 거고 예를 들어 병원알선도 해 드릴 거고 건강상담을 저희가 해 드릴거예요" 건강보조식품 전문점을 운영하는 손영애씨는 노인들이 반기는 이들 중 하나다. 단순히 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건강상담도 해 주기 때문이다. 33년 동안 간호사로 일한 경력 덕분이다. 3년 전 정년퇴직을 한 뒤 뭔가 새로운 일을 모색하던 그녀가 선택한 것은 건강식품사업.. 건강 에 대한 사람들의 꾸준한 관심에다가 과거 간호사로 일한 자신의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분 야였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용어설명이나 자상한 건강상담으로 그녀는 고객들의 높은 신뢰를 받 고 있다 <인터뷰>장영남/경기 분당 "참 믿음이 갔어요. 그리고 제품 성분표를 설명해 주시고 또 저도 눈여겨 생각해보니 까 참 믿음이 가는 것 같고.. 또 젊은 사람 못지 않게 공부도 열심이다 영어로 된 원서는 물론 새로 소개된 관련 논문은 빠 짐없이 챙겨본다. 과거 자신의 경력에만 의존하지 않고 꾸준히 새로운 정보를 위해 시간과 발 품을 들이는 손영애씨는 한달 순수익이 평균 400만원 정도다. 가족들은 집에서 편히 쉬라고 성 화지만 손씨는 누구에게 기대지 않고 자기만의 경제력을 쌓을 수 있다는 것에 힘든 줄 모른다 고 한다 #손영애(61)/건강보조식품전문점 운영 "우리가 또 용돈도 벌 수 잇고 좋은 일도 할 수 있고 돈 있으면 얼마나 하고 싶은 일 들이 많아요. 그러니까 집에서 놀면 후퇴하고 퇴보하니까.." "더 커야되는데 미리 땄나봐//연한 거에요" 찬거리 하나 고르는데도 깐깐하게 살피는 이 사람... ...... 희끗희끗한 머리에 굵은 주름이 자리잡은 올해 예순 세 살의 강일남씨는 고기 전문점 사장이다. 사람에 밀리고 짐에 치이느라 만만치 않을텐데 그는 장보는 일은 손수 챙기려고 한다 #강일남(63)/고기전문점 대표 "어쩌다가 범치라던가 또 취나물 같은 산에서 직접 캐온 것, 이런 것들 만나면은 참 구하기 힘든 식품들이거든요. 저희들이 구해서 손님들한테 대접하면 아주 기뻐하시고 좋아하십니다..." 자동차 관련 회사 이사까지 역임한 강씨는 2년 전 넥타이대신 앞치마를 두르고 식당 사장으로 변신했다. 일이 고되고 품이 많이 드는 업종인만큼 손맛 좋은 아내와 마침 사업준비중이었던 아 들이 의기투합했다. 허리 굽혀 신발 정리하는 일은 물론 "이거 어디서 생겨났어.이 나이쯤 엄마가 제일 신기할 거에요" 손자뻘 되는 아기손님 얼러주기까지.. 그는 나이 많다고 대접받을 생각은커녕 궂은 일 마다하지 않고 정성을 쏟는다.. 편안하게 챙겨주는 아버지같은 강씨 때문에 이곳을 찾는 단골도 무척 많 다 <인터뷰> 고현숙/경기 분당 요새 직업이나 이런 것에 대한 개념이 많이 파괴가 됐으니까 .. 더 보기가 좋고 자연 스럽고 편안한 느낌도 있고 더 친절하신 것 같고.. 경기가 좋지 않은 요즘에도 순수익이 평균 800만원 정도.. 경제적인 안정과 더불어 다시 젊음을 되찾아 가는 강씨의 모습은 가족 모두에게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인터뷰>우영숙(58)/강일남씨 부인 .가게를 하면서 많이 활발해지신 것 같아요. 직장 다니다가 그만 뒀을 때는 서로가 조금 초조하고 그러셨는데 지금은 뭔가 자기가 일을 갖고 하니까 서로가 기운이 나고 ��어지는 기분이고.. 기업의 실질 정년이 날로 낮아지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이때 나이는 더 이상 걸림돌이 될 수 없다 오랜 사회생활에서 얻은 연륜과 특정 분야의 전문성이라는 정년퇴직자만의 사업밑 천으로 인생 제 2막을 여는 이들의 신바람나는 도전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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