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을 모르는 지방의회]⑫ 경남 기초의원 11명, ‘법망’ 피해 수의계약 570건·80억 원

입력 2022.12.27 (19:05) 수정 2022.12.2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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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남 기초의원들의 겸직 실태 보고서, 연속보도입니다.

KBS가 경남의 기초의원 270명을 추적한 결과, 지인의 이름으로 운영하는 공사업체를 통해 수의계약을 따낸 것으로 확인된 의원만 모두 11명입니다.

이들 의원이 따낸 공사는 모두 570여 건으로, 수주 금액만 80억 원이 넘습니다.

이형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0월, 포장 공사가 진행된 함양의 한 농로입니다.

함양군 예산 천9백만 원이 투입됐습니다.

이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낸 곳은 A건설업체.

함양군의회 서영재 의원의 지인이 대표로, 아내가 감사로, 형과 사위가 사내 이사로 있습니다.

[A 건설업체 전 관계자/음성변조 : "농로 포장, 콘크리트 포장 이런 것들을 하고, 그런 작업이었죠. (대표가) 사모님 아니면 서영재 사장님이나 이렇게 알고 있는데…."]

애초 이 업체 대표는 서 의원 아내였습니다.

하지만 서 의원이 군의원에 당선될 때마다 대표 명의가 바뀌었고, 낙선될 때는 다시 아내 명의로 돌아갔습니다.

지방의원 가족이 대표인 업체는 해당 자치단체와 수의 계약을 할 수 없다는 법망을 피하기 위한 것입니다.

서 의원이 함양군의회 6대와 8대, 이번 9대까지 3선을 하는 동안 이 업체가 함양군으로부터 따낸 수의계약은 모두 66건, 금액은 10억 2천 여만 원입니다.

[서영재/함양군의원 : "그런 것을 두고 많은 오해 소지도 있어서, 많은 논란도 있었고, 또 이제 그것에 대해서 사실 또 이해도 시켰었고요."]

지난달 시작된 합천의 한 하천 다리 공사 현장, 천9백만 원짜리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따낸 곳은 B 건설업체입니다.

애초 이 업체 대표는 합천군의회 신명기 의원이었지만, 신 의원이 2017년 4월 재보궐선거로 당선된 직후부터 대표 명의가 아내 인척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업체는 신 의원이 3선을 지내는 동안 합천군으로부터 수의계약 52건, 모두 2억 2천여만 원 공사를 따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 의원은 현재 회사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합천군 공무원도 신 의원 회사로 인정합니다.

[합천군 계약 업무 공무원/음성변조 : "(B 건설업체가 공사를 했던데요. 신명기 군의원 회사이더라고요?) 네, 맞습니다."]

KBS가 경남의 기초의원 270명을 추적한 결과, 이 같은 방식으로 법망을 피해 업체를 운영하는 의원만 모두 11명입니다.

[김성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 "특혜로 가는 경우가 많이 생기고 있거든요. 공직자들에 대한 직계 가족뿐 아니라 친인척들이 돼 있는 회사와 (수의) 계약하는 것도 사실은 제한하는 게 저희는 맞다고 봐요."]

이들 의원이 따낸 수의계약은 모두 570여 건, 수주금액은 8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그래픽: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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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끄러움을 모르는 지방의회]⑫ 경남 기초의원 11명, ‘법망’ 피해 수의계약 570건·80억 원
    • 입력 2022-12-27 19:05:52
    • 수정2022-12-27 20:06:05
    뉴스7(창원)
[앵커]

경남 기초의원들의 겸직 실태 보고서, 연속보도입니다.

KBS가 경남의 기초의원 270명을 추적한 결과, 지인의 이름으로 운영하는 공사업체를 통해 수의계약을 따낸 것으로 확인된 의원만 모두 11명입니다.

이들 의원이 따낸 공사는 모두 570여 건으로, 수주 금액만 80억 원이 넘습니다.

이형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0월, 포장 공사가 진행된 함양의 한 농로입니다.

함양군 예산 천9백만 원이 투입됐습니다.

이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낸 곳은 A건설업체.

함양군의회 서영재 의원의 지인이 대표로, 아내가 감사로, 형과 사위가 사내 이사로 있습니다.

[A 건설업체 전 관계자/음성변조 : "농로 포장, 콘크리트 포장 이런 것들을 하고, 그런 작업이었죠. (대표가) 사모님 아니면 서영재 사장님이나 이렇게 알고 있는데…."]

애초 이 업체 대표는 서 의원 아내였습니다.

하지만 서 의원이 군의원에 당선될 때마다 대표 명의가 바뀌었고, 낙선될 때는 다시 아내 명의로 돌아갔습니다.

지방의원 가족이 대표인 업체는 해당 자치단체와 수의 계약을 할 수 없다는 법망을 피하기 위한 것입니다.

서 의원이 함양군의회 6대와 8대, 이번 9대까지 3선을 하는 동안 이 업체가 함양군으로부터 따낸 수의계약은 모두 66건, 금액은 10억 2천 여만 원입니다.

[서영재/함양군의원 : "그런 것을 두고 많은 오해 소지도 있어서, 많은 논란도 있었고, 또 이제 그것에 대해서 사실 또 이해도 시켰었고요."]

지난달 시작된 합천의 한 하천 다리 공사 현장, 천9백만 원짜리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따낸 곳은 B 건설업체입니다.

애초 이 업체 대표는 합천군의회 신명기 의원이었지만, 신 의원이 2017년 4월 재보궐선거로 당선된 직후부터 대표 명의가 아내 인척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업체는 신 의원이 3선을 지내는 동안 합천군으로부터 수의계약 52건, 모두 2억 2천여만 원 공사를 따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 의원은 현재 회사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합천군 공무원도 신 의원 회사로 인정합니다.

[합천군 계약 업무 공무원/음성변조 : "(B 건설업체가 공사를 했던데요. 신명기 군의원 회사이더라고요?) 네, 맞습니다."]

KBS가 경남의 기초의원 270명을 추적한 결과, 이 같은 방식으로 법망을 피해 업체를 운영하는 의원만 모두 11명입니다.

[김성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 "특혜로 가는 경우가 많이 생기고 있거든요. 공직자들에 대한 직계 가족뿐 아니라 친인척들이 돼 있는 회사와 (수의) 계약하는 것도 사실은 제한하는 게 저희는 맞다고 봐요."]

이들 의원이 따낸 수의계약은 모두 570여 건, 수주금액은 8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그래픽: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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