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너구리의 '삶과 죽음'

입력 2004.08.13 (22:02)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밤마다 너구리 가족들이 나타나서 열대야에 지친 시민들을 즐겁게 해 주는 곳이 있습니다.
하지만 너구리 가족이 평화롭게 살기에는 도심은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그 힘겨운 공생 현장을 우수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까만 눈의 너구리 두 마리가 주위를 경계하며 나타납니다.
던져준 과자를 물고 달아나다가도 호기심에 다시 사람들 발치까지 다가옵니다.
⊙송재경(서울시 개포동): 집근처에 있으니까 좋아요.
누구보다 많이 볼 수 있고요.
⊙기자: 양재천에 너구리가 처음 나타난 건 재작년.
부근 뒷산에서 내려왔던 한 쌍의 부부가 어느새 10마리의 대식구로 늘어났습니다.
⊙이현택(서울시 대치동): 일주일에 서너 번씩 오는데 올 때마다 꼭 한 번씩 보고 갑니다.
야생동물이 우리와 이렇게 가까이 산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기자: 하지만 야생의 너구리에게 도심은 생활하기 너무 어려운 곳이었습니다.
어젯밤에는 먹이를 찾기 위해 공원 도로를 건너던 어미 너구리가 차에 치어 목숨을 잃었습니다.
⊙승원우(서울 대공원 사육과장): 너구리가 사람이 주는 먹이에 의존하다 보면 자기가 먹이를 잡아서 먹는 그런 야성을 잊어버리게 되고 생존능력을 잃어버리게 될 것 같습니다.
⊙기자: 생태계 파괴에 밀려 먹이를 찾으러 도심에 내려온 야생너구리들.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자연을 느끼게 해 줬지만 자신들은 사람들과 힘겹고 위험한 공생을 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우수경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도심 속 너구리의 '삶과 죽음'
    • 입력 2004-08-13 21:57:44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밤마다 너구리 가족들이 나타나서 열대야에 지친 시민들을 즐겁게 해 주는 곳이 있습니다. 하지만 너구리 가족이 평화롭게 살기에는 도심은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그 힘겨운 공생 현장을 우수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까만 눈의 너구리 두 마리가 주위를 경계하며 나타납니다. 던져준 과자를 물고 달아나다가도 호기심에 다시 사람들 발치까지 다가옵니다. ⊙송재경(서울시 개포동): 집근처에 있으니까 좋아요. 누구보다 많이 볼 수 있고요. ⊙기자: 양재천에 너구리가 처음 나타난 건 재작년. 부근 뒷산에서 내려왔던 한 쌍의 부부가 어느새 10마리의 대식구로 늘어났습니다. ⊙이현택(서울시 대치동): 일주일에 서너 번씩 오는데 올 때마다 꼭 한 번씩 보고 갑니다. 야생동물이 우리와 이렇게 가까이 산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기자: 하지만 야생의 너구리에게 도심은 생활하기 너무 어려운 곳이었습니다. 어젯밤에는 먹이를 찾기 위해 공원 도로를 건너던 어미 너구리가 차에 치어 목숨을 잃었습니다. ⊙승원우(서울 대공원 사육과장): 너구리가 사람이 주는 먹이에 의존하다 보면 자기가 먹이를 잡아서 먹는 그런 야성을 잊어버리게 되고 생존능력을 잃어버리게 될 것 같습니다. ⊙기자: 생태계 파괴에 밀려 먹이를 찾으러 도심에 내려온 야생너구리들.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자연을 느끼게 해 줬지만 자신들은 사람들과 힘겹고 위험한 공생을 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우수경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